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21일(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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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밑을 보지 말고 눈을 들어 별을 보라”
박종철 박사의 별이야기 (9)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의 명연설

  • 입력날짜 : 2014. 07.08. 20:11
스티븐 호킹과 고(故) 김대중 대통령은 지난 1993년 1-6월 영국 케임브리지시에서 이웃으로 살면서 우정을 나눴던 사이로 알려져 있다. 함께 식사하는 경우도 많았고, 망명 아닌 망명객이었던 김 대통령이 영국에서 생활하는 동안 스티븐 호킹은 김 대통령의 우주과학에 대한 많은 호기심을 충족해줬다.

첫 부인 제인과 이혼하고, 자신의 간호사와 재혼한 뒤 또 이혼하는 아픔을 겪어야 했던 스티븐 호킹은 2012년 8월 30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장애인올림픽에 깜짝 등장해 세간의 뜨거운 관심을 샀다. 그가 우리에게 절규하듯이 외친 ‘인간의 표준은 없다’라는 주제의 당시 개막연설은 인간 존재의 가치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확실한 답을 주는 것이었다. 전신마비에 얼굴근육까지 굳어버린 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의 두뇌에서 생산되는 가장 아름답고 자유로운 음성을 듣게 된 것이다.

‘과학과 휴머니티의 결합’이라고 칭송하는 세계의 언론들과 세상 사람들을 향해 그는 “발밑을 보지 말고 눈을 들어 별을 보라. 호기심을 가져라”고 메시지를 남겼다. 발밑을 보지 말라는 의미는 너무 세속적으로 부와 명예에 휩쓸리는데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는 것이고, 별을 보라는 것은 물질만능시대에 형이상학적인 면에 관심을 가지라는 것이며, 호기심을 가지라는 것은 가치 있고 창조적인 일에 관심을 가지라는 것이다.

특히 당시 스티븐 호킹은 루게릭병이라는 근육무력증으로 유일하게 쓸 수 있는 손가락 두개만으로 커서(Cursor)를 조작해 문장을 만들고, 신디사이저로 의미를 전달했다. ‘계몽’(Enlightenment)이란 주제로 열린 개막공연에서는 뉴튼 등 영국 문화에 대한 자긍심과 인류 역사상 과학 발전에 기여한 사실들을 표현했다. 또 장애인과 함께 각 대륙에서 모인 3천250명이 우산을 들고 ‘입자’로 변신해 무대 한가운데에 있는 거대한 우산 조형물 안으로 소용돌이처럼 빨려 들어가 빅뱅이 펼쳐지는 등 블랙홀 연구로 우주 기원을 풀려는 스티븐 호킹의 도전정신을 표현했다.

호킹 박사는 그때 “인간은 모두 다르고 ‘표준’은 없습니다. 하지만 누구나 ‘인간정신’이 있다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무엇인가를 창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 힉스 입자의 발견은 인간 노력의 성과이고, 이는 우리의 인식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듯이 패럴림픽도 세상 사람들에 대한 인식을 바꿔놓을 것입니다”라고 강조해 전 세계인으로부터 “패럴림픽의 목표를 잘 살린 감동의 개막식이었다. 우리가 가치관을 잃고 사는 것에 대한 경고였다”는 극찬을 받기도 했다.

‘발밑을 보지 말고 별을 보라’는 스티븐 호킹의 뜻에 따라 여름 밤하늘을 올려다보자. 요즘에 가장 각광 받는 별이 토성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토성이 초저녁이면 동남쪽 천정 바로 아래에서 환한 미소를 지으면서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다. 토성은 카시니라는 사람이 발견한 검은 테가 있으며, 소형 망원경으로도 볼 수 있다. 영어로 새턴(Saturn)이라고 불린다.

토성과 관련해 우리에게는 한 장의 의미 깊은 사진이 있다. 무인우주선에 의해 찍힌 사진 속에 먼지 같은 한점이 보이는데, 이 한 점안에서 70억명의 인구가 날마다 싸우면서 생각하며 살고 있는 것이다. 대우주속에서 지구는 한 개의 점보다 작은 먼지(Cosmic Dust)로 표현되며, 지구 자체를 하나의 비행체인 우주선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우주선 지구호에 탑승한 인류가 ‘인간은 모두 다르고 표준이 없다’라는 심오한 사고 앞에서 맞닥뜨린 것이다. 장애와 비장애, 잘남과 못남이 인간의 어떤 표준도 될 수 없다는 스티븐 호킹의 생각이 정상적이고, 시간의 그늘막 속에서 한정적인 삶을 살아가며 편견으로 둘러싸인 우리가 비정상적일수도 있다는 점을 음미해본다. /이학박사·담양 국제환경천문대장·조선대 지구과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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