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21일(목요일)
홈 >> 특집 > 박종철 박사의 별이야기

철학자 칸트도 천문학을 했다
박종철 박사의 별이야기 (10) 태양계에 대한 칸트의 생각

  • 입력날짜 : 2014. 07.15. 19:24
필자가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철학자 칸트에 대해 말하면 ‘무슨 자연과학 시간에 철학자이야기를 하는가?’ 하고 의아해 한다. 천문학 하는 사람이 철학자 칸트에 대해 논하는 것 자체가 어색하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당시 학문하는 분위기가 천문학자나 철학자 등이 명확하게 갈려진 것이 아니고 복합적 학문을 했기 때문에 철학자 칸트가 우주에 대해 성운설을 발표했다는 것은 당연하게 받아들여졌으며, 현대 천문학 교과서에 ‘칸트의 성운설 (Kant’s Nebula Hypothesis)’은 당당하게 자리잡고 있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르네상스적인 인간이 통섭(Consilience)의 학문을 한다. 그러나 칸트가 자연과학의 범주에 ‘화학’을 포함시키지 않았다는 것은 참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이다.

필자가 공저자로 참여한 ‘지구과학사전’ 에 의하면 ‘칸트의 성운설’은 태양계가 만들어진 과정을 설명한 이론이다. 이는 1755년에 칸트가 주장하고, 1796년에 라플라스가 추가 제안했는데 이 이론에 따르면 태양계는 원래 매우 천천히 자전하는 거대한 가스덩어리였고, 이 가스덩어리가 점차 식어 만유인력에 의해 중심 쪽으로 낙하하는 현상이 일어나 중력에 의해 부피가 줄어들었다. 이어 낙하도중 충돌해서 옆으로 튀어 회전하는 입자들이 생겨 계속 옆으로 충돌한 결과 전체 물체의 공통중심으로 회전 속도는 점점 빨라졌고, 어느 단계에 이르자 적도 부근에서 원심력이 크게 작용해 중심부의 물질이 떨어져 나갔고, 가스덩어리는 고리모양을 이뤘다. 떨어져 나간 중심부의 물질들의 부피는 계속 줄어들고 회전도 빨라져서, 결국 한 개의 물체로 뭉쳐져 회전하게 됐다. 이러한 과정이 몇 차례 반복되다가 마침내 원시 태양계는 중심 가스덩어리와 그것을 둘러싸고 있는 몇 개의 고리모양의 가스덩어리가 됐고, 이때 중심부에서 떨어져 나온 것이 태양이고, 부피가 줄어들어 고리모양으로 만들어진 것이 태양 주위를 돌고 있는 행성이며, 행성들이 자전하면서 거기에서 떨어져 나온 것들이 바로 위성이다.

이 학설은 태양계가 만들어진 과정을 잘 설명하고, 위성에 대해서도 설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최초의 과학적인 태양계 기원설로 사람들의 주목을 끌었다. 이 학설의 가장 큰 모순은 각(角)운동량에 대한 것으로 이렇게 큰 각운동량을 가진 성운은 부피가 줄어들 수 없고, 행성으로 뭉쳐질 수도 없다는 사실이다

현대천문학에서 설명하는 태양계는 처음 태어났을 때부터 격렬하게 진화하면서 행성이 생겼고 행성 주위에 형성돼 있던 가스 물질과 먼지에서 위성이 탄생했다. 지구는 한 개의 위성, 화성은 두 개의 위성, 그리고 화성과 목성사이에 수많은 소행성이 존재하게 됐다. 태양계 초기 진화 때 행성들의 궤도는 안쪽 또는 바깥쪽으로 바뀌며, 행성들끼리 서로 위치를 바꾸기도 했다. 하늘에서의 이치가 지구에서도 존재한다. 사람의 일생과 같이 서로 평형(Thermo-Equilibrium)을 이루기 위해 서로 바꾸고 양보하고 계속적으로 활동한다.

약 64억 년 후 태양의 표면 온도는 내려가며 부피는 크게 확장된다. 그 때 지구는 태양 속에 빨려 들어가 없어지지만 그 때를 걱정할 필요는 없다. 차라리, 자연과학에 대한 형이상학적 개념을 정리해 수학적·과학적인 활동의 영역을 다룬 ‘순수이성비판’, 이성의 실천적 측면인 윤리도덕에 관한 ‘실천이성비판’ 그리고 미학의 감성에 대한 ‘판단력 비판’이 칸트 생각이라는 것을 음미해 보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이학박사·담양 국제환경천문대장·조선대지구과학과 겸임교수


kjdaily.com


▶ 디지털 뉴스 콘텐츠 이용규칙보기





많이본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