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관상서 ‘상리형진’에 보면 “무릇 사람 입 속의 이는 모든 뼈의 나머지 기운이 되는 것이며, 힘줄과 혈액이 왕성하고 쇠약함이 다다른 곳이니 사람의 일백 골격의 정화(精華)요 모든 만물을 운화(運化)시켜서 육부를 순하게 하는 것이다”라고 쓰여 있다. 뼈와 치아가 유기적 관계뿐만이 아니라 당사자의 성격과 혈육관계, 건강상태, 식복의 유무, 수명의 장단을 예측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상학(相學)의 모든 이론은 각 부위(部位)별로 상하좌우의 조화를 보고 격(格)을 논하고 운(運)을 살피는 학문이다.

어느 날, 오후 늦게 온 30대 초반의 아가씨는 눈이 크고 얼굴이 계란형이라 어느 곳 하나 부족함 없이 반듯하고 미인형의 얼굴을 가졌으나 이마가 좁았고 특히 윗 치아가 뻐드렁니처럼 튀어나와 이빨이 보이고 입이 벌어져 있었다. 입이 벌어지면 복(福)이 없다고 보고 이빨이 튀어나오면 인덕이 없고 남편복도 없다고 본다.

이렇게 말하면 일반사람들은 뻐드렁니가 나오거나 입이 나온 사람들은 모두다 직업이 안 좋고 남편자리가 안 좋으냐고 반론(反論)을 할 수 있다. 왜냐면 우리 주변에 보면 입이 나오고 뻐드렁니가 나와도 잘사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이것은 단순하게 입만 봐서 하는 소리다.

상학(相學)은 얼굴 전체의 조화를 보고 길흉화복(吉凶禍福)을 추론하는 학문이기에 결코 한 부위만 봐서는 안 된다. 왜 치아가 고르지 못하고 튀어나오고 입이 나오면 복(福)이 없고 배우자 자리도 안 좋다고 했을까? 치아가 튀어나오고 입이 나오면 가장 피해를 보는 곳은 이마와 코가 된다. 이빨이 이마를 하극상처럼 공격하는 형상이 되니 여성에게 있어 이마는 관록궁(官祿宮)이라고 해 직업과 남편자리를 보는 자리고 코는 재백궁이라고 해 재물을 보는 자리인데 입이 들리니 콧구멍도 보이게 돼서 재복(財福)이 들어와도 나간다고 보는 것이다. 즉 단순히 치아만의 문제가 아니라 얼굴의 전체 조화가 깨져서 문제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입이 나오고 뻐드렁니가 나왔어도 이마가 넓고 크고 반듯하고 잘생겼으면 상관이 없다. 쉽게 말하면 나무가 크고 우뚝 섰다면 어지간한 도끼나 칼질로도 꿈쩍없이 건장 한 것처럼 아래에서 치고 들어와도 막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미 치아가 균형을 잃었다면 요즘 같은 세상에서는 교정을 통해 바꿀 수도 있고 치아교정이 늦은 나이면 머리카락을 풍성하게 하거나 속눈썹을 길게 다듬어서 아래로부터 올라오는 탁기(濁氣)를 막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런 조화를 찾는 방법을 알기 위해 역학(易學)은 존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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