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18일(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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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간 맛·품질·소비자 신뢰로 한국김치 명성 지켜
전라도 김치, 중국 입맛을 탐하라
<4>중국 현지김치공장 ‘경복궁’

방부제·첨가제·색소 사용 안해
5만평 직영농장서 원재료 확보
中 김치소비 증가 속 가격 관건

  • 입력날짜 : 2015. 08.23. 20:09
‘경복궁’은 공장규모는 크지 않지만 중국내 대도시 마트에 공급되고 있어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이다. 문지혜 사장은 제조과정에서 방부제, 첨가제, 색소를 쓰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강조했다.사진=김기식기자 pj21@kjdaily.com
청도에서 김치는 한국의 전통식품이라는 경계를 넘어 중국화된 식품이라는 인상을 받는다. 청도 시내 상가에서 한글간판을 단 가게를 어렵지 않게 만나듯 김치 역시 식탁에서 낯익은 대상이다. 다만 맛이 조금 다를 뿐이다.

그 맛의 차이는 배추와 양념, 즉 원부재료와 손맛에서 나올 것이다. 중국 내수소비를 타겟으로 김치를 생산하는 한국인 김치공장을 방문했다.

우리가 찾은 곳은 청도에서 18년째 김치사업을 하고 있는 ‘경복궁’이다. ‘경복궁’은 공장규모는 크지 않지만 중국내 대도시 마트에 공급되고 있어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이다. 지역으로는 산동성 외에도 광주, 상해, 북경, 홍콩 등 중국 전역으로 퍼져나가고, 5성급 호텔, 식당, 기업체, 대형마트, 소매점 등에 김치를 공급하고 있다.

여성CEO 문지혜(41) 사장이 취재팀을 반갑게 맞아주었다. 첫 인상이 단아하면서도 깐깐한 이미지가 느껴졌다. 때마침 점심시간이라 구내식당에서 배식을 받아 식사를 하면서 인터뷰를 가졌다.

식판에는 흰 쌀밥과 가지나물, 장아찌, 마늘소스, 돼지고기 볶음 정도였다. 그리고 공장에서 만든 400g 용기 김치가 더해졌다.

그녀는 서강대에서 화학을 전공한 공학도 출신이다. 우선 중국에서 사업을 하게 된 사연부터 물었다. “1997년 부친이 김치사업을 시작하셨는데 2002년 암 진단을 받고 입원하는 바람에 사업을 맡게 되었죠. 갑작스레 닥친 일이라 중국어 한마디도 못하는 저로서는 회사를 어떻게 꾸려가야 할 지 몹시 당황스러웠죠.”

부친 문병순(70)씨는 무역업을 하다 한·중수교 다음해인 1993년 청도에서 한국식당과 호텔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한국관광객들이 편히 쉬고 먹을 만한 데가 없어 불편을 해소하는 것이 시급한 문제였기 때문이다. 수교 초기 청도는 한·중을 오가는 관문이었기에 한식당은 늘 손님들로 넘쳐났다. 그 결과 현재는 한식당 3곳과 호텔 1곳, 그리고 김치공장까지 사업규모가 커졌다.

‘경복궁’이란 상호를 쓰는데도 우여곡절이 있었다고 한다. “당국에서 궁궐이름을 상호로 쓰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허가를 해주지 않는 거예요. 아마도 전근대성을 비판하는 문화혁명적 사고가 남아 왕의 거처를 상표로 사용하는 것에 부정적으로 생각했나 봐요. 저는 오히려 전통을 중시하고 손님을 왕처럼 정성껏 모시겠다는 뜻이라고 설득해서 겨우 상공국의 승인을 받았죠.”

화제를 김치사업으로 돌렸다. 지난 18년간 중국내 김치사업의 과정이 어쨌는지 궁금했다. 문 사장은 한마디로 부침의 연속이었다고 평가했다. “처음엔 내수위주로 판매하다가 2005년부터 한국에 김치수출을 시작했는데 한국수입 업체들이 부도를 내거나 사기를 치고 도망가는 경우가 많아 큰 손실을 입었죠. 지금은 베트남, 싱가포르, 영국 등에 수출하고 있어요.”

중국 소비자들의 김치선호도는 어떤지 물었다. “한국문화에 대해 우호적이고 매운맛에도 익숙한 편이예요. 지금은 한족들도 김치소비량이 늘어나고 있어요. 배추김치의 경우 한국맛을 좋아하지만, 깍두기는 단맛이 많이 나는 일본산을 선호하죠. 또한 중국내 지역마다 선호하는 김치맛이 달라요. 산동성 지역은 맵고 강한 맛을 즐겨하고, 상해는 마늘, 파, 그리고 매운맛을 싫어해 일본김치 수요가 많아요.”

중국 당국의 김치위생기준 완화조치가 시행될 경우 한국산 김치의 시장전망은 어떨지 물었다. 중국내 김치소비가 늘면서 시장도 꾸준히 커지고 있지만 뚜렷한 증가세는 아니라고 평가했다. 또 고급 김치시장도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이같은 전망은 문 사장이 수시로 시장조사를 한 결과 얻어진 결론이다.

다시 말머리를 경복궁 김치로 돌려보았다. 부침이 심한 중국 김치시장에서 어떻게 18년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는지 비결이 궁금했다.

“믿을 수 있고 신선한 원재료를 확보하기 위해 배추 주산지인 정도 교주시 교래전에 5만평의 직영농장을 운영하고 있죠. 한국품종의 종자와 유기질 비료를 사용해 양질의 배추를 재배하고 있습니다. 또한 건강에 해로운 방부제, 첨가제, 색소를 전혀 쓰지 않아요. 배추 등 원재료를 세척할 때 이물질이 제대로 제거되지 않아 보상금을 내건 적도 있지요. 이처럼 극성스런 위생관리에 대해 직원들이 너무 이상적으로 생산한다고 반론을 제기하기도 하죠.”

문 사장은 부친의 경영이념인 ‘정직, 성실, 감사’를 늘 마음에 새기며 소비자로부터 신뢰받는 기업이 되고자 노력한다고 밝혔다.


이 기획물은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중국 청도=박준수 기자 jspark@kj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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