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은 제 인생을 갉아 먹었어요. 하지만, 분명 치유될 수 있습니다.”

필자가 도박중독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취재를 위해 만난 시민 A(21)씨의 한마디였다.

A씨는 당시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광주전남센터에서 치유의 시간을 가지고 있었다. 그가 첫 도박을 했던 나이는 16세.

단순한 게임 몇번으로 너무나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한두번 손을 댔던 것이 끝내 청소년이 떠안기엔 너무 큰 부채를 지게 됐다고 한다. 그는 인터뷰 내내 가족에게 미안함을 내비치며, 이를 꼭 극복해 빚을 청산하리라 다짐했다.

이처럼 도박중독은 개인을 넘어 가정의 위기 등 심각한 사회·경제적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스마트폰의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불법 온라인 도박으로 인한 피해도 불어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로 지역 내에서 청년층 도박중독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올해 10월말 기준 도박문제로 센터를 방문한 지역 도박중독자 수는 전년 대비 10% 증가한 454명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20대 이용자는 156명으로 이는 센터 전체 이용자의 34%에 달했다. 개인의 손실 금액만 최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다. 불어난 빚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을 고려했던 상담 사례도 적잖이 나오고 있다.

현재 세계보건기구(WHO)는 도박중독을 만성 정신질환으로 구분하고 있다. 전문기관의 예방적 접근과 꾸준한 관리만로도 충분히 완치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때문에 도박중독을 치료 개입이 필요한 ‘질환’으로 인지하는 것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치유 상담 프로그램을 전담하는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의 통폐합·축소안이 불거지면서 이용자들의 우려도 나온다. 현재도 상담 인원 등 인력난이 있는 만큼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각 지자체는 도박중독 문제를 전문기관에 이관하는 것이 아닌, 상호협력 체계 구축으로 선제적 대응에 나서야 할 때다. 더이상 지역민들이 도박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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