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빨갛게 태어나 하얗게 떠나간다는 말이 있다. 사람이 세상에 태어날 때는 빨간 볼을 하고 태어나지만, 세월이 흘러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백발에 백내장에 체온까지 낮아져 핏기가 사라진 하얀 볼을 하며 떠나간다는 말이다.

체온과 건강에 관하여 확고한 신념을 남기고 떠난 사람도 있다. 근대 임상의학의 창시자로 불리며 유럽 전역에서 명의(名醫)로 이름난 네덜란드 출신의 의사 헤르만 부르하페(1668-1738)다. 그는 죽기 전에 <의학사상 최고의 비밀>이란 노트를 밀봉하여 남겼고, 그가 떠난 뒤 노트는 경매에 붙여졌다. 명성이 자자한 의사였던 만큼, 노트는 비싼 가격에 낙찰 되어 팔렸다. 하지만 노트는 텅 비어 있었고, “머리는 차갑게 하고, 발을 뜨겁게 하며, 몸속에는 찌꺼기를 남겨 주지마라. 그러면 당신은 세상의 모든 의사를 비웃게 될 것이다” 그가 적어 놓은 특별한 비법은 체온에 관계된 문장 몇 개가 전부였다.

이처럼, 우리의 체온은 곧 건강이다. 적정 온도인 36.5-37도 일 때 면역력과 신진대사가 왕성해 건강한 몸이 된다. 체온이 1도만 내려가도 면역력이 약해져 기력저하와 권태감, 어깨 결림, 심근경색, 우울증과 같은 질병에 노출되기 쉽다. 따라서 요즘과 같은 추운 날씨에는, 몸을 따뜻하게 하는 것만으로도 건강한 삶을 위한 기초가 된다.

찬물이나 냉장된 음료수를 자주 마시는 것을 시작으로, 과도한 긴장이나 지속적인 스트레스, 분노, 우울, 낙담과 같은 부정적인 정서는 우리의 몸을 차게 한다. 탐욕이나, 폭력과 같은 부정적 내용의 TV 시청, 자꾸만 기분이 나빠지는 사람과 오랜 시간 함께 하는 것 또한 우리의 몸을 차게 한다. 이에 반해, 따뜻한 물이나 따뜻한 차를 자주 마시며, 발을 따뜻하게 하고, 규칙적이며 꾸준하게 산책하기는 우리의 몸을 따뜻하게 한다. 매사에 긍정적인 생각과 웃음 짓기, 자꾸만 기분이 좋아지는 사람과 오랜 시간 함께 하는 것 또한 우리의 몸을 따뜻하게 한다.

서로의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방법도 있다. 면역력을 증가시켜 통증을 치료하고, 스트레스를 줄이며 불안증을 완화해 준다는 안아주기다. 두려움을 이기게 하며 즐거움과 편안한 마음으로 우리의 몸과 마음의 온도를 높여주는 ‘포옹’이다. 사람이 아닌, 인형이나 동물과의 안아주기도 좋다. 서로가 서로에게 정서적 친밀감과 심리적 안정을 제공해 면역력을 증가시키며 밝은 기분이 되게 한다.

“기분이 좋아요.” “마음이 편안해져요.” “힘이 나요.”

얼마 전, 그림책을 읽은 뒤 엄마 품에 안기면 느껴지는 기분 적어보기 활동에서 아이들은 하나 같이 한 목소리로 외쳤다. 엄마 품에 안기면 기분이 좋다고. 마음이 편안해지며 힘이 난다고. 마음이 자꾸만 따뜻해진다고.

새롭게 시작된 2017년. 춥다. 세상이 온통 찬바람인 만큼, 서로의 몸과 마음을 녹여주는 ‘포옹의 힘’이 필요하다. “안아드립니다, 꼬옥 안아드립니다.” 서로서로 힘껏 안으며 우리 함께 담대히 일어서야 할 것 같다. 건강하고 밝은 사회, 따뜻한 사회를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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