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1월 28일(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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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순의 '문화터치']광주는 뭔가 다른 도시, 그 출발점은 사람
광주문화재단 빛고을시민문화관장

  • 입력날짜 : 2020. 10.22. 19:49
광주가 어떤 도시였으면 좋겠는가. 그걸 묻고 고민하는 자리에서였다. 누군가 이렇게 말했다. 적잖은 외지 사람들이 광주에 대한 로망, 아니 판타지가 있다고. 광주를 생각하면 가슴이 뜨거워진다고.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커다란 영향을 미치긴 했지만 단순히 그 때문만은 아닐 거라고. 대략 그런 말로 광주 판타지를 전했다.

이는 대개 문화언저리에서 일하는 이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현상이다. 듣고 보니 내 주변인들도 대략 그 범주에 들었다. 광주를 동경하며 남다르게 여기는 이들이 적지 않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관광도시는 따로 있었다. 역사유적이 아주 많거나 예술이 풍성하거나 아니면 풍광이 아름답거나 등등. 이런 것을 갖춘 도시나 지역이 관광지로 부각됐고 엄청난 관광객이 몰려들곤 했다. 해서 우리는 로마가 부러웠고 파리가 부러웠다. 조상들 덕에 가만히 앉아서 막대한 관광수입을 거두는 그들이 부러울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요즘 추세는 꼭 그렇지가 않다. 어느 도시이건 관광도시 대열에 나선다. 그리고 그게 가능하다. 테마는 아주 다양하다. 역사, 예술, 자연경관도 있지만 생태, 인문, 환경, 문화, 재생, 오지 등이 사람들의 마음을 이끌곤 한다. 그리고 그 다양한 꺼리가 사람들을 불러들이는 중요한 요소로 작동하고 있다. 어느 도시건 관광도시로 급부상할 수 있는 여지는 많다.

‘근열원래’(近悅遠來). ‘가까이 있는 사람들이 기뻐하면 멀리 있는 사람이 찾아온다’는 공자의 말씀이다. 여기에 사는 사람들의 삶이 흥겹고 재밌어야 한다. 누가 찾아오는 건 차후의 일이다. 우리끼리 재밌는 일이 먼저다. 외지인들은 로망이 있어 찾아오는데 정작 우리는 퍽퍽하고 고단하다. 매력점수가 팍 떨어지기 십상이다.

앞서 말한 같은 자리에서 또 다른 이가 광주는 열정의 도시인데 반해 실천력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고개가 끄덕여지며 수긍이 간다. 그렇다. 피는 끓어 넘치는데 반해 그걸 자신이 직접 행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누군가가 하는 걸 평가만 하려 한다. 다 그렇지는 않겠으나 혹시 그런 점이 없나 헤아려 볼 일이다. 재밌는 삶, 그 뒤 끝에 누군가가 멀리서 찾아와준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

지난 15일 광주의 매력을 문화전당권 야간관광으로 뽐내보자는 제안이 강하게 제기됐다. 광주 동구가 주최한 ‘문화전당권역 야간관광 활성화를 위한 포럼’에서다. 세계적으로 야간 관광이 뜨고 있다. 낮과는 또다른 밤의 매력을 발산하면서 도시를 찾는 이들에게 만족도를 높여주는 거, 그게 필요하다고 했다. 뉴욕, 시드니, 싱가포르 등의 해외 사례가 소개되며 야간관광의 효과를 실감할 수 있었다. 또 광주는 비엔날레도시이고 미디어아트 창의도시다. 그걸 어떻게 효과적으로 버무려 낼 것인지. 예술관광이란 이름으로 엮어낼 일만 남았다.

어느 도시이건 매력적인 도시를 꿈꾼다. 광주의 매력은 무엇일까. 외지인들이 광주에 대해 갖는 판타지는 사람 때문인 거다. 곧 사람이 자산이다. 사람을 출발점으로 해 미디어아트를 펼쳐놓는가 하면 야간경관을 휘황찬란하게 바꿔놓아야 한다.

또 예술 토양을 만들면 된다. 거기서 멈추지 않는다. 무등산이라는 자연과 생태를 활용하며 5·18이라는 역사를 들이밀어야 한다. 그리고 그 중심엔 반드시 사람이 자리한다. 광주는 뭔가 다른 도시라는 그 느낌의 첫 출발은 바로 사람이다. 하여, 사람에게 투자하고 사람을 중시하고 다듬고 빛나게 해주는 게 필요하다. 도시의 미래 전략에서도 빠지지 않아야 할 부분이다.

꼭 광주사람이 아니어도 된다. 외지인이라 하더라도 광주에 오면 빛나게 해주면 된다. 그래서 너도 나도 광주로 발길을 돌리게 해야 한다. 사람을 귀히 여기고 보듬어내는 곳, 광주는 그로 인해 진정한 문화도시가 될 터이다. 사람에서 출발해 예술, 문화, 인문, 생태, 역사, 재생 등등으로 확장시키며 광주의 컬러를 채워나가면 된다. 가능하다. 광주의 미래는 사람으로 인해 밝아질 것이다. 사람을 부각시키고 사람을 키워나가는 전략이 꼭 세워져야 한다. 반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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