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제철은 ‘저탄소 녹색성장’ 실천 일환으로 매주 화요일을 자전거 타는 날로 정하는등 직원들에게 ‘자전거 출·퇴근’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광양제철 직원들이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는 모습. (주)CT&T는 지난 3월 영광에 전기자동차 생산공장 착공식과 전국 최초 전기차산업 육성 출범식을 가졌다.

저탄소 녹색성장은 지역 경제계의 주요 화두다. 그동안 화석연료에 의존도가 높았던 지역 경제계는 서둘러 이산화탄소(CO₂)배출량을 줄이는 설비로 바꾸는 등 청정에너지 사용에 주력하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 및 자원 고갈 위기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어 사전에 대비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실제 우리나라의 1차 에너지원별 비중은 2006년 기준 석유가 43.6%, 석탄 24.3%, 원자력 15.9%, LNG 13.7%, 신재생에너지 2.5% 등이다.
원자력과 LNG, 신재생에너지 사용이 늘고 있지만 여전히 화석연료의 의존도가 높다. 다만 근래들어 대기업과 중견기업을 중심으로 청정에너지 사용을 늘리고 관련기술을 개발하는 등 녹색성장 추진에 가속이 붙고 있다.
광양제철소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9% 감축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CO₂저감 혁신팀’이라는 이산화탄소 전담 조직을 발족해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07년부터는 독자적으로 추진해 온 ‘소수력 발전사업’의 최근 발전량이 500만 kW를 돌파하는 성과를 거뒀다. 광양 진상면 수어댐에서 광양제철소로 유입되는 원수배관의 자연낙차를 이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소수력 발전은 연간 5천MWh의 전력생산이 가능하고 대체 에너지 개발을 통한 CO2 배출줄이기와 수익창출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밖에 ‘저탄소 녹색성장’ 실천 일환으로 직원들에게 ‘자전거 출·퇴근’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LG화학 나주공장은 지난해 6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청정연료전환사업을 유엔의 청정개발체제(CDM)에 공식 등록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산업부문 연료전환 사업분야에서는 국내 최초 등록 사례다. 나주공장은 지난 2006년부터 이 사업을 추진해 결실을 맺었다.
CDM이란 온실가스 감축사업을 유엔에 등록해 유엔 인증 온실가스 배출권을 확보하고 이를 판매할 수 있게 한 국제규격을 의미한다. 또 기존에 사용하던 에너지원인 벙커씨유를 청정원료인 LNG로 전환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7% 절감했다.
육재오 에너지담당 부장은 “CDM 구축으로 당장 운전비용 등을 획기적으로 절감한 것은 아니지만 10년 기준으로 최대 50억원을 절감하고 친환경 기업이미지를 구축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2008년 삼성물산이 220억원을 투자해 진도군 고군면 의 폐염전 터에 지은 태양광 발전소 ‘솔루채 진도’는 향후 10년간 약 20만 이산화탄소 톤(t)(각종 온실가스를 이산화탄소 기준으로 환산한 톤 단위)의 탄소배출권을 확보하게 됐다.
중소기업들도 저탄소녹색성장 실천이 활발하다. (주)CT&T는 지난 3월 영광에 전기자동차 생산공장 착공식과 전국 최초 전기자동차산업 육성 출범식을 가졌다.
국내 최대 근거리 전기자동차 완성차 기업인 CT&T 생산공장이 영광에 착공됨으로써 현재 호남광역경제권 선도 산업으로 3년간 약 500억원의 국비가 투입되는 ‘친환경 전기자동차 육성사업’이 탄력을 받게 됐다.
전남도도 지역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전남도는 올해 에너지관리공단과 공동으로 중소기업 에너지자율진단사업비 1억5천만원을 확보했다. 도는 지역 중 소기업가운데 탄소배출이 많은 기업이 시설진단 등을 실시할 경우 지원할 예정이다.
고영진 전남도 녹색성장담당은 “녹색성장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지역 중견기업을 중심으로 관련기술 및 연료사용 패턴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며“ 전남도에서도 에너지 자율진단사업비 지원 등을 통해 지역기업의 경쟁력 강화에 힘을 더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람직한 산업계의 녹색투자
신승일 에너지관리공단 호남지역에너지기후변화센터장

최근 국제사회의 주요 흐름은 ‘기후변화 대응’이라는 말이 화두다. 경제 선진국으로 인식되고 있는 우리나라 역시 세계 각국으로부터 경제적 지위에 걸맞게 온실가스 감축에 나서라는 압력을 거세게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는 선제적 대응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삼고자 작년 국무회의를 통해 2020년 온실가스배출전망치(BAU) 대비 30%를 감축하기로 의결했다. 정부와 에너지관리공단에서도 올해부터 산업, 건물, 교통 등 각 부문별로 에너지목표관리제를 시범 실시하고 있다. 따라서 국내외적으로 에너지 사용을 줄이고 온실가스를 감축하기 위해서는 사회 각 부분에 에너지소비에 대한 기존의 인식을 뿌리째 바꾸지 않으면 안 될 시점에 이른 것이다.
정부에서는 기후변화협약에 대처하고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이룩해 국가경제를 선진국 반열에 도달시키고자 기업 제조공정의 고효율화와 신성장동력인 신재생에너지산업으로의 진출을 독려하고 하고 있다.
특히 호남지역은 전국에서 태양광주택 보급이 가장 많다. 2008년까지 전국적으로는 2만3천640호가 보급됐는데, 이중 광주시는 1천383호로 6%, 전남은 4천404호로 19% 등 광주전남지역이 총 25%에 이른다. 또 서해와 남해가 접해있고 일사량이 전국 최대로 태양광 및 풍력보급의 최적지다. 이러한 조건으로 그동안 동양 최대 태양광발전소가 신안 중도에 건립됐고, 순천만에도 태양광발전단지가 건립되는 등 그동안 태양광 보급이 활발하다.
광주 및 전남지역은 그동안 태양광보급이 가장 활발한 지역으로, 타 지역에서 생산된 태양광 판넬의 소비 지역에 머물렀지만, 여러 태양광모듈 제조들이 광주로 이전해 오면서 기존 심포니에너지 등과 함께 광주가 태양광 제조업 중심지로 거듭날 채비를 갖추고 있다.
전남도 역시 신안, 영광 등 서남해안지역에 5기가 해상풍력단지로 조성하고 주변 신안조선타운에 대규모 풍력기자재업체를 유치해 국제적인 해상풍력의 메카로 만들 계획이어서 이것이 계획대로만 된다면 광주전남은 명실공히 태양광, 광산업 및 해상풍력산업의 중심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재생에너지산업 뿐만아니라, 기존 굴뚝산업 역시 제조공정의 고효율화를 통해 체질개선이 활발하다. 전남 동부권은 여수에 국내 최대 석유화학단지가, 광양에는 제철소가 있다.
예를 들어 여수에 있는 GS칼텍스의 경우, 수익성이 낮은 중질유를 고부가가치의 석유제품으로 탈바꿈시키는 고도화설비에 투자해 국제경쟁력을 높이고 국내 석유자원 효율성까지 동시에 높이고 있다. 고도화설비는 원유를 정제하면 40%는 벙커C유와 같은 중질유가 된다. 벙커C유는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예전에 비해 잘 사용되지 않기 때문에 원유보다도 값이 낮은 실정이어서 업체 입장에서는 수익성 낮은 제품이다. 이 같은 벙커C유에서 휘발유나 경유와 같은 경질유를 다시 뽑아내는 시설이 바로 고도화설비다. 친환경 석유제품 수요 증가에 대비하고 미래의 지속가능한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올해 완공을 목표로 3조원 이상을 투자하고 있다.
저탄소 녹색성장! 이것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현재는 물론 미래를 위한 생존전략이다. 저탄소 녹색성장은 우리나라만 외치는 것이 아니다. 전 세계가 사활을 걸고 새로운 신성장동력산업을 누가 먼저 쟁취해 헤게모니를 쥐느냐이다. 각 나라가 국가의 명운을 걸고 싸우고 있다. ‘The winner take it all(승자독식)’이란 말이 새삼 머리에 떠오른다. 우리나라 특히 호남지역이 신성장동력의 핵심인 신재생에너지산업의 메카가 되어 국가경제를 선도하길 바란다.


/오성수 기자 star555@kjdaily.com

▶ 디지털 뉴스 콘텐츠 이용규칙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