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 전후로 광주가 혼란에 빠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16번·18번째 감염증 확진 환자가 광주에서 발생하면서 지역사회가 큰 충격을 받았다. 18번째 환자는 21세 한국인 여성으로 전날 발생한 16번 환자의 딸이다. 16번 환자 확진 이후 격리돼 검사를 받았으며 양성으로 확인됐다. 현재 전남대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태국 여행 후 귀국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은 16번 환자의 접촉자는 306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태국 여행을 함께 간 딸 1명(18번 환자)은 확진 판정을 받았고, 나머지 동행 가족 3명은 검사 결과 음성으로 나타났다. 이 환자가 방문했던 광주21세기병원에서 272명이, 전남대병원에서 19명이 각각 접촉자로 분류됐다. 가족·친지 등 접촉자는 15명이다. 16번 환자는 태국을 여행한 후 지난달 19일 귀국했다. 25일 전남 나주 소재 친정집을 방문하고 오후 8시께 귀가했다. 27일 21세기병원과 전남대병원을 방문했다. 28일부터 이달 2일까지 본인 치료와 18번 환자인 딸 간병을 위해 21세기병원에 체류했다. 3일에는 증상이 악화돼 전남대병원 응급실을 방문했고, 다음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16·18번 환자와 21세기병원에 함께 머물렀던 환자와 의료진을 포함한 직원들에 대한 격리 조치도 시행했다. 이 병원에는 입원환자 75명, 의료진 등 종사자 65명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귀국행 비행기에 승무원 6명, 승객 166명이 동승했고 무안 공항으로 귀국했다.

현재 광주문예회관 의료진 등이 자가 격리 중이고 금호타이어는 휴무중이다. 하루 최대 6천여명이 이용한 광주노인건강타운 2곳은 휴관을 했다. 확진자와 접촉한 광주우편집중국은 임시폐쇄 중이다. 확진자가 입원한 광주21세기병원은 폐쇄됐고 경찰이 배치됐다.

우리나라 확진 환자 접촉 숫자가 1000명을 돌파했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앞서 입국한 전수조사 대상자 중 내·외국인을 포함해 100여 명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아 지역사회 감염 우려를 더 키우고 있다. 특히 세계보건기구(WHO)가 ‘무증상 감염’을 인정한 상황인 만큼 지역사회 확산 가능성을 우려스럽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는 현재 전세계 확산 범위가 넓어지고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의 불안과 경계가 도를 넘으면서 근거 없는 가짜뉴스나 왜곡된 정보가 범람하고, 심지어 중국인 포비아 까지 나타나고 있다.

신종 코로나는 2002-2003년 중국을 휩쓴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에 비해 위력이 훨씬 강하다는 게 수치로 입증됐다. 중국인 사망자 수는 400명을 넘어섰고, 필리핀에 이어 홍콩에서도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제3국 사망 사례도 늘어날 조짐이다.

이 때문에 두 명의 환자가 나온 광주의 공포감은 과도하다할 정도로 높다. 과도한 공포는 경계해야겠지만 사람들이 공포감을 느끼기에 충분한 여건이 조성되고 있는 점이 우려스럽다.

이번 사태를 다시한번 광주정신, 공동체정신으로 극복해야 한다. 신종 코로나 사태는 전 사회 구성원이 힘을 모아도 이겨내기 힘든 어려움이 존재하지만, 위기를 돈벌이 수단으로 악용하거나 남들이야 어떻든 자신의 잇속만 챙기는 얌체족들이 있어서는 안 된다. 광주의 각 생활용품 매장에도 마스크와 손세정제 구하기가 쉽지 않다. 매점매석해 몇 배의 폭리를 취하는 악덕업자들과 박스째 사재기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서다.

지금이야말로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하다. 어려울 때일수록 시민의식, 광주정신을 발휘해 민주·인권·평화도시 이미지를 갖고 있는 광주 아닌가. 한쪽에서는 고통을 함께 나누기 위해 마스크와 손세정제를 기증하는 사례도 있다. 고통을 함께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절실한 요즘이다.

특히 광주·전남 내수, 수출, 관광이 동시에 위축되면서 경제가 타격을 입은 데 이어 어린이집, 요양시설 등 돌봄 시스템에도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 정부는 어제 다중이용시설·복지시설 직원의 14일간 한시적 업무 배제 기준을 중국 후베이(湖北)성을 다녀온 직원에서 중국 전역을 다녀온 직원으로 확대했다. 재중동포가 일하는 요양시설에 돌봄 공백도 생기고 있다. 복지관 휴관으로 노인이나 장애인이 갈 곳이 없어졌다. 배식과 식사 보조를 하던 자원봉사자가 줄어든 무료급식소가 줄줄이 문을 닫아 당장 홀몸노인이나 노숙인이 당장 어려움에 처했다.

이용섭광주광역시장 김영록전남도지사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의 강력한 대처와 지역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그러나 경제는 심리인데, 광주·전남지역 주민들도 두려움에 스스로 자가 격리를 하면서 외부 활동을 자제하고 있어 여행업계, 요식업계 등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우리 광주 시민들은 계엄군의 총칼 앞에서도 공동체 정신을 발휘해 지역사회 위기를 스스로 극복해낸 훌륭한 광주정신을 갖고 있다.

현 상황이 두렵긴 하지만 냉철하게 현안을 분석하고 신종코로나바이러스로부터 지역사회를 잘 지켜내도록 서로를 격려해야한다. 약자를 배려하고 더 불행한 일이 생기지 않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 어려운 이웃 먼저 돌아보고 사실이 아닌 가짜뉴스를 차단해 더 이상 신종바이러스가 지역사회에 확산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다시 광주정신으로 대동단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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