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7월 8일(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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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도 안 돼 있는 기초의원
남성숙 광주매일신문 사장

  • 입력날짜 : 2020. 06.24. 19:39
코로나19로 모든 생활이 불편하고 서민 생활을 욱죄는 가운데도 지역 기초의회 의원들의 비리 의혹은 계속되었다. 광주 북구의회, 서구의회, 남구의회 의원들이 보여준 비리는 지역민들을 실망시키기에 충분했다.

광주 북구의회 백순선 의원은 겸직 신고도 하지 않은 채 감시해야 할 집행부인 북구청을 통해 6천700만원 상당의 수의계약을 따내 배우자 업체에 일감을 몰아준 것으로 밝혀졌다. 선승연 북구의원도 고향선배 회사의 이사 명함을 가지고 관공서 등을 상대로 영업활동을 하다 북구청에서만 4억7천400만원 상당의 조달납품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광주 서구의회 강기석 의장은 올해 의회 홍보비 1천만원으로 구입한 기념품 중 넥타이 200개 중 170개, 다기세트 100개 중 70여개, 텀블러 300개 중 200여개 등을 혼자서 맘대로 사용했다는 지적이다. 남구의회는 남호현 의원의 딸이 타 지역에서 남구로 발령을 받아 남 의원이 속한 상임위 소속 부서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지며 구설에 오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8일 백순선 의원을 제명했고,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광주지역본부 북구조합원들은 19일 백순선 의원의 의원직 박탈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열었다. 서구선거관리위원회는 서구의회 강기석의장의 ‘홍보기념품’ 사적 유용 의혹에 대해 사실파악 등 조사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17일 감사관실 직원들을 북구청에 보내 관련 자료를 받아 지방계약법 위반 행위 등 감찰을 진행했다. 광주경찰도 의원들의 영향력 행사 등 구체적인 혐의 확인과 추가 불법행위, 해당구청의 특혜여부 등을 살펴보는 등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지방자치제도의 도입과 함께 20년 넘게 지방의원들의 활동은 대단했다. 그러나 반대로 각종 이권과 비리, 성추행 등 비도덕적인 부분도 매년 노출되고 있다. 이런 일이 불거질 때마다 지역주민들은 지방의회의 ‘자질론’을 넘어 ‘무용론’이 제기하고 있다.

그동안 지방의원들의 비리는 도를 넘는 것들이 많았다. 지위를 이용한 갑질, 동료의원 조례안 가로채기, 자리를 노린 뇌물 전달, 외유성 국외 출장 등이 되풀이되고 있다.

필자는 기초의원 자질 저하 폐해의 가장 큰 원인은 정당공천제에 있다고 본다. 지방선거 공천권을 틀어쥐고 있는 지역구 국회의원은 후보자의 능력이나 도덕성엔 관심 없다. 총선 때 누가 수족 노릇을 더 잘 하느냐에 따라 공천하기 때문이다. 매번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구·군 기초의원 가운데 20% 이상이 전과기록이 있는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지방자치단체나 지방의회를 지켜보는 여론은 여전히 착잡하다. 늘어나는 권한과 재정만큼 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의 독직과 비리가 커지고 지방자치의 고비용 저효율 규모가 더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비리에 연루돼 사법처리되는 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이 너무 많아 헤아리기 힘들다. 무보수 명예직으로 시작한 지방의원들의 보수는 대기업 임금 수준으로 늘었고, 외유성 해외출장은 관행이 됐다. 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전임의 정책들을 폐기하는 매몰 비용이 엄청나고, 연임을 위한 선심공약에도 혈세 낭비가 심각하다.

지방자치는 큰 역할에 비해 지역민의 인식은 부정적인 것이 사실이다. 지방행정연구원 조사에서 일반 국민 중 63.2%는 ‘지방자치가 잘되지 못하고 있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잘 되고 있다’는 의견은 36.8%에 그쳤다. 지역민들이 지방의원의 역할에 비해 부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는 것은 그동안 빠듯할 살림을 감시하는 사람들이 그 작은 예산, 그 작은 권한을 남용하며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 마땅찮아보였기 때문이다. 단체장과 지방의원의 끊이지 않는 비리와 불법선거는 지방자치에 대한 불신을 계속 키우고 있다.

기초의원들은 뭘 하는 사람들인가. 집행부를 견제하고 주민 대표로서 본보기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지방의원들이 되레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는 것은 주민에 대한 예의도 아니고 유권자를 의식하지도 않는 무례한 행위다. 일정기간이지만 공직자라면 행동과 말에 앞서 문제가 될 소지는 없는지 먼저 짚어보고 신중해야 한다.

기초도 안돼 있는 기초의원으론 건전한 지방자치는 요원하다. 선거 때 입후보자 등록 요건을 강화하고 지방의원 의정 평가시스템, 삼진아웃제 등을 도입해 지방의원의 질은 높아져야 한다.

‘지방자치는 민주주의의 학교’라는 말이 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민주주의 학교는 위기다. 지방자치의 권한 강화만큼이나,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 등 지방권력의 자질 개혁이 시급한 시점이다.

민주주의 초석인 기초단체를 감시하는 기초의원이야말로 기초의식이 분명해야 한다. 본인의 본분이 무엇인지 다시 가다듬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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