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4월 23일(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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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함께 하는 ‘진짜 봄’을 위한 노력 / 최영태

  • 입력날짜 : 2021. 04.07. 19:23
최영태 前 전남대 인문대학장
요맘때 나주 고향 집에 갈 때는 자주 광주천 주변 도로를 달린다. 광주시청 부근에서 극락교 사이 천변 도로가의 벚꽃을 보기 위해서이다. 비가 온 뒤이기는 하지만 지난 주말에도 천변 도로 주변의 벚꽃은 아름다웠다. 천변 및 영산강변은 벚꽃과 산책 하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고향 마을 입구의 개나리꽃도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했다. 시골집에 도착하니 수선화가 주인을 반갑게 맞이해준다. 작약도 지난주보다 많이 자랐다. 살구나무도 꽃을 피우고 있다. 이곳저곳 천하가 온통 꽃밭이다. 몇몇 국가를 다녀 본 내 경험에 따르면 우리나라 산천은 이 지구상에서 존재하는 가장 아름다운 공간이었다. 특히 봄날의 대한민국이 그랬다.

제비도 봄소식을 알렸다. 처마에 집을 짓고 마루에 똥을 싸대는 제비가 귀찮기는 하지만 몇 년째 참고 있다. 양옥집에는 집을 짓기 어렵고, 폐가에도 집을 잘 짓지 않는다는(?) 말에 마음이 약해진 까닭이다. 흥부전의 영향도 한몫했을 것이다. 어릴 때의 독서가 중요한 이유이다.

이 아름다운 계절에 자꾸 3주 전 필자가 다니는 교회 목사님의 설교내용이 생각난다. 제목은 ‘다함께 봄이라야 진짜 봄입니다’였다. 목사님은 설교에서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에 대한 환기, 교회 차원에서 작은 교회의 어려움을 덜어줄 방안, 군부 쿠데타와 인권탄압으로 고통받는 미얀마 민중들의 이야기를 거론하셨다. 그러면서 진정한 봄, 소위 말해 마음속의 평온까지 함께 해줄 수 있는 봄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웃에 대한 따뜻한 손길을 주문한 설교였다.

과거와 비교할 때 확실히 힘든 사람이 많아졌다. 지난 한 해 동안 가장 힘들었던 사람은 아마도 병원 신세를 진 사람일 것이다. 코로나 확진자만 하더라도 10만명을 넘어섰고 사망자도 1천700여명이나 된다. K-방역 모범국가의 상황이 이럴진대 세계 다른 나라들의 상황이 어쩔지는 충분히 짐작이 간다. 코로나를 생각하면 으스스한 봄날이 아닐 수 없다. 코로나로 고통받고 있는 분들에게 위로와 더불어 후유증 없는 쾌유를 빈다. 그게 마음으로나마 그들과 봄을 함께 하는 방식일 것 같다.

의료인과 관계 공무원들의 고생이 참으로 크다. 그분들의 수고 덕분에 우리가 아름다운 봄을 즐길 수 있다. 그분들과 봄을 함께 하는 방식은 뭐니 뭐니 해도 방역에 더 많이 신경 쓰는 일일 것이다. 그래야 그분들의 수고가 덜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분들에게도 봄날의 기운이 함께 하기를 빈다.

작년에 코로나로 인해 오랫동안 방콕 신세를 져야 했던 아이들이나, 그들을 돌본 학부모, 또 원격강의를 준비해야 했던 선생님들의 마음고생이 참으로 컸다. 대면(등교) 수업이 더 이상 중단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우리가 방역에 철저히 임하면 가능할 것이다. 결국 방역 수칙을 잘 지키는 것이 학생·학부모·선생님들과 봄날을 함께 하는 방식이다.

평상시에도 그랬지만 올해 봄에는 코로나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무척 많다. 일차적으로는 정부가 이들을 돌보는 책임을 맡고 있지만, 일반 국민의 관점에서도 함께 할 방법이 많을 것이다. 내 이웃에 대한 배려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적절한 소비도 한 가지 방법일 될 수 있다.

민주, 인권, 평화는 전 인류가 추구하는 보편적 가치이다. 미얀마인들이 이 가치를 위해 군부와 맞서 싸우며 많은 희생을 치르고 있다. 고통은 겪어본 사람이 그 아픔을 가장 잘 안다. 광주가 미얀마인들과 함께하기 위해 일어섰다.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미얀마 군부를 규탄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미얀마 민중들을 지원하고 있다. ‘미얀마가 광주이다’라고 외치고 있다. 광주가, 그리고 대한민국이 미얀마로, 아시아로 향하고 있다. 이것도 봄을 함께 하는 방식이다.

‘다함께 봄이라야 진짜 봄입니다.’ 그렇다. 봄날의 꽃잎이 다 지기 전에 이곳저곳에서 반가운 소식, 희망을 담은 소식이 많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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