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은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일이었다. 87년 전 일어났던 광주 학생독립운동을 기념해 제정된 날이다. 1929년 10월 30일 나주 역에서 발생한 조선 여학생 희롱사건이 불씨가 되어 11월 3일의 항일 시위로 확대됐다. 이 운동은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갔으며 학생뿐만 아니라 전국의 모든 국민들이 일제히 일본의 폭력에 대항하게 된다.

이 항일운동의 가장 큰 의의라면 우리 민족의 숭고한 정신이 학생들을 통해 깨어나게 됐다는 점이다. 광주에서 시작된 이 운동은 전국으로 확산되어지고, 나아가서 중국과 일본 내에서도 항일운동이 일어났다. 불의에 대항하고, 민족적 자긍심으로 일깨운 작은 물방울 하나가 큰 파도가 된 운동이다. 광주학생독립운동은 1919년 3·1운동 이후 최대의 항일운동이다. 전남대학교 김재기 교수는 광주학생독립운동 관련 기사가 미국 대표 일간지 워싱턴 포스트에 실렸다는 사실을 최초로 확인했고, 광주학생독립운동 87주년 기념일에 그 사실을 발표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뉴욕타임스와 함께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신문이다. 광주 학생독립운동이 외신에 보도되었다는 것은 당시로서는 대단히 놀라운 일이다. 1929년 발생 후 다음해인 1930년 1월과 3월 두 차례에 걸쳐 서울에서 이어졌던 학생운동이 보도된다. 첫 번째 보도인 1930년 1월의 독립운동은 “한국 시위대가 옛 깃발을 흔들다”라는 제목으로 세상에 알려졌다. 당시 조선의 상징이었던 빨간 깃발을 흔들며 학생들이 대규모 시위를 벌였고, 여학생 250명 등 1천여 명이 훈방됐으며 2백 명은 구금됐다는 내용이다. 두 달 뒤인 3월, 신문은 시카고 한인 유학생들의 소식지를 인용해 광주 학생독립운동을 또 한번 보도한다. 광주에서 시작된 학생시위가 어떻게 전국적으로 전개되었는지 과정을 상세하게 전했다. 여기서 “3·1만세운동 이후 최대의 독립규모”라고 평가했다. 또한, “아름답고 조용한 아침의 나라가 피바다가 됐다. 일제의 침탈에 맞서 자유와 정의를 주장한 조선학생들의 운동은 매우 가치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는 미국 전역에 광주 학생독립운동을 알린 결과로 국제사회가 어떻게 광주학생독립운동을 바라보는지에 관한 역사적 의미가 깊다. 이 두 가지 사료를 통해 앞으로도 광주학생독립운동에 관한 역사적인 자료들을 토대로 더 깊이 있고 다각적으로 연구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 민족의 숭고한 정신이 학생들을 통해 깨어나게 되었던 학생독립운동. 그 첫 시작은 광주였습니다. 광주에는 두 개의 국가기념일이 있다. 11월3일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일과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이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정신을 깨우는 시작이었다. 비록 51년의 차이를 두고 있지만, 광주학생독립운동과 5·18민주화운동 사이에 흐르는 정신은 비슷하다. 내가 서 있는 땅과 역사 속에서, 늘 빛을 위해 가장 첫 번째에 섰던 도시 광주를 기억했으면 좋겠다. 어느 때보다도 혼란스러운 지금 나라와 민족을 위해 함께 고민하고 광주의 역사를 다시 한번 되새기는 시간을 잠시라도 가져봄직 하다.

▶ 디지털 뉴스 콘텐츠 이용규칙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