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차량 통제…지하상가로 대피 2023 을지연습과 연계한 민방공 대피훈련이 6년 만에 실시된 23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차량이 통제되고 있다(왼쪽). 이날 시민들이 관계기관의 안내에 따라 지하상가로 대피하고 있다./김애리 기자

“민방위 훈련이 6년 만이라고 들었는데, 생각해보니 그동안 대피 훈련이 없었던 것 같네요. 요새 흉흉한 일이 많아서 훈련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23일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같은 공습 상황 발생에 대비한 민방위 훈련이 지난 2017년 이후 6년 만에 전국적으로 실시됐다.

이날 광주 동구 5·18민주화광장 인근에서는 동부경찰·동부소방서 등 유관기관과 관련 단체 관계자 등 250명이 참여한 가운데 공습경보에 대비한 훈련이 진행됐다.

오후 2시가 되자 “위이이이잉” 사이렌 소리와 함께 공습경보가 발령됐으며 “국민 여러분들은 모두 신속하게 대피해 주십시오”라는 방송과 동시에 실제상황과 같이 일대 모든 거리의 신호등이 점멸됐다.

교통경찰의 통제 하에 도로의 차량도 일제히 멈춰섰다.

경찰관과 공무원의 지시에 따라 인도 위의 시민들은 머리를 감싼 채 금남로 지하상가로 신속하게 대피했다.

실전훈련이 이어지는 15분간 도로의 공기는 조용하고 무거웠다.

대피 공간인 지하상가는 이 시간 동안 밖으로의 이동이 철저하게 통제됐다.

훈련에 참여한 오모(38)씨는 “요즘 묻지마 범죄 등 안전을 위협받는 일이 많이 발생하다 보니 언제 일어날지 모르지만, 실제 위급 상황이라 생각해서 열심히 참여했다”고 말했다.

앞서 오전 11시께에는 광주 남구 빛고을전남대학교병원에서 ‘2023 을지연습 실제훈련’이 펼쳐졌다.

을지훈련은 전시 초기 발생할 수 있는 다중이용시설 테러와 화재 상황에 대응하는 훈련으로 이날은 전시상황 속에 현역과 예비군 병력이 외곽 지역을 경계하는 상황에서 진행됐다.

광주 남구가 주관한 이번 훈련은 광주경찰청과 남부경찰서, 제31사단 비호여단 서남구대대, 광주소방본부, 한국전력공사, 빛고을전남대학교병원 등 18개 기관·단체 4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다중이용시설에서 총기·인질, 폭발물 등 복합테러 상황 시 관계기관의 총력 대응을 통해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효율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실시했다.

빛고을전남대병원에 정체 불명의 테러범이 잠입해 총을 쏘며 내원객을 인질로 삼고 병원 통합 제어실에 폭발물을 설치하는 가정 하에 남부경찰서와 소방, 비호여단이 현장에 출장해 피해복구와 시민 안전 확보를 위해 테러범을 진압했다.

훈련에 참가한 비호여단 성동희 대위는 “이번 훈련은 다양한 형태로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는 테러에 대비해 실전 감각을 높일 수 있는 기회였다”며 “지속적인 훈련과 관계 기관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통합방위태세 확립에 이바지하겠다”고 밝혔다./안태호 기자

▶ 디지털 뉴스 콘텐츠 이용규칙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