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5월 26일(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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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비례대표 도전자들
김진수
본사 서울취재본부장

  • 입력날짜 : 2020. 03.31. 19:50
21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광주·전남 출신 비례대표 국회의원 도전자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잘 아시다시피 비례대표제란 각 정당의 득표수에 비례해 당선자를 결정하는 선거제도다. 우리나라에서는 과거 ‘전국구’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전국구’는 각 지역구에 출마한 정당 후보자들의 득표를 전국적으로 합계해 그 비율에 따라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하는 방식이었다.

‘전국구’는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당선되기 힘든 각 분야의 전문가 등을 배려한다는 취지였으나 실상은 거리가 있었다. 심지어 정치자금을 많이 가져다 준 순으로 번호가 부여되기도 했다. 공공연한 매관매직이었다.

2001년 기존 ‘전국구’ 제도가 헌법재판소로부터 한정위헌 결정을 받은 이후 비례대표제는 지역구 출마자들의 득표율이 아니라 정당별 득표율에 따라 의석을 배분하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통상 한 지역의 ‘정치력’은 국회의원의 수와 비교되기도 한다. 국회의원 20명이 있는 지역과 10명이 있는 지역의 힘은 확 다르다. 간단히 말해 섬과 섬을 잇는 교량건설 예산을 확보할 때도, ‘5·18특별법’과 같은 법안을 통과시킬 때도 국회의원 머릿수는 기본이 된다.

광주·전남의 지역구 국회의원은 광주 8명, 전남 10명을 합쳐 18명이다. 이들은 소속 정당과 상관없이 유권자들을 대신해 지역의 목소리를 전달해주는 역할을 한다. 지역구 뿐 아니라 광주·전남에 연고를 둔 비례대표 의원이 출현하게 되면 그만큼 지역의 입장에서는 환영할만한 일이 된다는 말이다.

물론, 머릿수는 보탬이 되는데 실제 성과는 미미한 경우가 존재하기는 한다.

이번 20대 국회에서도 광주·전남 출신 비례대표 국회의원들은 여럿 있었다. 더불어민주당 최운열(영암), 자유한국당 신보라(광주)·조훈현(목포), 국민의당 이동섭(고흥)·최도자(여수), 정의당 윤소하(해남)·추혜선(완도) 의원들이 그들이다.

이들은 예컨대 지방자치단체들의 요청에 따라 예산협의회 등에 종종 참석한 것은 사실이나, 실제 지역발전 기여도 측면에서는 윤소하 의원을 제외하고 있으나마나 했다는 것이 정치권 안팎의 솔직한 평가다.

사정이 이렇게 된 데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비례의원 스스로의 지역정체성과 지역거주 여부다. 무늬만 전라도 사람인 경우는 지역발전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미적지근할 수밖에 없다.

이번 21대 국회에서도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발판삼아 국회 입성을 노리고 있는 광주·전남 출신 정치인이 적지 않다.

우선 더불어시민당 비례 2번을 받은 김경만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광주 출신으로 살레시오고와 한국외대를 졸업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 김홍걸 민화협 대표 상임의장은 14번이다. 광주 출신 최회용 전 참여자치21 공동대표는 비례대표 30번에 이름을 올렸다.

손학규 전 대표가 당초 2번을 받았다가 ‘노욕’이라는 비판이 일자 14번으로 순번을 내리는 ‘코미디’를 연출한 민생당은 여수 출신 최도자 의원에게 7번, 고흥 출신 고연호 서울 은평을 지역위원장에게 11번을 부여했다.

정의당에서는 강은미 전 부대표가 비례 3번을 받았다. 그는 제5대 광주 서구의회 의원, 제6대 광주시의원을 역임했다. 이어 비례 11번은 광주 출신 문정은 전 광주광역시 청년센터장, 14번은 곡성 출신의 박웅두 정의당 농어민위원장이 배치됐다.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 20명 명단에는 강진 출신 국령애 사회적기업 다산명가 대표가 15번에 이름을 올렸다. 국 대표는 비례대표 전남도의원을 지냈으며 강진군수 선거에 출마하기도 했다.

안철수 대표가 이끄는 국민의당은 광주 광산을에서 지역구 국회의원을 두 번 한 권은희 의원에게 비례대표 3번을 줬다. 만약 권 의원이 3선에 성공한다면, 광주·전남 출신 여성 국회의원으로서는 전남 광산·나주에서 8대-10대 국회의원을 지냈던 신민당 김윤덕 의원 이후 2번째 사례가 된다.

그러나 권 의원에 대한 지역민들의 시각은 싸늘하다. 재선의 지역구 국회의원이란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로 지역구 활동은 ‘낙제점’이었기 때문이다.

민중당도 8명의 비례대표 후보를 선출했다. 이 가운데 1번은 광주 송정서초등학교 급식 조리사인 김해정 후보, 3번은 영광 출신인 손솔 전 이화여대 총학생회장이다.

비례대표에 출사표를 던진 이들 중 누가 의원 뱃지를 달게 될 것인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각 정당이 받게 될 성적표는 결국 뚜껑을 열어봐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몇몇 부탁은 하고자 하니 고깝더라도 들어주기 바란다.

우선 함부로 ‘광주의 딸’이니 뭐니 하는 수식어는 사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말만 번드르르하고 실제는 그렇지 못할 때 지역민들이 갖게 되는 역겨움이 크기 때문이다.

또한, 광주·전남이 봉착한 여러 문제들에 대해 평소 고민해본 바도 없고, 나름의 지혜나 해결책을 제시할 역량이 안 된다면 국회의원을 향한 도전을 지금이라도 멈추기 바란다. 과거 국민의당 바람으로 ‘덜컥’ 20대 비례 국회의원이 된 무능한 사람이, 당적만 바꿔 또 다시 비례대표가 되겠다고 기웃거리는 모습은 참 염치없어 보인다.

왜 그대의 몰염치가 우리의 창피함으로 되돌아와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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