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2월 19일(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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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되돌아보게 하는 ‘93세 할머니 면학 열정’

  • 입력날짜 : 2020. 01.13. 19:39
93세 할머니가 47년 전 세상을 먼저 떠난 남편을 기리는 장학금을 기부했다. 광주 남구에 거주하는 장경례 할머니가 최근 전남대를 찾아 훌륭한 학생을 키우는데 써달라며 2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장학금으로 기부했다.

각박한 우리사회에서 장학금 기부는 늘 화제가 된다. ‘큰 부자가 아닌 분’들의 기부는 더욱 그렇다. 장 할머니는 “내 나이 마흔 여섯에 혼자가 된 이후 지금까지 평생을 엄마라는 중책 속에서도 최선을 다하며 살아왔다”며 “내 생애 마지막 숙제가 사회에 좋은 일을 하는 것이었는데, 오늘 그 한을 풀게 됐다. 이 부동산을 팔아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귀하게 써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홀로 자녀를 키우며 문중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장학금 명칭은 문중과 남편의 이름을 따 ‘평강채씨 채규빈 장학금’으로 붙여주기를 바란다. 장학생들도 이런 뜻에 따라 건강한 사회의 일꾼으로 성장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장 할머니의 인재 육성과 배움에 대한 열정은 남다르다. 장학금을 기부하기 훨씬 이전부터 전국적으로 화제가 됐다. 장 할머니는 90세에 영어공부를 시작하면서 지상파TV 인기프로그램인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에 소개된 바 있다. 장 할머니는 길거리에서 외국인을 보면 스스럼없이 대화를 시도하고, 익힌 영어 문장들로 집안 벽면을 가득 메웠다고 한다. 사는 게 힘들었던 한국전쟁 직후 외국영화를 보고 영어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갑작스런 남편의 죽음 등으로 미루다 뒤늦게 배우기 시작했다.

장 할머니는 또 70세에 운전을 배워 면허증을 땄다고 한다. 현재 20여년이 되도록 사고 없이 운전하고 있다. 그녀의 배움의 열정, 삶을 향한 열정이 없고서는 이런 것들이 어떻게 가능하겠는가. 이런 장 할머니의 열정은 실의와 좌절에 빠진 우리사회에 큰 울림을 준다. 청년은 청년대로, 장년은 장년대로 각기 삶의 피로에 지친 날을 보내고 있는 때에 인생에 대한 시각을 바로잡을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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