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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신세계갤러리는 내년 1월4일까지 제21회 신진작가상 수상자 이다희 작가 초대전 ‘푸른 전주곡 WTC BWV853’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음악번안시스템’으로 클래식 음악을 시각화해 바흐의 ‘평균율 클라비어곡집(The Well Tempered Clavier Book·WTC)’을 회화로 표현했다.
수집된 클래식 음악 데이터와 화음을 분석한 드로잉과 수채화, 그리고 곡을 구성한 마디 마디를 40점의 회화로 표현한 ‘푸른 전주곡’의 다양한 연작을 감상할 수 있다.
바흐의 대표 작품인 WTC의 제1권은 1722년 독일 쾨텐에서 완성됐고, 제2권은 1738년에서 1742년 사이 라이프치히에서 편집됐다.
각 모음집은 열두개의 장·단조로 작곡된 24개의 ‘프렐류드(prelude)’와 ‘푸가(fugue)’로 이뤄져 있다. 바흐는 형식적인 틀로부터 매우 자유로운 프렐류드를 다양한 양식과 기법을 사용해 만들어냈다. 그 다양성과 작품의 독창성은 프렐류드가 후대에 독자적인 장르로 자리잡을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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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바흐의 WTC 1권 1-12번 중 푸른 빛 감성을 가득 담고 있는 ‘8번 Prelude in e♭ minor BWV853’을 시각화했다. 이는 3박자의 느린 무곡(舞曲)인 사라방드(Sarabande)를 연상시킨다. 가로 형식의 캔버스 한 점이 곧 곡의 한 마디를 나타내고, 3박자의 화음을 표현하기 위해 각 캔버스 안에는 철저한 분석을 통해 표현된 3개의 색면이 각 마디의 음색과 음형을 담고 있다. 색과 형이 규칙적으로 반복을 이루며 추상화와 같은 화면을 만들어낸 것이다.
여러 개의 소리가 섞여 각기 다른 화음을 만들듯 그 색면의 경계가 때로는 뚜렷하게, 때로는 서로 뒤섞여 각 화음의 울림에서 느껴지는 감성을 시각적으로 전달해준다.
작가는 이처럼 조율된 소리의 집합이 하나의 화음을 만드는 체계에 매료됐다. 그리고 음악이 연주되는 순간을 회화로 기록하기 위해 이번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또한 이번 전시를 위해 사운드 아티스트 ‘Daniel Morrison Neil’과 협업해 WTC를 재편곡했다. 갤러리 현장에서 곡의 전반적인 흐름과 함께 제시된 주제와 변형패턴을 눈과 귀로 동시에 감상할 수 있다.
한편, 이다희 작가는 2011년부터 꾸준히 클래식 음악에 집중해 형식에 따른 번안 시스템 정리와 연주된 소리를 기록, 국내와 영국을 무대로 다양한 맥락에서 ‘음악번안시스템’을 소개해왔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서양화와 심리학을 공부하면서 수와 문법으로 이뤄진 절대 추상 예술인 클래식 음악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음악번안시스템’을 더욱 체계화하고자 영국의 글래스고 예술대학에 입학해 회화 석사를 취득한 이후 계속해서 국내외 전시와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통해 WTC 프로젝트를 발전시켜왔다.
이렇듯 작가는 오랜 시간 동안 수집한 자료 및 분석을 바탕으로 철저하게 준비한 ‘음악번안시스템’으로 ‘눈으로 보는 음악’을 그린다. 그리고 이러한 결과물은 ‘과정에서 가늠되는 작업’이라는 높은 평가를 받아 제21회 광주신세계미술제에서 신진작가상을 수상하게 됐다.
/최명진 기자
최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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