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 금성공단 경향산업(유) 공장에서 최종 공정을 거쳐 완성된 제품들이 포장돼 출하를 기다리고 있다.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이 꿈꾸는 작지만 강한 기업, 이른바 ‘강소기업(强小企業)’은 어떤 기업일까? 개념상 풀이해보면 기업규모는 그다지 크지 않지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기업. 혹은 기술력이 월등해 우수한 품질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가는 기업이 아닐까.

담양군 금성면 금성공단에 자리한 경향산업(유)(대표 송경현)은 국내 보온단열재 시장의 40%를 점유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대표적인 강소기업이다. 지난 1994년 창업해 23년째 한눈팔지 않고 단일업종에 주력해온 결과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존재로 우뚝 설 수 있었다. 경향산업(유)은 금성공단내 1, 2, 3공장 외에 담양읍 에코하이테크산단에 경향셀(유)과 부설연구소를 설립해 가동중이며, 경기도 용인에 사무소를 두고 전국을 대상으로 영업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달초 담양 금성공단 소재 경향산업 공장을 방문, ‘강소기업’의 진면목을 살펴보았다. 이 공장에서는 ‘카이론’이란 자체 브랜드로 파이프 배관 및 덕트를 감싸는 보온단열체를 생산한다.

친환경 고무발포단열재 샘플.

제1공장에 들어서니 한켠에는 폴리에틸렌 원료가 쌓여있고 라인이 한창 돌아가고 있었다. 86명의 직원이 3교대로 24시간 풀가동한다고 한다. 폴리에틸렌을 투입, 여러 단계의 공정을 거쳐 가교 발포시켜 원단이 만들어진다. 이어 바로 옆 2, 3공장으로 옮겨져 성형과 절단 등 가공을 거쳐 현장에 적합한 규격으로 완성품이 만들어진다. 하루 5톤 트럭 30대 분량이 전국 각 건설현장에 납품된다. 이 공장에서만 2016년 한해 26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올해는 300억원을 목표로 잡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제2합동청사, HDC신라면세점, 평창올림픽 국제방송센터, 동탄역사, 동대문 쎄레스타 등 대형건축물에 빠지지 않고 경향산업의 ‘카이론’이 들어갔다.

금성공단에서 나와 승용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담양읍 에코하이테크산단에 있는 경향셀(유)과 부설연구소를 찾았다. 5천평 부지에 3천500평 규모로 공장과 창고가 자리잡고 있었다. 사무실 벽면에 걸린 ‘새로운 생각, 뜨거운 열정, 확고한 신념’ 사훈이 눈길을 끈다.

이 공장은 폴리에틸렌 원료가 아니라 고무 원료를 사용, ‘카이플렉스’라는 브랜드로 친환경 고무발포단열재를 생산한다. 고무보온재는 고온에서도 타지 않는 불연성재를 사용해서 유독가스가 적게 발생해 친환경적이다. 국내에서 폴리에틸렌과 고무 원료를 사용해 보온단열재를 생산하는 업체는 경향산업이 유일하다고 한다. 이 공장은 47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지난해 77억원의 매출에 이어 올해 1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경향산업의 성장 비결은 품질과 기술력 확보이다. 품질 우수성을 높이기 위해 끊임없는 투자와 기술혁신을 전개하고 있다. 일찌기 1998년 한국산업규격(KSM)을 획득한 것을 시작으로 2001년 ISO 9001 품질경영시스템을 도입해 지속적으로 품질관리를 해오고 있다. 2012년에는 전남도·표준협회와 연계해 품질관리기법 교육을 기업현장에 실시해 공정의 효율을 높였다. 또한 절단공정 가운데 일부 수작업으로 해오던 것을 대형크기의 절단기를 고안해 부적합율 제로를 달성하기도 했다. 이러한 지속적인 노력으로 2014년 제40회 국가품질경영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부설연구소에는 고분자물리학을 전공한 박사를 포함 5명의 연구원을 두고 품질시험을 거듭하고 있다. 실험장비 구축에만 8억원이 투자됐다. 그 결과 수입에 의존하던 친환경 고무발포보온재를 개발해 국내 최초 신기술인증과 2016년 우수조달제품으로 지정되는 등 미래 성장기반을 마련하는 결실을 거뒀다.

발포성제품 제조방법 등과 관련해 7건의 특허를 획득했고 미국FM인증을 획득했다. 국내 시장을 넘어 세계 시장으로 뻗어나갈 비상의 채비를 갖춘 경향산업에서 강소기업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었다. /글=박준수 기자·담양 김현구 기자

▶ 디지털 뉴스 콘텐츠 이용규칙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