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4월 23일(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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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인동 김냇과 초대전, 송필용 ‘거친 땅 곧은 물줄기’展
얽히고설킨 ‘조화기법’으로 그어진 역사의 흔적
내달 31일까지…최근 5여년간 근작 60여점 전시
2년만에 개인전, 역사의 궤 나아갈 시대의 힘 담아

  • 입력날짜 : 2021. 04.07. 19:40
송필용 작가가 지난 6일 김냇과에서 본인의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분청사기 ‘조화기법’으로 얼기설기 긁어내고 박박 그어진 자국들이 캔버스 화면 위를 가득 채웠다. 수없이 휘저은 작가의 손길과 그간 열정적으로 작품 안에 쏟은 시간들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 거칠고 두텁게 내려앉은 색의 가운데를 가로지르며 쏟아져 내리는 물줄기는 시원하게 보는 이들의 마음을 열어준다.

역사의 무게를 깊이 있는 사색의 시선으로 담아내 온 송필용 작가의 개인전이 지난 2019년 무각사 로터스 갤러리 초대전 이후 2년만에 열린다. 문화공원 김냇과의 초대전으로 8일부터 다음달 31일까지 대인동 김냇과에서 만나볼 수 있다.

‘거친 땅, 곧은 물줄기’라는 전시명으로, 최근 5년여 동안 매진한 근작과 함께, 작품세계의 기원이 됐던 다양한 작품 등을 포함한 60여점이 김냇과의 곳곳을 꽉 채웠다.

송 작가는 곧은 물줄기들에 지나온 역사의 궤와 나아갈 시대의 힘을 새겨내며 더 깊어진 작품세계를 보여준다. 그에게 이번 전시는 더욱 특별하다. 코로나로 인해 도리어 작업에 더 많이 매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과거 송 작가의 작품들은 대다수 명확한 대상들이 있었다. 산과 바다, 땅, 바윗덩이 등 역사라는 큰 궤적을 살펴 가는 작가의 마음을 대신하는 상징물들이 존재했었다. 이번 전시의 대다수 작품엔 상징적 대상이 사라지고 관조적 풍경이 자리했다.

작가만의 새로운 예술세계가 다시 시작됨을 암시한다. 가까이 다가가 보면 두터운 화면 위 섬세한 손길이 느껴지지만 큰 시야로 본 작품들은 거대한 색면이 주를 이룬다. 화업 40여년의 시간이 침잠된 작품들이다.

대상은 사라졌지만 그간 ‘역사’라는 큰 무게를 고찰해오던 시간은 그대로 화면 위로 옮겨졌다. 하나하나의 풍경들은 응축된 심상의 풍경으로 거친 땅과 곧은 물줄기가 된 것. 이번 전시에서 더 주목할 것은 화면의 질감표현이다.

분청사기 조화기법으로 그간 작가가 자신만의 독자적 표현을 탐구해 온 결과다. 전시 출품작인 ‘심연의 폭포’, ‘땅의 역사’, ‘역사의 흐름’, ‘곧은 소리는 곧은 소리이다’로 명명된 작품들을 관통하는 큰 줄기는 ‘땅’과 ‘물’이다.

이 작품들 모두엔 붓끝과 칼끝이 지나간 흔적이 여실하다. 얽히고설킨 역사 속 혼돈의 세상을 정화시키고 치유의 힘과 에너지를 응축하듯 작가는 화면 위에 새겨나갔다. 그렸다기보다 새겨나갔다는 표현이 더 적확하다.

더욱 두터워지고 거칠어진 근작들엔 ‘조화선’이 가득하다. 칠하고 긋기를 수백번 반복하는 것, 쌓고 덜어내기를 수없이 반복한 것이다.

송필용 작가는 “보다 더 두터워진 근작들은 붓끝, 칼끝 정신을 보여주고 있다”며 “초창기 작품은 재현적, 역사적 흔적이라면 세월이 지나 단순화시킨 역사의 흔적이 우러나오는 것을 최근 작품에 쌓아 올려졌다”고 말했다.

/김다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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