2019년 9월 21일(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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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미디어아트페스티벌을 보고 나서
홍인화
전 광주시의원, 국제학박사

  • 입력날짜 : 2018. 12.06. 18:10
올해가 세종 즉위 6백주년이고 전라도 천년이다. 연초에 한해를 시작하며 사실 가슴 부풀었다. 뭔가 의미 있는 일이 많이 벌어질 거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존경받는 임금 중 하나인 세종 1418년, 왕에 올랐고 1443년 훈민정음 만들고 3년의 검증 과정을 거쳐 1446년에 백성들에게 알린 것이다. 한글날의 시작이 된 1446년은 세종이 훈민정음을 완성한 때가 아니라 이미 완성한 글자를 반포(세상에 널리 퍼뜨려 알게 함)한 때다. 세종이 태어난 날 5월15일을 ‘스승의 날’로 만든 이유도 이런 것들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렇게 세종이 만든 훈민정음이 지난달 30일 오후 5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복합2관에서 열린 2018미디어아트페스티벌 개막공연에서 태싯 그룹에 의해 미디어아트로 조명됐다. 훈민정음으로 한글의 모양과 소리를 합친 컴퓨터 그래밍의 의성공연에 환호했다. 올 한해 많은 아쉬움이 남았던 터에 “유네스코 미디어아트 창의도시 광주가 그래도 12월 끝자락에 세종즉위 6백주년을 기념하는구나”라는 생각에 마음이 들떴다.

‘알고리즘 소사이어티:기계-신의 탄생’이란 주제는 다소 어려웠지만 여러 가지 작품을 통해 이 주제에 대한 고민을 하게 만들었다. 그룹 하와유가 만들어 전시장 중앙에 배치한 마네킹, 그 마네킹 사이를 돌며 펼친 배우들의 움직임 속에서 기계와 예술의 만남과 알고리즘에 대한 여러 가지 질문과 답을 해 보았다. 기계와 사람 당연히 사람이 우선이다.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4차 산업혁명의 대비를 어떻게 해야 할까를 곰곰이 생각하게 했다.

전시장 젤 가운데 있는 ‘아름다운 반사’가 복합2관에 전시된 작품 모두를 아우르고 있었고 거대한 한 작품으로 보이게 했다. 오바마 사진그림은 실제로 다가가서 볼 때보다 그 위력이 대단했다. 모리스 베나윤의 ‘Watch Out’ 또한 시선을 끌었다. 설치물 가운데 구멍이 있었다. 거기에 무엇이 있을까 들여다보았다. 그건 내가 뭔가를 보는 것이 아니라 궁금증을 가지고 구멍을 들여다보는 나를 다시 감시하는 역설을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사방에 감시카메라가 있는 현대사회를 풍자하는 것이었다.

광주를 주제로 한 작품들이 많았다. 5·18의 공간, 증언, 아픔, 그리고 광주를 지도로 만든 작품은 마치 광주가 살아서 꿈틀거린 것 같아 생명의 도시 광주를 연상케 했다. 전파로 빨강, 파랑, 노랑의 전류가 흐르면서 빛의 도시를 연출하고 있었다. 2층의 건강의자에 앉아 에덴동산을 거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하는 작품도 있었다. 신기한 경험이었다. 게임 관련 작품도 상당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게임을 잘 알지도 못하거니와 관심이 적어서 접근하지 않았지만 젊은 친구들은 꽤 흥미를 보이는 눈치였다.

이번 미디어아트페스티벌을 보며 예년과 다른 몇몇 사항을 알 수 있었다. 우선 장소가 바꿨고 기간이 늘어났다는 점, 그리고 미디어아트가 시각적 환상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기술과 예술의 접목을 차분하게 보여준다는 점이었다. 개인적으로 참 깔끔하고 고급 진 전시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유네스코 미디어아트 창의도시가 새롭게 나아갈 방향의 첫 발을 잘 내딛은 거 같다. 미디어아트로 풍요롭고 창의성 있는 광주가 되는 길, 머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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