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7일(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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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대 ‘총장 선거’에 바란다
이윤배
조선대 명예교수(컴퓨터공학)

  • 입력날짜 : 2019. 09.15. 17:34
이런저런 갈등으로 1년여 내홍을 겪고 있는 조선대에서 새 총장을 선출하기 위한 총장 선거가 이루어질 모양이다. 그런데 1988년 어렵게 대학 민주화를 이루었음에도 불구하고, 유감스럽게도 그동안 덕망과 능력을 고루 갖춘 총장을 단 한 번도 선출하지 못했다.

거두절미하고 호남 사학의 명문 조선대가 오늘날 이 지경, 이 꼴이 된 것은 순전히 조선대 구성원들의 사리사욕과 이기심이 합작한 전 근대적이고, 근시안적인 사고력 때문이다. 선거 때마다 구성원들은 총장 후보자들의 대학 경영능력·자질·인품 등은 나 몰라라 내팽개쳤다. 그리고 출신 고등학교를 중심으로 한 학연·지연, 심지어는 동정심 위주로 함량 미달의 고만고만한 인사를 총장으로 선출해 왔다. 여기에 특정 계열에서 머릿수를 무기 삼아 총장직을 독점해 왔다. 순환되지 못한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다. 작금의 조선대가 겪고 있는 내홍은 이 같은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후유증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어디 그뿐인가. 정의란 가면을 쓴 채, 조선대에 빨대를 꽂고 피를 빨고 있는 정체불명의 불순세력들이 총장 선거에 알게 모르게 개입해 한몫을 해왔다. 그런데 이 같은 불순세력과 손잡고 총장에 당선된 인사도 있으니, 유구무언(有口無言)이다. 이 시간에도 불순세력들은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총장 선거마저 지난날의 선거처럼 학연·지연에 따라 서로 편을 가르고, 선거 후 논공행상에 따라 주요 보직을 나누려 한다면, 조선대의 미래는 희망보다는 절망이, 발전보다는 퇴보가 있을 뿐이다. 이제부터라도 구성원들은 사리사욕과 이기심을 버리고 지난 여러 차례의 선거 과정에서 빚어진 폐해와 문제점들을 냉정히 따져 봐야 한다.

아울러 구성원다운 새로운 선거 문화를 창출하는 데 각자 책무를 다해야 한다. 이를 위해 후보자들의 선거 공약, 정책 토론 내용은 물론 지난날 삶의 행적 등도 꼼꼼히 따져 보고 살펴야 한다. 그러나 지난날처럼 대의를 저버린 채, 작은 이해관계에 매몰돼 ‘우리가 남이가’ 하면서 투표를 한다면 그 결과는 불을 보듯 빤하다.

총장 후보자들 역시 진정 대학의 미래를 염려해서 입후보했다면 사리사욕과 이기심을 버리고 정당한 방법과 살신성인의 마음가짐으로 선거에 임해야 한다. 다시 말해서 지난날의 선거를 반면교사로 교수 후보답게, 실천 가능한 공약과 정책으로 구성원들을 설득하고 이해시켜야 한다.

그런데 지금 조선대 구성원들에게 주어진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는 사실이다. 세계가, 문화가 하루가 다르게 거의 빛의 속도로 변하고 있는 까닭이다. 따라서 요즘 회자되고 있는 “벚꽃 피는 순서대로 대학이 망한다”라는 말은 결코 지나친 표현 아니다. 당장 2021학년도부터 고졸 진학생 수가 대학 입학정원보다 10만명 이상 부족해, 대한민국 대학, 특히 지방대학들은 존폐의 갈림길에 서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대학 재정과 직결된 입학정원을 자구책이란 명목으로 대폭 줄일 수도 없다. 따라서 혁명에 버금가는 대학 개혁을 하지 않는다면 살아남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처럼 절체절명(絶體絶命)의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조선대만은 “괜찮겠지”하는 안이한 생각으로 구성원들이 이를 방기(放棄)한다면 몰락을 자초할 뿐이다.

강조컨대 이번 총장 선거만은 구성원 모두가 변해야 한다. 아니 구성원들 스스로 ‘선거 혁명의 주역’이 돼야 한다. 특히 30-40대 젊은 교수와 직원들은 정년까지 적어도 앞으로 20-30년은 이 대학에서 더 근무해야 한다. 따라서 대학의 미래를 위해서는 학연, 지연 등의 시류에 영합하거나 휩쓸리지 말고 보다 절제되고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한다. 이는 조선대에서 만 30년 동안 청춘을 불태우고 정년퇴직한 필자의 간절한 소망이기도 하다. 특히 구성원들은 대학이 존재해야 내 존재 의미도 있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그런데도 ‘나 자신만 살면 된다’는 어리석은 이기심으로 눈치나 보면서 줄을 서고, 지난날의 선거 행태를 그대로 답습한다면, 조선대는 결국 3류 대학 이하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아니 머잖아 대한민국에서 흔적조차 없이 사라질지도 모를 일이다. 따라서 이번 총장 선거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는 순전히 조선대 구성원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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