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22일 쏟아지는 국지성 폭우로 광주천변에서 장애인이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언뜻보면 폭우로 물이 불어나 급류에 휩쓸린 천재지변으로 보이지만 실상을 제대로 파악해보면 인재나 다름없었다. 지난 22일 뇌병변 장애인 A씨는 빗물 배수 관로에서 흘러나온 급류에 휩쓸려 사고를 당했는데 이 같은 위험을 제대로 안내하는 경고문구나 대피하는 안전시설이 광주천에는 없었다. 열린 수문으로 빗물이 쏟아지면 장애인이 휩쓸릴 정도로 위험한데 이곳은 물론 광주천변에 있는 4곳의 수문 모두 다 안전시설은 전무한 실정이었다.

문제는 이 같은 사고가 언제든지 일어날 가능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행정기관이 방관했던 점이다. 지난 2008년에 광주천변서 전동휠체어가 휩쓸려 장애인 사망 사고가 발생해 광주시가 비상대피로 설치 등 안전대책을 발표했지만 공염불에 그치는 바람에 이번 사고를 낳았다. 사고 당일에도 광주시와 환경관리공단, 동구청은 출입 통제 조치를 취할 수 있었지만 모두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해 아쉬움을 낳고 있다. 특히 서울 청계천의 경우 기습 폭우가 내리면 시민이 고립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에 대비해 비상탈출 통로와 침수위험 안내표지판 등을 설치해 광주천과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 비만 오면 멈추는 전동휠체어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통 전동휠체어를 움직이는 모터와 지면사이의 간격이 10-15㎝정도인데 물이 조금만 차오르면 모터 사이로 물이 스며들어 작동이 멈추는 경우가 잦다는 이야기가 이용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이처럼 진동휠체어가 멈추면 수동으로 직접 작동해야 하는데 이같은 오작동사고를 막을 수 있는 방법도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여러 가지 요인으로 장애인 단체들은 비가 오면 무서워 집 밖에도 나가지 못하는 존재가 됐다며 교통약자의 이동권을 광주시가 보호해줘야 한다고 외치고 있다.

광주시와 동구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장애인 등 교통 약자의 이동권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고 관련 정책을 되돌아보기를 기원한다. 인명 사고에 사회적 약자들이 노출돼 있다는 것이 확인된만큼 이를 제도적으로 개선해 다시는 인재로 사람이 사망하는 사고를 막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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