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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발전과 광주·전남의 ‘엇박자’

지역발전과 광주·전남의 ‘엇박자’
김진수
본사 서울취재본부장
  • 2020. 10.20(화) 18:37
  • 재생 준비중
한국판 뉴딜 지역사업 추진을 위한 호남권 ‘지역균형 뉴딜 포럼’이 오는 29일 나주 혁신도시에서 열린다.

광주시와 전남도 등 광역지자체와 기초지자체,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등이 참여하는 이날 ‘지역균형 뉴딜 포럼’은 지난 13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2차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 이후 성과를 공유하고 권역별 초광역 협력사업과 지역균형뉴딜의 추진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다.

청와대를 출입하고 있는 필자의 입장에서 ‘지역균형 뉴딜’이라는 새로운 개념은 기획재정부가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주도하고 있어 주목된다.

그간 기재부는 대통령의 ‘한국판 뉴딜’ 사업 추진 지시에 대해 ‘디지털 뉴딜’ 정도를 포함시키는 선에서 준비를 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디지털 뉴딜’은 사실상 정책의 추진 효과가 지역으로 확산된다기보다는 판교를 중심으로 한 수도권에 자금과 인력을 쏟아 붓는 결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였다.

청와대 주변의 정보를 종합하면, ‘지역균형 뉴딜’은 문 대통령과 유대영 자치발전비서관, 김경수 경남지사 등이 함께 만들어낸 결과물이라는 시각이 많다. ‘지역균형’이란 개념에 그다지 동의하지 않는 기재부 내 일부 거부감에 대해 대통령이 매우 강력하게 ‘지역균형 뉴딜’을 톱다운 방식으로 압박함으로써 정권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문 대통령의 지역균형발전 의지는 남다르다. 실제 문재인 정부는 혁신도시 추진, 대규모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 규제자유특구 선정, 지역밀착형 생활SOC 확충, 재정분권, 상생형 지역 일자리 사업 등 국가균형발전 정책을 힘 있게 추진해왔다.

문 대통령은 지난 13일 열린 ‘제2차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 모두발언에서 “‘지역균형 뉴딜’은 지금까지 추진한 국가균형발전 정책에 더욱 힘을 불어넣고, 질을 높여줄 것”이라며 “또한 지역을 변화시키고 새로운 활력을 만들어내는 지역혁신 전략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에 담은 총 투자 규모 160조 중 절반에 달하는 75조 이상이 지역 단위 사업”이라며 “그린 스마트스쿨, 스마트그린 산단, 그린 리모델링 등 한국판 뉴딜의 대표 사업들은 지역 경제의 활력을 높이고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날 대통령 앞에서 공개적으로 사례 발표를 한 여섯 명의 시도지사 가운데 김경수 경남지사는 차분하면서도 시종일관 자신감이 넘쳤다.

김 경남지사는 이날 부산·울산·경남을 하나로 묶는 이른바 ‘동남권 메가시티’ 구상을 발표하면서 동남권이 서로 1시간 이내로 연결되는 광역대중교통망 건설이 무엇보다 급선무라는 논리를 폈다. 그는 “광역대중교통망이라고 하는 지역균형 뉴딜의 기본적인 전제와 토대를 바탕으로 우리 동남권은 스마트 제조 혁신, 그리고 동북아 물류 플랫폼을 위한 스마트 물류 시스템을 포함해서 수소경제권, 낙동강 수질 개선 등을 포함한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만들어 가겠다”고 역설했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도 이날 ‘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을 통한 그린 뉴딜 전남형 상생일자리’ 구상을 발표해 박수를 받았지만, 정부의 입장에서는 김영록 지사 발표의 경우 이미 확정돼 추진되고 있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새로울 것이 없었다는 반응이다. 반면 김경수 지사의 발표 내용은 앞으로 몇 조에 달하는 예산이 필요할 수 도 있다는 점에서 예산 당국을 긴장시켰다.

김 경남지사가 이날 대통령 앞에서 ‘동남권 메가시티’ 구상을 발표하면서 그것의 전제 조건으로 광역대중교통망 건설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은 매우 전략적 선택으로 읽힌다. 자신에게 우호적인 대통령과 정부·여당을 최대한 활용해 막대한 예산이 투입돼야 가능한 지역발전의 구체적인 대안을 공개적으로 제시하고 ‘한 방’에 당위를 이끌어낸 것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김 경남지사는 최근 들어 부산의 발전 방안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경남지사가 부산 이야기를 왜 그렇게 많이 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부산이 실제로 중요하다. 부산이 쪼그라들면서 경남이 같이 힘들어진 게 현재의 상황이다. 부산이 거점도시로 역할을 분명히 해줘야 경남과 울산도 함께 발전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지역발전과 관련, 부산·울산·경남을 별개로 나누지 않는 통합적인 시각을 보여준 것이다.

김 경남지사의 활약을 보면서 필자는 엉뚱하게도 일종의 질투감 같은 것을 느꼈다. 광주·전남도 지역발전 문제와 관련해 현 정부와 충분히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 있지만, 그것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용섭 광주시장이나 김영록 전남지사의 경우도 현 정부에 김경수 경남지사 못지않은 인맥을 갖고 있다. 예컨대 두 분 모두 문 대통령과 가까운 것은 물론이고, 집권 여당의 대표와 원내대표, 국무총리나 기재부 예산실장이 모두 호남 출신이란 점에서 지역의 그랜드 비전을 잘 정리해 국비 지원을 요청할 경우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는 한 배제될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광주시와 전남도의 ‘엇박자’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광주 군공항 이전, 2차 혁신도시 이전기관 유치, 광주·전남 행정통합 등 무엇 하나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지역발전과 관련해서는 광주와 전남이 별개가 아니라는 통합적인 시각이 절실하지만 여전히 이웃 동네 이야기일 뿐이다. 두 분께 묻는다. 드러난 현안에 대해 서로 자신들의 입장만 반복하며 시간을 보내시려는가? 그러면서도 2년 뒤 재선을 희망하시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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