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3월 4일(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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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제일정보중고 평생교육원 33회 졸업식 눈길
“황혼에 학교 졸업장…배움엔 나이가 없어요”
80세 하막동·강연심 할머니 등 만학도 사연 ‘뭉클’

  • 입력날짜 : 2021. 02.23. 19:17
학력 인정 학교인 재단법인 향토 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가 최근 제33회 졸업식을 개최한 가운데 만학도들이 교복을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배움에는 나이가 없습니다. 70세에 초등학교를 다니기 시작해 80세에 대학갑니다.”

학력 인정 학교인 재단법인 향토 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 제33회 졸업식이 최근 개최된 가운데 초등학교 서경임씨 외 35명, 중학교 박춘호씨 외 122명, 고등학교 양영철씨 외 251명 등 총 411명이 졸업장을 받았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졸업장은 지난 18일부터 개인적으로 수령하고 당일엔 각반 대표만 모여 유튜브로 졸업식이 실시간 생중계됐다.

이날 학교급별 최고령 졸업자는 초등학교 하막동(80)씨, 중학교 송금오(78)씨, 고등학교 강연심(80)씨이며 최연소 졸업자는 정준혁(24)씨다.

만학으로 꿈에 그리던 졸업장을 받은 가슴 찡한 회한의 사연들이 이어지고 있다.

초등학교 과정을 졸업한 최고령 하막동(80)씨는 6남매 중 막내로 영광의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자녀들이 숙제할 때 ‘어머니, 아버지, 순이야’ 등 몇 개의 한글만 익혔다. 서울에서 대학교수로 재직 중인 딸이 엄마의 안타까움을 잊지 않고 있다 인터넷으로 검색을 통해 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 부설 평생교육원을 권유해 다니게 됐다.

하씨는 “마음 같아서는 중학교에도 꼭 가고 싶은데 집안에서 맡은 역할이 있다 보니 진학을 못해 너무 안타깝다”며 “자식들 공부시켜 모두 출가시키고 나니 손주들을 돌봐야 해 아직도 집에서는 할 일 많은 현역”이라고 말했다.

또 목포에 거주하는 박귀덕(56)씨는 장애가 있는 딸(42)이 중학교에 가고 싶다고 하자 딸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모녀가 함께 입학했다.

박씨는 “집에만 있던 딸과 날씨 좋은 날에는 손을 잡고 학교에 오가는 길, 그 자체가 기쁨이었다”며 “교실에 나란히 앉아 공부하면서 느꼈던 작은 기쁨도 소중하다”고 떠올렸다.

또한 제주도에 살면서 목포제일정보고등학교를 졸업하는 김정미(61)씨는 목포 학교 옆에 방을 얻어놓고 중학교 2년, 고등학교 2년을 마치고 졸업했다.

김씨는 “당초 목포방송통신중학교에 입학원서를 제출했지만 길에서 목포제일정보중고 재학생을 우연히 만나 목포제일정보중학교로 바꿔 입학했다”며 “졸업하는 지금 그때 입학원서를 바꾼 것이 얼마나 큰 행운이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글쓰기를 좋아하는 정영자(78)씨는 초등학력 인정 과정을 통해 목포제일정보중학교에 입학했다. 71세 때 남편과 사별하고 우울해 있는 정씨의 며느리가 권해 시작한 공부였는데 매일 공부하면서 우울감도 사라지고 삶에 활기가 생겼다. 중학교에 입학할 때는 용기가 없어 망설였는데 공부를 하다 보니 컴퓨터로 문서 정도는 만들 수 있게 됐고 과목마다 다른 선생님들의 강의도 새롭고 재미있어 아침 일찍 일어나 가장 먼저 학교에 도착하는 생활을 4년간 이어온 끝에 대학에 진학한다.

정씨는 “배움에는 나이가 없다”며 “ 70세에 초등학교를 다니기 시작해 80세에 대학간다”며 환하게 웃었다.

한편, 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는 20세 이상 남녀노소 누구나 공부하는 학교로 오전반과 야간반이 개설돼 있으며 3월 새학기 신입생을 선착순 모집하고 있다.(문의 061-276-4947)

/목포=정해선·손일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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