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2월 27일(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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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례 없이 예산안부터’ 본말 전도됐다

  • 입력날짜 : 2020. 01.06. 18:50
광주 서구가 조례도 없이 사업 예산안을 편성하는 주먹구구식 행정으로 빈축을 사고 있다는 보도다. 문제의 예산은 ‘효드림수당’ 사업비로 75세 이상 부모와 함께 자녀를 두고 있는 3세대 가정에게 연간 40만원을 지급하는 것이 골자다. 그런데 이와 관련된 조례가 아직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추진됐다고 한다. ‘예산 사전절차 이행의 원칙’을 위배했다는 논란을 부르고 있다. 이 원칙은 예산과 관련된 법령과 조례가 반드시 사전에 제정된 후에 예산을 의결해야 한다는 것으로 예산의 일반원칙 중 하나다.

서구는 지난해 11월께 새해 본예산안에 3억원의 효드림수당 사업비를 편성됐는데 이를 지급할 법적·제도적 기반이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추진됐다. 서구는 이에 대해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의회가 조례 개정안에 대해 사전에 심의할 수 있도록 자료를 만들어 보냈고, 상임위와 예결위 논의와 심의에서 기존 3억원으로 편성한 예산이 삭감된 이후 본회의를 통과됐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서구는 조례 제정 등 법적 근거를 마련한 뒤에 관련 예산안을 편성해야 하는 ‘예산 사전절차 이행의 원칙’ 위배 주장에 대해 설득력 있는 답을 내놓아야 한다. 만일 이 원칙의 위배가 맞는다면 예산 집행은 중단될 수밖에 없다. 서구는 조례가 제정되기 전에 예산안을 책정하게 된다면 궁극적으로 지방의회의 존재 이유가 있는 것인지 설명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서구의회 모 의원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다. 그는 “서대석 청장이 작년에 행사장을 돌아다니면서 올해부터 효드림수당을 준다는 이야기를 듣곤 했다. 조례가 상정도 안 돼 있는 상황에서 말하고 다니는 모습을 보면서 의원들이 듣기에 불쾌한 부분이 없지 않았다”고 했다. 이 말은 무엇인가. 선심성 약속으로 행정의 본말이 바뀌었다는 얘기 아닌가. 조례가 제정된 이후에도 충분히 가능한 사업으로 보이는데 서둘러 추진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아무리 지역민을 위한 지자체 사업이라고 해도 절차는 절차다. 이를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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