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4월 24일(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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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형 일자리와 스웨덴의 경험
이규권
광주전남연구원 초빙연구위원

  • 입력날짜 : 2019. 04.15. 19:07
지난 1월말 광주형 일자리를 모델로 한 현대자동차 합작 광주공장 설립 협약은 세계적으로 전례가 없는 새로운 방식의 노사상생형 사회적 대통합에 기반한 고용창출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광주형 일자리는 적정임금, 적정 노동시간, 원하청간 관계개선, 노사 공동 책임경영 등을 통해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고 광주지역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을 당면 목표로 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우리가 안고 있는 여러 가지 고질적 문제를 타개하는 전기를 마련함으로써 경제의 체질을 개선해 나가는데 기여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국내 제조 대기업 중 상당수가 생산성에 비해 높은 임금으로 경쟁력을 위협받고 있는 현실에서 광주형 일자리가 노사상생에 기반한 일자리를 창출하는 모델이 되고 이를 계기로 생산성과 연계한 임금결정이 확산되면 산업평화와 경제의 재도약을 가져오는 출발점이 될 수도 있다.

이런 맥락에서 스웨덴이 세계적인 복지국가로 성장하는 토대가 되었으며, 이미 80여년 전 이룩했던 사회적 대통합 방식의 노사정협약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오늘날 스웨덴의 성장과 번영은 노사 대립이 극심했던 1930년대 후반 스웨덴 최대의 가족기업인 발렌베리(Wallenberg) 가문이 중심이 된 사용자단체(SAF)의 제의로, 당시 집권당인 사회민주당과 노조, 그리고 사용자 단체가 2년간의 협상을 거쳐 1938년에 체결한 노사정 합의인 살트쉐바덴(Saltsjobaden Agreement) 협약에서 시작되었다. 협약의 골자는 중앙차원의 임금협상 제도화, 자본의 이익을 보장하는 기업지배구조 마련 등 자본의 경영권과 노조의 단결권을 상호 인정하고 생산성 증가에 기초한 임금인상 등을 통해 산업평화를 제도화한 것이다. 이러한 노사 상생의 합의와 그에 따른 산업평화를 기초로 스웨덴은 1940년대 이후 경제성장을 지속해 왔으며, 후발 산업국에서 세계 최고의 복지국가 모델로 부상했다.

스웨덴의 노사정 합의는 광주형 일자리의 성공적 추진과 나아가 국내 노사관계 혁신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우선 스웨덴 모델에서 주목할 점은 노동자들의 복지를 위한 소요재원의 조달방법이다. 스웨덴의 경우, 기업이 임금의 31.42%를 실업보험금, 육아휴직비용 등 사회보험료로 부담하고 있으며 이는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보장하는 기반이 된다. 사회보험료 덕택에 기업은 자유롭게 해고하고 노동자는 해고를 두려워하지 않게 된다. 즉, 일자리 유지를 위한 노사대립 소지를 제거하면서 산업평화를 유지해 나가고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확보해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나갈 수 있었던 것이다. 이에 반해 광주형 일자리는 노동자들의 복지비용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부담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따라서 광주형 일자리의 경우에도 점진적으로 노동자들의 복지비용을 기업 스스로 부담하는 방식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이는 광주형 일자리의 여타 지역, 업종 확산과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제고하는 촉진제가 될 것이다.

특히 스웨덴 모델에서 주목할 것은 시장 친화적이며 수출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중시해 왔다는 점이다. 협력적 노사관계를 통한 산업평화는 기업경영에서 자율성을 높이는 요인인 동시에 과도한 임금 상승을 억제해 기업의 대외경쟁력 강화에 기여했다. 또한 노동자에 대한 전직 교육 지원, 직업훈련 지원 등은 경제여건 변화에 따른 노동자의 적응력을 높여 국가 전체의 산업구조 전환을 촉진하는 요인이 되었다.

이처럼 우리의 경제사회 현실과 맞지 않는 것으로 치부해온 스웨덴 모델의 장점을 우리 실정에 맞는 형태로 활용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노사상생형 사회적 대통합을 추구하는 광주형 일자리가 첫 발을 내딛는 시점에서, 80여년 전 스웨덴의 노사정 협약은 일자리 실행계획을 추진해야하는 국가와 지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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