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16일(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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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조용기 우암학원 학원장
“고난의 길, 막바지에는 희망의 문이 있다”
‘시작은 미약했으나 나중은 창대’ 한국 교육계의 영원한 현직으로
수많은 고비와 절망의 순간에도 함께뛰는 구성원 믿고 오늘까지

  • 입력날짜 : 2019. 09.15. 17:58
대한민국 현대교육 발전의 주역으로 꼽히는 우암학원 조용기 학원장은 옥과고등학교 인성예절관에 ‘개심원(開心院)’이라는 현판을 썼다. 구십 평생을 살아오는 동안 굴곡진 인생을 설명하면서 진정한 마음으로 열면 못 이룰 것이 없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김영근 기자
“글쎄요. 나는 에피소드 같은 것 별로 없습니다. 그저 농부가 씨 뿌리고 가꾸듯 그저 들(학교)에서나 집에서도 한평생 일만 하며 살아왔습니다.”

우암학원 조용기(94) 설립자·학원장은 100세 시대의 진정한 롤 모델이다. 머리는 희끗하지만 등은 꼿꼿한 청년, 한국 교육계의 원로이자 영원한 현직으로 불리운다.

여전히 이른 새벽 자리를 털고 일어나 학교를 한 바퀴 도는 것으로 하루 일을 시작하는 그를 곡성군 옥과면 전남과학대학교 본관 2층 자그마한 방에서 만났다.

“교육의 길 70년, 많은 고비와 절망의 순간도 수없이 있었지만, 학원 구성원들이 내 옆에 함께 있었고 뚜렷한 나의 갈 길이 내 앞에 있어서 뛰어 넘어 오늘까지 올 수 있었다. 이제는 믿고 함께 하고자 한다.”

오는 18일 우암학원 창학 69주년을 맞은 조 학원장은 우리나라 사학의 성장과 발전의 산증인으로 교육, 취업, 직업에 이르기까지 명실상부한 종합적 명문사학으로 발전을 이뤄냈다.

그는 지난 1950년 곡성군 옥과면에 옥과농민고등학원(현 옥과고등학교)를 설립한 이후, 전남과학대와 남부대를 차례로 일구는 등 평생을 교육사업에 매진해 왔다.

우암 교육철학이나 사상의 핵심은 한 마디로 삼애정신(三愛情神)이다. 하나님을 공경하고(애천, 愛天), 인간을 존중하며(애인, 愛人), 나라를 사랑하자(애국, 愛國)가 그것이다.

조 학원장은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손가락으로 바위를 뚫는다는 끈기와 의지와 열정의 정신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가훈이자 좌우명이다. 자신의 호인 어리석은 바위처럼 손가락으로 바위를 뚫고 또 뚫었다.

눈치 빠른 세상에서 어리석음을 통해 성공의 길을 열었다. 손가락 바위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무언의 가르침을 전하고 있다.

그의 인생은 고난의 삶 자체라 할 만하다. 20대 후반에 고향마을 뒷산에 천막을 치고 당시 굶주림에 허덕이면서도 배움에 더 굶주린 시름에 빠진 농촌 청소년을 모아 가르치기 시작했다.

면 단위에 전문대학을 세운다거나 광주 첨단지구에 천문학적인 예산이 투입되는 남부대학교를 세우는 일까지도 그렇다. 최고가 되고자 하는 신념이 아니었으면 안될 일이기도 했다.

교육의 모토인 도의교육, 협동교육, 직업교육의 실용적인 생활교육을 완성하기 위한 것이어서 모두 이룰 수 있었다. 그러해서 남부대 교명은 한반도 남부지역에서의 제일가는 명문대학으로 거듭나라는 의미가 담겨져 있다.

가르침은 자녀교육에도 묻어난다. 4남1녀 중 둘째 아들인 조성수 남부대 총장이 아버지의 뒤를 잇고 있다. 조 총장은 3년 간 변소 청소를 했고, 걸으면서 쓰레기를 줍고, 조교·전임강사·교수를 거쳐 총장이 됐다.

조 학원장은 ‘영원한 현직’으로 성공한 인물이다. ‘네 시작은 미약했으나 네 나중은 창대하리라.’ 그가 학교를 시작하면서,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암송했던 성경구절처럼 말이다.

조 학원장은 옥과고등학교 인성예절교육관에 ‘개심원(開心院)’이라는 현판을 썼다. 마음을 여는 집이라는 뜻이다. 구십 평생을 살아오는 동안 굴곡진 인생을 설명하면서 진정한 마음으로 열면 못 이룰 것이 없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손가락으로 바위를 뚫어라’는 글씨가 새겨진 이정표 앞에서 아흔을 훌쩍 넘어 지난 1학기까지 인간학을 강의했던 노 스승은 “교육은 희망을 가르치는 보람있는 일이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더불어 부모가 자식을 품고 가듯이 단 한 명의 학생이라도 포기하지 않는 ‘작지만 강한 학교’를 만들어가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무너지고 짓밟힌 내 고장을 위해 한 톨의 밀알이 돼 보자고 팔을 걷어붙이고 천막 교실을 만들어 학교를 설립한 세월, 조 학원장은 ‘참으로 뜻 깊은 날’, ‘큰 축복의 날’이라 말한다.

어리석은 노인이 산을 옮긴다. 우공이산(愚公移山)의 자세로 그는 만만치 않은 세상을 살았다. 그리고 여한이 없다. “지금 이 나이에 더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 그건 욕심이다. 후회가 없다”고 소망했다.

6·25의 상처를 안고 방황하는 농촌의 젊은이들을 모아 고향 산에 터를 닦고 천막 두 채로 문을 연 옥과농민고등학원이 차차 커가면서, 옥과농업기술학교와 옥과농업고등학교가 되고, 다시 몸집이 커지면서 이론과 고급 기술을 겸비한 인재를 요구하는 사회적 요청에 부응하기 위해 농촌 한복판에 ‘정선실업전문대학’을 세웠다.

이후 첨단 기술의 개발과 육성을 위해 광주시 첨단과학단지 내에 ‘남부대학교’를 건립했다. 우암학원 산하에는 이들 학교 외에 우암유치원·우암문화재단·우암의료재단·곡성시니어클럽 등을 두고 있다.

조 학원장은 일제 치하이던 1926년 옥과에서 가난한 선비의 차남으로 태어났다. 대쪽이던 부친은 일본의 부당한 요구에 협력하지 않았고 결국에 일제는 그의 집터에 산사를 짓겠다며 강제했고 이에 불응하자 불을 질러버렸다.

침혹한 현실 앞에서도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배움이었고, 배운 후에는 나눠야 했다. 교육이 답이었다는 그의 올곧은 신념은 지금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우암(愚巖) 조용기. 대한민국 현대교육 발전의 주역으로 꼽히는 이유다.


인성 바탕으로 학력 신장 창의융합 교육의 요람

●곡성 옥과고등학교는
옥과고등학교 및 전남과학대 전경(위)과 옥과고 인성예절교육관.

곡성에 위치한 옥과고등학교는 인성을 바탕으로 학력을 신장시키는 창의융합교육으로 명성이 높다.

전국 최초로 전통한옥 인성예절교육관을 건립했다. 면단위 학교에 전통한옥으로 들어선 인성예절교육관(생각하는사람들의집)은 연면적 245㎡ 규모로 2017년 9월에 건축했고, 이어서 지난달에 다도체험관(꿈을키우는다락방)를 추가로 오픈했다.

학생들은 차 및 전통예절, 전통놀이, 종이접기, 판소리, 국악기 등을 정규교육과정으로 연간 34시간 이수하고 있다. 특히 지역의 초·중학생과 학부모, 지역민들도 차예절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체험활동을 하도록 해 지난해부터 1천500여명이 수료하기도 했다.

옥과고 학생들은 기존의 교실에서 하던 수업을 인성예절관에서 실시한다. 1, 2학년 일부는 ‘전통한옥의 과학적 구조와 원리’를 탐구하는 프로젝트도 펼친다.

물리 분야에서는 베르누이의 법칙과 양력의 이용, 화학 분야에서는 온돌의 열전달 분석 및 열량 측정, 생명과학과 화학 분야에서는 피톤치드의 성분과 구조분석, 수학 분야에서는 지붕에 숨겨진 싸이클로이드 곡선, 사회 및 미술 분야에서는 전통한옥의 역사, 가치 및 예술성 찾기, 인문 분야에서는 생활공간으로서의 삶의 지혜 등을 스스로 탐구해 해결해가는 자기주도적인 노력을 한다. 인문, 자연, 예술 여러 분야를 함께 융합하는 수업형태다.

또한 미술 시간에 전통 한옥을 이용한 한옥의 곡선과 미를 현대미술로 융합해 그림으로 나타내는 테라코타수업을 진행한다. 음악 시간에는 판소리 및 국악기를 배우며 우리의 아름다운 가락과 K-pop의 어울림등을 흥미 진지하게 배우는 시간도 갖는다.

면단위 학교라는 어려움 속에서 학생들의 교과 성적 향상을 도와주기 위한 수업도 당차게 운영하고 있다. 특히 요즘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꼭 알아야 할 코딩이나 3D 프린팅 등의 수업은 전문가를 초청해 이뤄진다.

과학 뿐만 아니라 음악·미술 과목에서도 종이접기, 공예, 플릇 등의 전문가와 함께 수업을 진행해 만족도가 높다.

방과 후 수업도 5명이 모이면 전문가를 초빙해 수업하는 독특한 운영을 하고 있다.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뿐만 아니라 국악, 악기, 미술, 축구, 배드민턴, 배구, 농구, 탁구 등 5명이 신청하면 개강해 준다. 물론 교사가 참여한다.

특별한 것은 야간 옥상반 수업에서 국어, 영어, 수학이 수준별로 진행하는데 반드시 개강식과 수료식을 한다는 점이다. 개강식 때 목표를 세우고 수료식 때 그 달성 정도를 확인한다.

옥과고는 방과 후 자율학습 때 반드시 학습도우미교사를 배치, 학생들이 공부하면서 모르는 내용을 바로 바로 해결하도록 지도하고 있다. 공부에 재미를 느끼고 집중하는 모습도 보여 성적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기숙사 생활을 하는 학생에게는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2인 1실에 각 실마다 화장실과 샤워시설이 완비된 전국 최고의 시설이다. 물론 세탁실도 따로 있다.

개인별 독서대를 넣어 자기주도 학습에 집중할 수 있고, 쉬는 시간이면 체력 단련실에서 운동도 할 수 있다. 스터디그룹방, 인터넷 수강실 등도 갖춰 마음껏 공부할 수 있는 학교를 만들어가고 있다.

김창옥 교장은 “좋은 친구 관계와 마음이 편한 학교생활은 학력신장과 큰 관계가 있다. 좋은 인성이 갖춰져야 안정된 학교생활로 자신의 실력을 잘 발휘할 수 있다. 학생들이 학교에서 생활하고 학습하는데 최대한 편리함을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암학원 18일 옥과고서 창학(創學) 69주년 기념식 = 학교법인 우암학원이 오는 18일 오전 10시30분 곡성 옥과고등학교 인성예절교육관에서 창학(創學) 69주년 기념식을 갖는다. 건학이념을 기리고 삼애정신을 되짚어 보는 자리로 내년 70주년 미래를 향해 힘찬 도약을 다짐하는 행사로 치러진다.
/김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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