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광주지방기상청 예보관들이 위성레이더 자료를 보며 정확한 예보를 위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김애리 기자 kki@kjdaily.com

가만있어도 숨이 차고 땀이 나는 ‘폭염의 계절’이 다가왔다. 하지만 불볕더위보다 더 뜨거운 일터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더위를 이기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힘든 만큼 보람도 크다”며 여름 무더위와 즐겁게 맞서고 있다. 이열치열의 정신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편집자註


광주지방기상청의 여름은 1년 중 가장 예민한 계절이다. 폭염과 태풍 이외에도 예상치 못한 국지성 집중호우 등으로 재해발생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상청예보관들은 여름이면 24시간 비상체제다.

23일 오전 11시 광주 북구 운암동 광주지방기상청 예보실.

4-6대의 모니터가 놓인 책상 앞에 앉아 기상상황을 분석하는 정관영(53)총괄예보관과 한명주(48)예보관의 눈이 예리하게 빛났다. 보다 정확한 기상예보를 위한 위성·레이더자료 수집에 쉴 틈이 없었다. 이날은 태풍이 지난 다음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광주·전남지방에 폭염특보를 확대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계속됐다.

한 예보관은 “요즘 같은 무더위에는 ‘1도’가 중요하다”고 했다. 임계(臨界)값이 넘어가게 되면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볼 수 있어서다.

세계적으로 보면 추워서 사고를 당하는 것보다 더위때문에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도 이를 뒷받침 한다.

한 예보관은 “예보는 시험문제를 푸는데 정답이 없는 것”이라며 “결과치는 알 수 있는데 예상치가 없기 때문에 아무리 세심하게 분석한다고 해도 힘들다”고 말했다.

예보팀은 총괄예보관 1명과 예보관 1명,관측주무관 1명 등 3명이 1조를 이뤄 4교대로 근무하고 있다. 전날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12시간 근무한 팀은 다음날 오후 8시에 다시 근무하는 식이다.

예보관들은 매일 화상카메라가 장착된 대형모니터를 통해 서울을 비롯해 타 지역 기상청과 영상회의를 한다. 광주·전남지방의 기상정보를 타 지역 기상관서와 공유하며 의견을 교환해 보다 정확한 예보에 힘쓰고 있다.

최근 기상 예보의 애로사항 중 하나는 국지성 호우다.

한 예보관은 “레이더는 현 상황을 보여주는 것 뿐이다”며 “예측을 하더라도 나중에 보면 아닐 경우도 있기 때문에 다양한 가능성을 두고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늘의 변화에 영향을 주는 요소가 기온과 풍향, 해수온도, 지형 등 너무 많기 때문에 날씨를 100% 예측하기란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정관영 총괄예보관은 “요즘 같은 여름철엔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습도가 높기 때문에 폭염특보에 대한 고민이 가장 많다”며 “특히 주 중의 비 예보는 학생들의 방학과 휴가철을 맞아 시민들이 민감하게 받아들이기 때문에 신중에 신중을 기해 정확한 예보를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오경은 기자 white@kj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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