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1월 30일(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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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균형발전, ‘교육균형발전’이 먼저다
박상원
본사 상무이사·사회복지학 박사

  • 입력날짜 : 2020. 11.09. 19:21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30일 호남을 찾아 한국판 뉴딜과 관련 지역균형발전 구상을 밝혀 그 실현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대표가 첫 화두로 지역균형발전을 언급한 것은 균형발전이 시대적 요청이며 국가발전의 핵심 현안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다.

수도권 집중화에 따른 각종 부작용과 폐해는 오래전 그 임계점을 넘어섰다. 부동산 문제만 보더라도 그 심각성을 충분히 감지할 수 있다. 현 정부에서 내놓은 각종 대책이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는 이유는 지속적인 수도권 인구 유입에 따른 늘어나는 수요에 공급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요인 때문이다.

수도권에는 사람과 권력, 돈과 정보 등 모든 게 몰려 있다. 국토면적의 11.8%에 불과한 지역에 국내인구 절반이상이 생활하고 있다. 상장회사의 78%, 예금의 70%, 입법부, 사법부, 대기업, 금융사, 방송사, 대학 등이 모두 서울에 집중 포진해 있다. 수도권 집중화는 코로나19 감염병의 차단과 방역에도 매우 취약한 환경에 놓여있다. 수도권 집중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어둡게 만들고, 침몰의 구체적인 증상이 되고 있다. 코로나는 우리사회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으며 그 핵심에 지역균형발전이 자리하고 있다.

수도권 집중화는 오래전부터 논의되고 개선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하지만 정권마다 온도의 차이를 보여 왔다. 균형발전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구조적인 해결보다는 일시적인 대증정책이 대부분이었다.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관련 법률안 개정이 번번이 무산됐다. 국가의 미래보다 기득권 유지를 위해 좁은 나라에서 지방분권은 국가경쟁력 약화라는 논리를 내세워 반대했다. 우리보다 국토가 작은 오스트리아와 스위스, 벨기에 등은 지방분권으로 국가균형발전을 이룬 나라들이다.

그렇다면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어떤 정책, 선택적 변화가 필요한가. 이제는 근본적인 변화가 절실하다. 수도이전이나 정부기관 이전을 포함한 실행 가능한 모든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저출산과 부동산 폭등, 지방소멸 등을 해결하는 길은 수도권 집중화가 아닌 지역균형발전에서 찾아야 한다. 지방에 살아도 직장이 있고 대학, 의료, 문화 등에서 혜택을 누릴 수 있다면 수도권에 살 필요가 없다. 그동안 균형발전의 하나로 진행된 정부의 공공기관 지방이전, 혁신도시에서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혁신도시로 이전한 정부기관 구성원들의 가장 큰 문제는 자녀교육이다. 유치원과 초등학교, 중학교까지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고민은 고등학교와 대학진학이다. 특히 대학 진학을 위해 고등학교부터 서울로 옮기고, 설령 고등학교를 지방에서 나오더라도 대학은 서울로 이동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 우리나라 대학의 40%, 상위권 대학 대부분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우리사회에서 대학은 좋은 일자리를 찾고 계층과 신분상승의 주요 통로로 작용한다.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선 무엇보다 교육에 있어서의 균형발전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지방에 명문대학이 골고루 분산돼 있으면 지역 균형발전의 인프라가 형성된다. 교육균형발전으로 지역 균형발전을 이룬 일본과 독일은 그 좋은 사례이다. 일본은 1868년 메이지 유신을 단행하면서 1877년 국립 도쿄대를 시작으로 1882년 사립인 와세다대, 이후 일본의 명문 7개 대학을 교토와 동북, 규슈, 훗카이도 등 전국에 골고루 분산해 개교했다. 이들 학교에서 지난해까지 노벨과학상 수상자가 25명(교토대 7·나고야대 3 등)이 배출됐다. 교토대는 도쿄에서 멀리 떨어진 도시다.

독일은 비스마르크 재상 시절 아헨공대, 뮌헨공대, 슈트트가르트공대, 드레스덴공대, 베를린공대 등 9개 공과대학을 전국에 골고루 설립·육성해 오늘의 기술 강국 독일을 만들었다. 또한 이들 내학 내 혹은 인근에 막스플랑크 등 독일의 4대 연구기관 산하 135개 연구소가 분포돼 기업과 클러스터를 구성해 첨단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대학과 연구소가 모두 전국에 골고루 분산돼 지역균형발전을 선도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광복이후 서울대, 부산대, 경북대, 전남대 등 지역별 거점 국립대를 설립하면서 지역인재육성과 지역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정책을 시행했다. 1960년대 동남권 임해공업벨트에 조선, 기계,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 신발, 전자 등 산업을 육성하면서 근대화가 시작되었고 이 지역에 위치한 부산대 등 거점 국립대가 이들 기업에 인재를 공급했다.

지역대학들이 지역산업과 인재를 육성하면서 전국이 골고루 발전하는 건강한 국가시스템은 1990년대 수도권 집중화가 이뤄지면서 붕괴되기 시작했다. 수도권 집중화로 서울 강남의 땅값·집값이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교육비용의 증가로 가진 자만이 대학을 갈 수 있는 사회·교육 양극화가 만들어졌다.

대학은 교육과 기술 연구개발은 물론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일자리와 문화를 창출해 지역사회를 젊게 만드는 시스템이다. 전국 대학의 40%가 위치해 있고, 상위 우수대학 18개 대학이 한 도시에 있는 나라는 대한민국밖에 없다. 분야별 첨단기술개발 거점대학(특성화 대학)을 전국에 권역별로 골고루 분산시켜 관련 산업을 육성해 일자리를 만들고 인구를 유입하는 교육균형정책이 시급하다.

수도권 공공기관 122개의 추가이전도 서둘러야 한다. 진정한 지역균형발전을 위해선 교육균형발전이 선행요건이다. 수도권집중화에 따른 부작용을 해결하는 관건은 교육균형발전의 실행여부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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