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21일(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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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짱뚱어 노니는 갯벌에 모세의 기적이
장갑수와 함께 걷는 길 / 증도 ‘모실길’


몸과 마음이 지친 모든이에게 ‘힐빙’(힐링+웰빙) 선사

  • 입력날짜 : 2014. 06.12. 19:19
한국 최초의 갯벌도립공원이며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인 생명의 섬 증도.
무안 해제와 지도를 건너 증도에 도착했다. 아름다운 생명의 섬 증도를 도보로 걸을 수 있는 모실길을 만나기 위해서다. 모실길 2코스 출발지점인 ‘신안해저유물발굴기념비’에 도착한다. 송·원대유물발굴은 1976년에 한 어부에 의해 발견된 도자기 한 점으로부터 시작되었다. 1976년부터 1984년까지 계속된 해저 발굴에서 수만 점에 이르는 송·원대 도자기와 목제품, 금속제품, 석제품, 동전, 기타 생활용품이 발굴되었다. 30여 년 전, 송·원대유물이 발견되었던 바다를 바라보며 신안해저유물발굴기념비가 서 있다.
유물발굴기념비 아래에 설치된 낙조전망대로 내려서니 바다와 섬이 만든 풍경이 아름답다. 해질녘에 망망대해로 스며드는 낙조를 감명깊게 바라볼 수 있는 곳이다. 북쪽에 임자도가 우뚝 솟아있고, 기암절벽 뒤로 증도의 부속섬인 도덕도가 슬며시 고개를 내민다. 남쪽으로는 지척에 소단도와 대단도, 내갈도와 외갈도 같은 작은 섬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천혜의 자연환경 간직한 ‘亞최초 슬로시티’
마침 우리가 도착한 시각은 바닷물이 완전히 빠져 소갈도는 물론 바깥쪽의 대갈도까지 바닷길이 열려 있다. 소갈도에는 증도 앞바다에서 발견된 원나라 무역선과 같은 모양의 배 카페가 있다.

소갈도에서 북쪽으로 보이는 증도해변은 기암괴석이 아기자기하고, 남쪽해변은 모래사장과 갯벌이 펼쳐진다. 근처에는 만들독살이 있다. 석방렴으로도 불리는 만들독살은 조석간만의 차가 심한 바닷가에 쌓은 돌담이다. 밀물을 타고 독살 안으로 들어왔다가 썰물 때에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고기를 손쉽게 잡는 방식이다.

해변 곳곳에는 이국적인 펜션들이 바다와 어울려있다. 넓은 갯벌과 짱뚱어다리, 우전해수욕장이 우리의 눈을 사로잡는다. 이런 모습을 한눈에 바라보기 위해 상정봉(127m)으로 오른다. 상정봉에 오르다가 뒤돌아보면 아름다운 바다풍경이 발길을 붙잡는다. 드넓은 갯벌, 우전해수욕장의 까마득한 모래사장과 해수욕장을 감싸고 있는 소나무 숲과 함께 푸른 바다가 한편의 풍경화가 된다.

정상에 서니 이러한 증도의 절경이 실감나게 다가온다. 우전해수욕장의 검푸른 해송 숲은 마치 한반도를 닮아 신비하다. 갯벌 위에 놓인 짱뚱어다리의 모습은 소박해서 좋다. 정상에서 내려다보이는 태평염전은 140만평에 이르는, 단일염전으로는 국내 최대의 염전이다. 연간 1만6000t의 소금이 이곳에서 생산된다. 염전 주변에는 소금박물관, 염전체험장 등 다양한 체험시설도 갖추고 있다.

상정봉 정상에서 바라 본 아름다운 풍경들.
길은 갯벌해변으로 이어진다. 엄청나게 넓은 갯벌은 물이 빠져 맨 살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게가 갯벌 속으로 몸을 숨겼다가 슬며시 기어 나와 잔걸음으로 갯벌 위를 기어간다. 여기에 뒤질세라 짱뚱어도 몸을 비비꼬며 춤을 춘다. 이렇게 갯벌은 게와 짱뚱어의 놀이터가 된다.

이런 갯벌 위에 472m에 이르는 짱뚱어다리가 있다. 다리는 작은 철기둥 위에 나무판자를 깔아 주변의 갯벌과 어울리게 했다. 사람들이 다리를 건너면서 갯벌에서 자유롭게 놀고 있는 게와 짱뚱어를 바라볼 수 있게 한 것이다. 짱뚱어다리에 기대어 갯벌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모습들이 행복해 보인다.

짱뚱어다리를 건너면 드넓은 우전해수욕장이다. 우전해변은 엘도라도리조트까지 타원형을 그리며 무려 4.2㎞에 달하는 모래사장을 이룬다. 밀가루처럼 고운 모래는 한없이 부드럽고, 끊임없이 밀려왔다 밀려가는 파도는 거침이 없다.

우전해변 모래사장 옆으로는 10만 그루의 해송이 숲을 이루고 있다. 50여 년 전 거센 모래바람을 막기 위해 조성한 이 솔숲은 90㏊에 달한다. 모실길은 우전해변을 따라 조성된 한반도 모양의 해송숲길을 걷게 되어 있다. 길을 걷다보면 갯내음과 솔향이 만나고, 그윽한 숲과 장쾌한 바다가 가슴에 안겨온다. 소나무 사이로 불어오는 바닷바람이 상쾌하고, 바다에서 들려오는 해조음이 감미롭다.

엘도라도리조트가 점점 가까워진다. 리조트는 이러한 우전해수욕장의 아름다운 풍경을 내려다보며 해변언덕 위에 자리를 잡았다. 엘도라도리조트에 서서 눈부시게 아름다운 풍경에 넋을 잃는다.

우전해변 모래사장으로 펼쳐진 10만 그루의 해송 숲길.
리조트 아래 신안갯벌센터에서 3코스가 끝나고, 4코스인 ‘갯벌공원의 길’이 시작된다. 여기에서 노두길이 놓여 있는 화도 입구까지는 차량으로 이동한다. 노두길 입구에는 ‘1004 갯벌공원’ 표지판이 서 있다.

화도는 증도에서 1.2㎞ 떨어져 있는 부속 섬인데, 이 두 섬 사이에 광활한 갯벌이 형성되어 있다. 이 갯벌은 증도 곳곳에 있는 갯벌 중에서도 가장 넓은 면적을 자랑한다. 증도에는 펄갯벌과 모래갯벌, 혼합갯벌 등 다양한 종류의 갯벌이 잘 보존되어 있다. 증도는 한국 최초의 갯벌도립공원이고,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이며 람사르습지이자 국가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된 지역이다. 증도를 중심으로 한 서남해안 갯벌은 세계 5대 습지 중 하나로 원시성이 잘 유지되어 있기 때문이다.


증도와 화도 사이를 잇는 1.2㎞에 이르는 노두길.
몸과 마음이 지친 모든이에게 ‘힐빙’(힐링+웰빙) 선사
증도와 화도 사이에도 예로부터 1.2㎞에 이르는 노두길이 있었다. 징검다리 형식으로 놓였던 노두길은 자동차 한 대 다닐 수 있을 정도의 폭으로 돌을 메워 시멘트 포장을 한 현재의 길이 되었다. 빠졌던 물이 차오르고 있는 시간이라 드넓은 갯벌을 볼 수는 없지만, 양쪽으로 바닷물이 차 있어 모세가 가른 홍해의 바닷길을 걸어가는 기분이다.

노두길을 건너니 화도다. 만조가 되면 섬이 꽃봉오리 같다하여 화도(花島)라 불렀단다. 화도가 유명해 진 것은 노두길에도 있지만 2007년에 MBC에서 방영한 ‘고맙습니다’라는 드라마 촬영지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해변길을 따라 ‘고맙습니다’ 촬영지로 향한다. 촬영지는 마을 외곽의 외딴집으로 지금도 사람이 살고 있고, 집에는 당시 상영했던 영상사진들이 걸려 있다. 촬영가옥 뒤편 해변에 놓인 운치 있는 의자에 앉으니 바다와 주변의 섬들이 만든 풍경이 한없이 아름답다. 해변 길을 걷는데 파도가 감미로운 음악을 연주해준다.

노두길을 다시 건너 증도로 간다. 노두길에는 어느새 물이 차오르기 시작한다. 가끔 노두길까지 올라오는 바닷물을 밟으며 걸으니 바다 위를 걷는 기분이다. 잠시 후면 노두길도 물에 잠길 것이다.



여행수첩
▶증도해변과 염전을 한 바퀴 도는 증도 모실길은 총 42.7㎞에 4개 코스로 나누어져 있다.
▶가는 길 : 무안-광주고속도로 북무안IC → 24번 국도 해제·지도 방향 →해제·지도 갈림길에서 지도 방향으로 좌회전 → 지도읍소재지에서 사옥도·증도 방향으로 좌회전 → 지도대교 → 증도대교 → 증도면소재지 → 해저유물발굴기념비
▶증도에는 증도 갯벌에서 나는 짱뚱어탕이 유명하다. 면소재지에 있는 안성식당(061-271-7998), 이학식당(061-271-7800)에 가면 짱뚱어탕과 함께 백합탕도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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