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4월 19일(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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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간 고흥 도화헌미술관 운영해 온 박성환 관장
“산골 오지 속 척박한 환경 미술로 소통 재미붙여 지금까지 왔죠”
1995년 폐교 도화초 단장분교 개조 1천500여명 작가 다녀가
‘우공이산’→‘20이산’전 마련…광주·서울·경기 등 51명 참여

  • 입력날짜 : 2020. 09.24. 18:01
“2000년 당시 문을 처음 열 때만 해도 고흥에는 미술관이 한 곳도 없을 때였어요. 지금은 3곳이 운영 중인데, 도화헌미술관이 가장 오래됐죠. 작가들과 소통하고 미술 이야기를 나눈 시간이 벌써 20년이 됐네요. 시간이 지나고 다시 돌이켜보니 정말 뿌듯하죠.”
올해로 20년째 도화헌미술관(고흥군 도화면 땅끝로 860-5)을 운영해 온 박성환(사진) 관장은 24일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도화헌미술관은 고흥에서도 남쪽 끝에 있다. 지죽도까지 이어지는 땅끝로 옆에 자리 잡고 있으며, 미술관 앞산 너머에 있는 바닷가 마을인 단장마을과의 거리 또한 가깝다.

초행길에 한 번에 찾아오기 쉽지는 않은 곳이지만, 이곳에 오는 이들은 아름다운 자연환경에 온통 마음을 빼앗기게 된다. 미술관 주변으로 눈부시게 아름다운 섬과 바다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서양화를 전공한 박 관장은 바닷가 주변에 미술관을 짓기 위해 다도해 주변 폐교 이곳저곳을 다니다가 지금의 도화헌미술관 자리를 택했다. 1995년 폐교한 도화초등학교 단장분교를 개조해 2000년 미술관으로 개관했다.

“미술관은 고흥에서도 가장 오지에 위치하고 있어서 관광객들이 접근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미술관은 입소문을 타고 나날이 성황을 이루고 있어요. 벌써 내년 전시까지 일정이 꽉 차 있을 정도죠.”

접근성이 떨어지는 위치에 있음에도 도화헌미술관에선 전시가 끊이지 않고 있다. 20여년간 개인전을 치른 작가만 120명이며, 단체전을 위해 다녀간 작가 수로 따지면 1천500여명을 훌쩍 넘는다.

초대전이 열리면 박 관장이 개인 차량으로 작품 반입·반출을 하고, 작가들이 편안하게 전시할 수 있도록 직접 발로 뛴 덕분일 터다.

“쉽게 찾아올 수 없는 공간이지만, 작가들이 자연과 가까이에 있는 미술관 공간을 참 좋아하는 듯 해요. 그림을 걸어놓고 색다른 곳에서 힐링을 하는 것이 좋다고 하더라고요. 저 또한 미술관 유지를 하려면 경제적으로 힘들긴 해도, 작가들을 만나고 전시하면서 미술로 소통하는 게 좋아요.”

미술관은 다음달 30일까지 20주년 기념전을 연다. 서울·경기·부산·울산·충청·광주·전남 등 51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참여 작가의 절반 이상은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했던 작가들로 이뤄져 있다.

전시 주제는 ‘20이산(移山)’이다. ‘어리석은 사람이 산을 옮긴다’는 뜻의 ‘우공이산’(愚公移山)을 언어유희로 표현한 말이다.

“어떤 일이든 꾸준하게 열심히 하면 반드시 이룬다고 하던데, 미술관도 그런 시간을 겪어온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20년의 발자취를 더듬으며 ‘20이산’전을 열게 됐습니다. 그동안 도화헌에서 전시를 했던 작가들의 어리석음(?)을 전시하죠. 작품을 통해 드러난 작가의 생각이 관람객들과 소통할 때 태산을 옮길 수 있고 이는 예술의 힘이며 예술가만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외로움과 고통, 삶의 고단한 충격에도 꿋꿋한 창작의 길을 걷고 있는 수많은 작가와 관람객의 성원 감사드리며 또 다른 20이산(移山)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습니다.”


고흥에서도 남쪽 끝에 위치한 도화헌미술관. 미술관 주변으로 눈부시게 아름다운 섬과 바다가 펼쳐져 아름다운 경관으로 관람객의 마음을 사로 잡는다. <도화헌미술관 제공>


/정겨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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