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9월 26일(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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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규가 들려주는 '광주의 노래'](9)퍼플오션과 코로나바이러스
‘대전환의 시대’…문화도 ‘틀’ 깨고 새로운 ‘길’ 찾아야

  • 입력날짜 : 2020. 09.16. 18:11
이승규 작곡가는 ‘코로나19’로 인한 문화예술계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비대면 온라인 콘텐츠 제작’, ‘살롱문화의 확대’, ‘원 소스 멀티 유즈’ 등을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진은 이승규(가운데) 작곡가가 광주시민회관에서 ‘노 프로그램’(No program) 공연 후 찍은 기념사진.
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올해 계획했던 공연을 대부분 취소, 연기 했다. 간간이 나오는 예술관련 공모사업은 어느 때보다 경쟁률이 높아 선정되는 것도 예전보다 쉽지가 않다. 언제까지 이런 사태가 계속될지 아무도 답을 얻지 못한 상태에서 답답하기만 하다.

실제로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서 발표한 ‘코로나19가 문화예술분야에 미친 영향과 향후 과제’를 보면 공연업계의 지난해 상반기 매출은 6천390억원, 2020년 952억원으로 약 85%가 감소, 건수로는 1만6천284건에서 6천457건으로 약 60% 가량 감소했다. 힘든 시기에 어떻게 하면 지혜롭게 극복할 수 있을지 고민하던 중 이 글을 쓰게 됐다.

‘퍼플오션’(Purple ocean)은 ‘레드오션’(Red ocean)과 ‘블루오션’(Blue ocean)을 조합한 신조어로, 발상의 전환과 기술 개발, 서비스 혁신을 통해 기존과 다르게 창출된 시장을 말한다.

‘레드오션’은 경쟁자가 많아 성장 가능성이 한계가 있는 시장이고 ‘블루오션’은 경쟁자가 없어 혁신을 이룰 수 있는 시장이다. 하지만 블루오션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많은 투자와 시간이 소요가 되며 위험요소들이 레드오션 만큼이나 쉽지가 않다. 치열한 경쟁을 하는 레드오션과 혁신적인 기술을 가진 블루오션을 합친다면 좀 더 수월하고 발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코로나로 인해 예술가의 활동과 경제적 어려움이 존재하고 있지만 세 가지 대안을 통해 퍼플오션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는 영감이 됐으면 한다.


첫째, 비대면과 대면에 대한 패러다임 전환

대면은 비대면화, 비대면은 대면화를 위해 상호보안적인 요소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 책 ‘지적자본론’(저자 마스다 무네아키)을 봤다.

온라인 서점이 확장된 동시에 오프라인 서점은 축소되고 있는 현실에서 저자는 일본에서 1천400개 츠타야 서점과 T포인트를 개시해 4천918만명까지 성장시킨 최고 경영자다. 서점은 책을 파는 곳이 아닌 경험을 파는 곳이라는 생각으로 다양한 기획과 경험을 진행했다.

책에는 이런 말이 있다. ‘우리가 내세워야 할 기획은 플랫폼을 개혁하는 것이다. 서점은 서적을 판매하기 때문에 안 되는 것이다. 서적 그 자체를 판매하려 하기 때문에 서점의 위기라는 사태를 불러오게 된 것이다. 인터넷은 즉시성, 직접성이라는 요소가 우위성이지만, 풍요로움을 느끼는 마음의 결여돼 있다. 편안한 시간과 공간을 만드는 것은 지적자본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인터넷은 풍요로움을 느낄 수 없다. 인터넷은 풍요로움을 느끼기 보다 궁핍함을 느끼기 좋은 공간이다.’

‘대면을 해야 인간다움을 느낄 수 있다’는 말은 ‘다양한 터치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직접 상대방을 만나면 눈빛을 느낄 수 있고, 전체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다양한 비언어적인 요소들을 통해 터치를 느낄 수 있다. 사람에게 풍기는 아우라(氣)를 느끼며, 보이지 않는 무수한 감각과 느낌, 그것을 종합적으로 판단을 하며 소통을 한다. 하지만 비대면의 소통은 한계가 있다. 카메라 앵글을 통해 보이는 사람은 진실한 모습보다 꾸며지고 어색하기까지 한다. 그래서, 마음을 나누고 이해하는데 불편하기만 하다.

대면만이 가지고 있는 장점은 ‘마음과 마음으로 이어 줄 수 있는 풍요로움’일 것이다.

‘지적자본론’을 쓴 저자는 이 점에 주안점을 두고 서점을 책을 파는 공간이 아닌 카페, 공원처럼 편안한 공간으로 바꾸는 일을 했고 성공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이런 상황 속에서 대면과 비대면의 간극을 어떻게 줄일 수 있느냐는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다. 실시간 채팅을 통한 참여, 라이브방송 등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과 같은 첨단기술이 발전한다면 간극은 더욱 더 줄어들 것이다. 기술적 발전을 이룰 때 기술과 콘텐츠는 하나의 세트로 움직이기 마련이다. 예술가가 창작한 콘텐츠와 비대면과 대면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첨단기술력이 함께 한다면 퍼플오션의 기회가 열릴 것이다.


둘째, 소규모 살롱문화 새로운 발견과 관점

8개월 가까운 시간동안 사회적 거리라는 다소 생소한 용어를 접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중 ‘10명 이하 집합금지’ 또는 ‘50명 이하 집합금지’라는 문구가 유난히 눈에 띈다. 그만큼 사람이 모인만큼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시민들도 다수가 모인 장소에 대해 꺼려지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필자가 주목하는 것은 10인 이하로 모이는 ‘소규모 살롱문화’의 새로운 발견이다. 17세기 프랑스 상류사회에서 성행되던 ‘살롱’(Salon)은 귀족과 문인들의 정기적인 사교모임과 전시회를 열게 됐고 다양한 지식을 교류하는 교두보가 됐다. 요즘의 살롱은 개인의 행복을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Millennial Generation)가 다양한 목적을 위해 만든 모임을 일컫는 말로, 관심사나 취향만 공유하고 사생활 공개는 최소화 하는 것이 특징이다.

트렌드에 따라 다양한 플랫폼도 증가하는 추세다. 혼술, 혼영, 혼라이프 확산, 친밀함보다 느슨한 연대를 선호하기도 한다. 이런 분위기는 코로나로 인해 더욱 더 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곳에 예술가의 퍼플오션이 존재하지 않을까? 코로나19 이전의 대규모 콘서트 보다 살롱콘서트가 활성화 될 것이고, 살롱콘서트의 장점인 대중과의 소통을 통해 점차 매니아층이 넓혀질 것이다.

이점에서 공연을 하는 예술가라면 기존 100명 대상이 아닌 10-20명 살롱콘서트를 정기적인 프로그램 형식으로 특화된 공연을 기획하고 예술체험프로그램도 운영이 가능하다.


셋째, 원 소스 멀티 유즈

‘원 소스 멀티 유즈’(OSMU·One Source Multi Use)란 하나의 콘텐츠를 영화, 드라마, 책, 드라마, 애니메이션, 게임, 캐릭터, 공연, 테마파크 등 다양한 매체와 방식으로 판매해 부가가치를 극대화하는 방식을 말한다. ‘원 소스 멀티 유즈’는 하나의 좋은 콘텐츠만 있으면 마케팅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여러 장르에서 시너지 효과를 내며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에듀윌 시사상식 참고)

우수한 콘텐츠 하나를 가지고 2차적인 저작물을 끊임없는 가치를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인기 있는 웹툰을 영화, 캐릭터, 관광과 연결하는 것이다. 하나의 장르에서 성공을 거두면 다른 방식으로 변형된 장르에서도 영향을 끼치게 된다.
‘콘서트 공’(Concert 空) 프로그램 당시 참여자들이 시작 전 스트레칭을 하는 모습.

저자는 올 한해 ‘송 포 유’(Song for you), ‘노 프로그램’(No program), ‘아이 컨택’(Eye contact), ‘콘서트 공’(Concert ‘空’) 공연을 기획했다. 모두 ‘즉흥’이라는 소재로 장소와 관객의 콘셉트의 변화로 4가지의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었다.

‘즉흥’의 신선함에 주목했다. 관객도 연주자도 모두가 예상하지 못한 곡이 연주되며 다양한 퍼포먼스로 표현을 한다. 그에 따른 관객은 새로운 예술적 경험을 하며 예술가는 순간의 생각과 상상을 통해 예술적 언어를 뽑아낸다. 그리고 ‘즉흥’과 ‘예술의 대화’를 통해 예술가와 관객이 동일한 경험을 이끌어 냈고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새로움을 창조했다. 이것이 즉흥의 매력이다. ‘원 소스 멀티 유즈’와 ‘즉흥’은 별개의 느낌이 들 수도 있지만 결국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다양한 모습으로 응용, 변형을 한다면 그에 맞게 새로운 콘텐츠가 나오는 것이다.

저자는 예술가에게 퍼플오션이 이 세 가지 안에서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코로나는 어느 누구도 예상치 못한 재앙이자 시험이다. ‘위기는 기회다’라는 말처럼 한 번 더 고민을 하고 노력을 하며 실행한다면 지금보다 더 나은 예술, 더 나은 삶을 창조할 것으로 믿는다.

<이승규·광주작곡마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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