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2월 18일(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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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산에서 백두산까지
남성숙 광주매일신문 사장

  • 입력날짜 : 2019. 02.06. 17:49
긴 설 연휴가 끝났다. 으레 모든 언론이 정치인들의 설 민심 청취 내용을 다뤘다. 민심은 하나인데, 각 정당이 해석하는 민심의 향방은 판이하게 달랐다. 민주당은 ‘설 민심은 김경수 유죄판결에 분노’라고 전했다. 한국당은 ‘경제가 어렵고 걱정된다’ 평화당은 ‘부패 정치 성토’였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설 연휴 끝나는 날 미국 대통령 트럼프가 연설을 통해 베트남에서 27-28일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열겠다고 언급한 뉴스가 단연 압권이었다. 이제 정말 확고한 한반도 평화시대가 열리게 될 것인가, 기대를 모으기에 충분하다.

지난해 6월, 북미 정상은 ‘세기의 담판’으로 불렸던 ‘6·12 1차정상회담’을 가졌었다. 8개월여 만에 열리는 2차 회담은 1차 정상회담의 결과물인 ‘싱가포르 공동선언’의 토대 위에서 북한의 비핵화 실행조치와 미국의 상응 조치를 주고받는 성과물을 도출한다면, 한반도의 미래는 크게 변할 것이다.

누가 뭐래도 2월 북미정상회담의 핵심 관건은 북한의 비핵화 실행조치다. 미국이 북한이 요구하는 상응 조치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남북 구도도 많이 달라진다. 지난달 31일 북미 실무협상의 미국 측 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스탠퍼드 대학 강연에서 김 위원장의 플루토늄·우라늄 농축시설 폐기 약속을 공개, 그 이행을 압박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을 끝낼 준비가 돼 있다”면서 북한 침공이나 체제 전복 의사가 없다고 못박으면서 ‘영변 등 핵시설 폐기+플러스 알파’와 종전선언을 맞바꾸는 ‘빅딜’ 방안이 기대를 모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북한과 미국을 중재하고 있는 한국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1차 싱가포르 정상회담이 북미 관계의 총론을 제시했다면 이번엔 쌍방의 관심사가 균형있게 다뤄지는 실천적 회담이 되도록 조력자 역할을 다해야 한다. 쉽지 않은 두 축, 미국이 우려해 온 북한의 핵무기와 ICBM, 북한이 제기해 온 미국의 군사적 위협 해소와 경제제재 해제 문제, 두 문제가 함몰되지 않도록 2차 북미정상회담이 평화로 가는 디딤돌이 되도록 우리 정부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

나아가 우리의 현재 위치는 북미협상의 ‘중재자’지만, 북미가 영변 핵시설 동결·폐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문제, 북미 연락사무소 설치와 남북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 관련 제재면제 등의 난제들을 모두 올려놓고 다양한 논의를 하도록 해야 한다. 북미가 가장 평화로운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물밑에서 중재자와 촉매제로서의 임무를 다해야 한다.

이제, 남북평화시대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요구가 되었다. 지난해말에는 남북 철도 공동 조사가 이뤄졌다. 북한은 남북 2차 도로분과회의에서 금강산-원산을 잇는 국도 구간을 고속도로로 현대화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동해선 철도·도로가 이어지면 남북 강원 간 바닷길·하늘길 논의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속초항-원산항·장전항을 잇고 양양국제공항에서 원산 갈마비행장을 잇겠다는 희망이 현실이 될 수 있다. 동해선·경원선이 복원되면 군사적 긴장 완화는 물론 금강산과 설악산 연계 관광을 촉진해 동해권 경제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게 된다. 부산과 광양항까지 철도로 이으면 한반도는 대륙과 해양을 연결하는 거점으로 부상할 수 있다.

정부도 ‘3대 경제·평화벨트’와 ‘하나의 시장 협력’으로 구성된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을 수립, 한반도 신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 구상은 문재인 정부 출범 초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발표한 100대 국정과제에도 포함돼 있다. ‘한반도 신경제지도’에서 남북은 금강산~원산·단천~청진·나선을 공동 개발한 후 우리 동해안과 러시아를 연결하는 ‘동해권 에너지·자원벨트’를 구축하게 된다. 또 수도권-개성공단-평양·남포-신의주를 연결하는 ‘서해안 산업·물류·교통벨트’, 설악산-금강산-원산-백두산을 잇는 ‘DMZ 환경·관광벨트’ 등 3대벨트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때문에 지방자치단체의 교류사업도 정부의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과 연계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광주·전남도 올해 예상되는 남북교류의 급물살을 타야 한다. 정부 차원의 남북교류가 본격화되면 지자체의 교류사업도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앞서 남북교류TF팀은 보고서에서 광주·전남 지역이 주도할 수 있는 경제협력과 교류협력 분야를 선점하고 사업의 활성화와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기도 하지 않았는가. 에너지와 소재부품, 농업을 중심으로 한 남북교류협력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고도 했다. 에너지 사업 육성을 통한 남북전력망 구축과 지하광물 자원 활용, 미래 첨단산업 분야 , 북한 지역의 농업과 연계된 협력 사업 등이 그것이다. 또한 평화 정착을 위한 교류협력 분야로 농업, 환경을 꼽았고 문화·관광·스포츠 등의 분야에서는 민·관차원의 인도적 지원 사업을 단기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하루빨리 지역 특색에 맞게 남북교류분야를 발굴해 개별적으로 남북협력사업 준비를 해야 한다. 이미 서울과 부산시 등 각 시·도별로도 대북협력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과 인천, 강원, 부산시 등은 ‘서울-평양간 철도 직통 라인 구축’에서 부터 ‘남북공동경제자유구역 추진’, ‘남북 철도 연결’같은 굵직한 대형 프로젝트들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언제든 남북 경협 열차에 탈수 있도록 준비돼 있어야 한다. 광주에서 평양까지, 목포에서 개성까지, 무등산에서 백두산까지, 영산강에서 두만강까지, 할 수 있는건 다 해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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