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5·18민주묘지 내에 충장사가 어디에 있나요?”

5·18광주민주화운동 39주년을 맞아 광주 북구 운정동에 위치한 국립5·18민주묘지를 찾는 시민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인터넷 포털 상에서 잘못된 내용이 버젓이 게시돼 혼란을 키우고 있다. 5·18민주묘지에 뜬금없는 장소가 소개되거나 오타·오기가 그대로 2차 공유되고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관리소 측의 미온적 태도도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5·18민주묘지는 5·18민주화운동의 정신과 역사적 의미를 확인하는 상징적인 공간으로 지난 1997년 5월13일에 완공돼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9일 관리소 측에 따르면 해마다 평균 60만명이 방문하고 있으며, 5월에만 30만명이 넘게 찾는다. 올해의 경우 5월초까지 10만3천여명이 방문, 추모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 포털사이트 등에서는 잘못된 정보가 노출돼 있다. 최대 포털 네이버에서 ‘국립5·18민주묘지’를 검색한 결과 다소 황당한 문구를 발견할 수 있다.

두산백과가 제공하는 페이지에서는 묘역에 대한 소개와 더불어 “묘역 안에는 임진왜란 때 국난을 극복한 충장공 김덕령(金德齡 : 1568-1596) 장군의 위패와 영정을 모신 충장사, 15세기 전반에서 말기까지의 가마 유구와 다량의 유물이 출토된 광주 충효동도요지(사적 141) 등이 있다”는 내용이 있다.

그러나, 충장사와 충효동도요지는 광주 북구 금곡동에 위치해 실제로 5·18민주묘지에서는 차로 25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묘의 경우 333기가 있다는 17년전 2002년 5월의 정보였다. 정보 제공 및 관리 허술 그 자체다.

이 같은 내용은 몇몇 블로그 등 인터넷 사이트에서 그대로 출처를 밝힌 게시물로서 공유되고 있다. 5·18민주묘지는 ‘1980년 일어난 광주민주화운동의 희생자들이 묻힌 공동묘지’라고 표기됐고, 위키백과의 정보 제공 페이지에서는 ‘국립모역’이라는 단어가 쓰여 있다.

구글 사이트에서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참상을 전 세계에 알렸던 故 위르겐 힌츠페터 기자가 국립5·18민주묘지에 묻혔다고 소개됐다. 하지만 생전에 ‘광주에 묻어달라’는 고인의 요청에 따라 지난 2016년 5월 머리카락 등 유품은 민족민주열사묘역(망월동 구묘지)에 안장됐다.

당시 국가보훈처는 국립5·18민주묘지 안장기준(유품 안장)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해 이처럼 진행됐는데, 일부 포털에서는 다르게 게재돼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5월 영령의 넋을 기리기 위해 5·18묘지를 찾은 방문객들은 다소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정진용(60)씨는 “현장학습으로 국립5·18민주묘지를 찾는 다른 지역 학생이 충장사가 어디에 있냐며 묻는 질문을 받았다”면서 “광주의 정신이 응집된 현장 교육지에서 얼토당토 않은 이야기가 나와서 놀랐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주말 한 초등학생은 네이버 지식백과 내용 대로 충장사와 故 위르겐 힌츠페터의 묘지를 찾으며 큰 혼란을 겪었다. 각급 학교 학생 및 젊은 세대들이 스마트폰 등 인터넷 포털 사이트를 통해 대다수의 정보를 얻는 만큼,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1980년 5월 광주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는 공간이 잘못된 정보에 노출돼 있는데도, 관리소 측은 일일이 확인·관리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관리소 관계자는 “해당 잘못된 정보에 대해서는 수정 요청을 포털사이트에 하겠다. 사실상 홈페이지만 전문 관리할 뿐 2차로 가공·제공되는 자료에 대해서는 마땅히 제재하거나 관리할 책임이 없다”고 말했다.
/오승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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