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 곳곳에서 봄꽃향연이 펼쳐지고 있다. 하천둑길이나 2차선 도로에는 하얀 벚꽃벨트가 이뤄졌다. 구불구불 이어지는 하천이나 옛길을 따라 벚꽃물결도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경천생활체육공원 옆 벚꽃길.

대지 곳곳에서 봄꽃향연이 펼쳐지고 있다. 하천둑길이나 2차선 도로에는 하얀 벚꽃벨트가 이뤄졌다. 구불구불 이어지는 하천이나 옛길을 따라 벚꽃물결도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풍성하게 핀 벚꽃은 주변의 초록색 대지와 어울려 더욱 색상의 대비를 이뤘다.

복숭아밭에서는 핑크빛 복사꽃이 우아한 자태를 드러낸다. 곳곳에 핀 벚꽃 속에서 복사꽃이 정숙한 여인처럼 은은한 매력을 발산한다. 배를 재배하는 과수원에서는 배꽃이 청초하게 꽃을 피웠다. 이에 뒤질세라 조팝나무도 밥톨만한 꽃을 풍성하게 달고 봄을 즐기고 있다.

봄꽃향연이 펼쳐지는 대지를 바라보며 떠나는 여행은 꽃마차를 타고 가는 여행이다. 17번 국도를 따라 완주군 고산면을 지나 대둔산 방향으로 달려간다. 완주군 경천면은 자연이 잘 살아있고 청정한 지역이다. 산골에 자리한 경천면소재지는 작고 한적하다.

경천생활체육공원주차장에 도착했다. 경천생활체육공원은 축구장, 족구장, 풋살장, 농구장 등을 갖추고 있다. 경천생활체육공원 주변을 벚꽃이 감싸고 있다. 하얀색과 분홍색 벚꽃이 길손을 맞이한다. 경천생활체육공원주차장 앞에 ‘전북 천리길-완주 운문골 마실길’ 안내 표지판이 서 있다.

푸른 밭 뒤 하천둑길에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다. 하얀 벚꽃물결은 앞쪽의 푸른 초원과 어울려 더욱 화사해졌다. 벚꽃터널은 만경경으로 흘러가는 구룡천 둑길을 따라 이어진다. 운문골 마실길은 구룡천에 놓인 구룡교라는 다리를 건너게 돼 있지만, 우리는 하천 양쪽에 피어있는 벚꽃길을 따라 걷기로 했다.

경천생활체육공원 옆 구룡천 둑길에 들어서니 만개한 벚꽃이 꽃 대궐을 이루고 있다.

이곳 벚꽃길은 잘 알려져 있지 않아 외부에서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은 거의 없다. 주변에 사는 주민들이 가끔 다녀갈 뿐 한적하기 그지없다. 벚꽃길을 걷고 있으니 구룡천을 따라 흐르는 물소리가 고요함을 더해준다.

푸른 하늘에 비췬 하얀 벚꽃들이 그렇게 화사할 수 없다. 불어오는 바람에 꽃비가 내리고, 우리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감싸인다.

윙윙거리는 꿀벌소리를 들으며 봄의 소리를 마음에 담고, 코끝을 자극하는 벚꽃향기를 맡으며 봄 향기에 취한다.

구룡교에서 300m 쯤 둑길을 거슬러 올라가면 벚꽃길이 끝난다. 벚꽃길이 끝나는 지점에는 하천을 건너갈 수 있도록 돌다리가 놓여있다. 돌다리를 건너는데 하천 양쪽으로 타원을 그리며 이어지는 벚꽃물결이 화사하게 다가온다. 산골짜기를 따라 흘러온 물이라 속이 훤히 보일 정도로 맑다. 맑은 물위에 하얀 벚꽃벨트가 그림을 그려놓았다. 벚꽃길이 길지는 않지만 하천 양쪽으로 펼쳐지는 모습이 화사한 봄을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다.

구룡천 돌다리를 건너는데 하천 양쪽으로 타원을 그리며 이어지는 벚꽃물결이 화사하게 다가온다.

맑은 물위에 하얀 벚꽃벨트가 그림을 그려놓았다. 경천 벚꽃길은 길지는 않지만 하천 양쪽으로 펼쳐지는 모습이 화사한 봄을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다.

하천 양쪽 둑길로 이어진 벚꽃길을 걷고 나서 구룡교로 돌아왔다. 경천생활체육공원에서 구룡교를 건너면 경천애인권역활성화센터가 자리하고 있다.

하늘을 공경하고 사람을 사랑하라는 경천애인(敬天愛人)이라는 이름이 눈길을 끈다.

주변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구룡천이 흐르는 경천애인권역은 맑은 공기와 푸른 산이 함께 어우러진 청정지역이다.

이곳은 자연친화적인 생태마을이자 녹색농촌체험마을로 활용되고 있다. 숙박시설, 체험시설, 강당, 식당, 수영장, 동물농장, 캠핑장 등을 갖추고 있다.

길은 산골짜기 임도로 이어진다. 주변 곳곳에는 벚꽃을 비롯하여 여러 종류의 봄꽃들이 화사함을 뽐낸다. 막 새싹을 내기 시작한 연잎들이 봄의 생명력을 가져다준다. 골짜기에는 청아한 소리를 내며 맑은 물이 흘러간다. 이렇게 봄이 무르익어가고 있다.

길은 작은 계곡 옆 임도를 따라 구불구불 이어진다. 길가에서 편백나무 가로수가 길안내를 해준다. 잣나무 군락이 짙푸르게 산비탈을 장식하고 있다.

임도 주변에서 쑥을 비롯한 여러 가지 봄나물을 캐고 있는 주민 네 분을 만났다. 이분들이 채취한 나물 중에는 우리가 전혀 보지 못한 것도 있다.

“청정한 땅에서 자란 봄나물은 보약 중 보약이지요.”

한 주민의 얘기에 따르면 이 골짜기에는 담비도 살고 있단다. 담비가 잣나무에서 잣을 따먹곤 한다는 얘기도 덧붙인다. 담비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2급으로 지정돼 있는 희귀한 야생동물이다.

잣나무 군락지를 지나자 편백나무숲이 기다리고 있다. 경천 편백숲으로 불리는 이 숲에는 앉아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평상과 숲속도서관이 설치돼 있다. 경천 편백숲에는 1.78㎞에 이르는 편백숲길이 개설돼 있으나 운문골 마실길은 편백숲길을 걷지 않고 작은 계곡을 사이에 두고서 임도를 따라 걷게 된다.

경천 편백숲으로 불리는 이 숲에는 앉아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평상과 숲속도서관이 설치돼 있다.

봉수대산(585m)으로 오르는 갈림길을 지나 운문골로 넘어가는 고갯마루로 향한다. 임도가 지나는 고갯마루에는 사각정자가 자리하고 있다. 고갯마루는 봉수대산에서 고도를 낮추며 내려온 능선에 위치해 있으며, 완주군 경천면과 고산면의 경계를 이룬다. 정자는 길을 걷는 사람들이 잠시 쉬었다 가기에 안성맞춤이다.

고갯마루에 있는 정자에 앉아있으니 불어오는 봄바람이 상큼하다. 산속에서 맞이하는 봄바람에는 꽃향기와 새싹향기가 섞여있다.

고산면 소향리로 통하는 임도를 따라 걷는데, 산벚꽃이 곳곳에 피어있다. 꽃이 완전히 피고 난 후에야 새잎을 내는 왕벚나무와 달리 산벚나무는 꽃과 잎이 동시에 나온다. 산벚꽃은 연두색 잎 위에 하얀 꽃이 피어 산뜻한 느낌을 준다.

제비꽃, 양지꽃, 민들레꽃 등 봄에 피는 야생화들도 조용히 꽃을 피웠다.

봄은 꽃으로 온다는 사실을 실감한다. 봄은 기다리지 않아도 어김없이 찾아와 푸른 싹을 내밀고, 예쁜 꽃을 피워낸다.

봄은 생명의 계절이고, 신비의 계절이다. 갓 새싹을 내민 연잎은 무채색이었던 산을 연두색으로 바꿔놓았다. 연둣빛 산을 바라보며 걷는 발걸음이 가볍다.

운암산(605.1m)이 지척에 우뚝 서 있다. 임도를 따라 내려오니 운문골이다. 운문골을 흐르는 운문천 물소리가 경쾌하기 그지없다. 운문골 깊은 골짜기에서 흘러오는 물줄기에도 이미 봄기운이 잔뜩 담겨있다. 티 없이 맑은 계곡은 산벚꽃, 복사꽃, 조팝꽃 같은 봄꽃과 연두색 신록의 박수를 받으며 봄의 교향곡을 연주한다.

운문골 깊은 골짜기에서 흘러오는 물줄기에도 이미 봄기운이 잔뜩 담겨있다. 티 없이 맑은 계곡은 산벚꽃, 복사꽃, 조팝꽃 같은 봄꽃과 연두색 신록의 박수를 받으며 봄의 교향곡을 연주한다.

대아저수지 댐 아래에 자리한 완주전통문화공원에 도착했다. 완주전통문화공원에는 완주전통문화체험장, 놀토피아, 완주어린이안전체험관, 전통무예체험장이 있다. 운암산이 감싸고 있는 완주전통문화공원에도 봄이 무르익고 있다.

<장갑수·여행작가>

※여행쪽지
▲완주 운문골 마실길은 전북특별자치도가 지정한 전북 천리길 중 하나로 완주군 경천면과 고산면 소향리를 연결하는 임도를 따라 걷는 길이다. 봄철이면 경천면 구룡천에 핀 벚꽃이 화사하고, 숲속 임도를 따라 편안하게 걸으며 신록의 싱그러움을 맛볼 수 있다.
※코스 : 경천생활체육공원→경천애인권역활성화센터→경천 편백숲→운문골→완주전통문화체험장
※거리, 소요시간 : 6.6㎞, 2시간 20분 소요
※출발지 내비게이션 주소 : 경천생활체육공원(전북특별자치도 완주군 경천면 경천리 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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