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25(수)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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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정오 광주시 북구 용봉동 소재 한식 음식점. 점심시간 때가 되자 밀려오는 손님에 15석 남짓한 좌석의 음식점 매장 내부가 가득 찼다. 손님들의 주문에 식당은 북새통이 됐지만 매장 내에서 주문부터 서빙까지 담당하는 종업원은 점주 이모(47)씨 혼자 뿐이었다.
이씨는 가쁜 숨을 내쉬며 분주하게 주방과 홀을 오가는 등 ‘일당백’ 역할을 해내면서도 친절함을 잃지 않으려 애쓰는 모습이었지만, 점차 주문이 쌓이자 벅찬 듯 굳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브레이크 타임인 오후 2시 반이 되기까지 숨을 돌릴 수 있던 시간은 겨우 냉수 한 컵 들이키는 잠시뿐. 그는 브레이크 타임에도 일손이 딸려 미처 치우지 못한 좌석들을 정리하고 오후 영업을 위한 재료 손질에 대부분 시간을 쏟았다.
이씨는 “지난해 11월 주방에서 일하던 직원이 그만둔 것을 시작으로 두 달 정도 근무했던 홀 직원 또한 일이 힘에 부친다며 그만뒀는데 구인구직 플랫폼에 글을 올려도 일하러 온다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며 “겨우 수소문해 구한 직원도 다시 나가는 바람에 한 달 전부터는 아예 배달 앱은 꺼놓고 장사하고 있다. 이마저도 더 이상 몸이 못 견뎌 언제까지 운영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손님들과 직접 대면해야 하는 것은 물론, 조리·설거지 등 업무조차 다른 업종 대비 쉽지 않아 요식업종이 일명 ‘3D’ 업종으로 분류되면서 관련 자영업자들의 구인난 고충이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기존 인력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업무량 절감 차 매장 내에 서빙 로봇 등을 도입하는 매장과 일명 점포를 혼자 운영하는 ‘나 홀로 사장’ 또한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최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직종별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 숙박·음식점업의 인력 부족률은 지난해 말 기준 전 산업 평균 3.4%를 웃도는 5.3%를 기록했다. 이는 2년 전보다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숙박·음식점업의 인력 부족률은 운수·창고업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인력난과 함께 치솟는 인건비 부담 등이 맞물리면서 고용원이 없는 지역 자영업자의 비중도 확대되고 있다.
실제 지난해 기준 광주지역 전체 자영업자 14만3천명 가운데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인 이른바 ‘나 홀로 사장’은 10만명에 달했다. 전체 자영업자 중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69.9%로,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66.8%)보다 3.1%p 늘었다. 광주가 도시 지역인 만큼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의 상당수는 소상공인으로 추정된다.
전남의 경우 같은 기간 전체 자영업자 31만5천명 가운데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수는 26만3천명(84.4%)이다. 경북(88.4%)에 이어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수 비중이 두번째로 컸다. 하지만 농촌 지역인 전남과 경북은 혼자 경작하는 농민 대부분이 자영업자로 분류돼 ‘나홀로 사장’으로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이처럼 인력이 부족해지면서 대안으로 로봇 도입이 활성화되는 추세다.
일례로 2021년 7월 출시됐던 KT AI 서빙로봇은 출시된 해당연도 말 광주·전남 15개 가게에 공급되는 데 그쳤으나, 이후 1년 반도 채 지나지 않아 70곳까지 늘었다.
KT 관계자는 “인력을 구하기 어려워 서비스 로봇을 도입하는 경우부터 기존 인력의 이탈을 막기 위해 일손을 줄이려는 노력까지 여러 이유로 AI 서비스 로봇 수요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변화하는 업태 상황 속 ‘무인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말도 나온다. 동구 지산동에서 20년 넘게 식당을 운영한 전모(58)씨도 “최저임금보다 2천원 높은 임금을 책정했음에도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며 “거부감 때문에라도 기계 도입을 망설였지만 식당 서빙을 혼자 감당할 수 없는 만큼 최소한 키오스크라도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양시원 기자
양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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