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부부가 왔다. 남편의 태어난 천기는 봄의 계절에 양(陽)의 기운이 강하고 오행(五行)중에서는 동방(東方) 목(木)의 기운이 주류를 이뤘다. 그리고 나무가 뿌리를 내리는 중앙(中央) 토(土)의 기운은 거의 없었고 나무 외에 유일하게 있는 기운은 타오른 불꽃인 화(火)의 기운이 강했다. 태어난 시간도 정오(正午)이니 봄의 나무가 불로 타오르는 형상이었다.

역학에서 목의 기운은 인체로는 간과 담이요, 외형으로는 머리에 해당한다. 저렇게 많은 나무가 뿌리를 내리지 못하면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처럼 불안정하고 신경이 예민하게 돼있다.

“신경 스트레스 때문에 소화기가 약하고 살이 안찌는 겁니다.” 이렇게 말을 하자 부인이 맞다고 하자 남편은 예민하게 “가만히 있어”라며 신경질적으로 반응했다.

“생각은 많고 연구는 많이 하나 결실이 없네요”라고 말을 하자 부인은 남편의 눈치를 보며 말은 못하고 고개만 끄덕였다.

“그래서 저는 언제 좋아집니까?”라며 그는 또 뭔가 불만이 많은 듯 퉁명스럽게 질문을 했다.

“경기의 흐름을 타고 손님의 비위를 맞추고 종업원들과 조화를 이뤄야 하는 장사는 안됩니다.”

“아니, 장사 밖에 할 것이 없는데 그걸 하지 말라니 굶어 죽으라는 겁니까?”라며 계속 부정적인 말을 하길래, 필자는 “굶어 죽으라는 말이 아니고 길을 잘못 들어섰다는 겁니다. 장사는 부인에게 맡기고 얼마라도 고정적인 돈을 받는 직장 생활이나 그것도 싫으시면 혼자 할 수 있는 물류나 유통 쪽으로 방향을 잡으세요”라고 말을 하자 바쁜 일이 있다고 먼저 나가 버렸다.

부인은 남아서 하소연을 했다. 식당을 하는데 툭하면 손님과 싸우고 종업원과도 다투고 해서 자신도 남편이 차라리 가게에 안 나오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남편의 고집 때문에 안된다는 것이었다. 그는 철저하게 타고난 천기(天氣)대로 살고 있었다. 그의 외형 또한 깡마른 체형에 머리는 곱슬했고 웃음기가 없는 차가운 형상이었다.

자연의 쇠와 돌은 인체에서 뼈에 해당하고 흙은 피부와 살이 된다. 뼈는 억세지 않고, 단단하면서 살비듬과 잘 조화돼야 한다. 뼈가 임금이라면 살은 신하이다. 뼈만 앙상하고 살이 별로 없다면 신하도 없고, 또한 도와주는 사람도 없는 고달픈 임금의 상(相)이니 인덕이 없게 된다. 이러한 체상을 목화(木火)형(形)이 귀(貴)를 얻지 못했다고 한다.

그의 체상(體相)또한 타고난 천기와 똑같은 전형적인 목화(木火)형(形)의 상(相)이었다. 천기와 관상, 체상이 같게 되면 타고난 명을 피하기가 쉽지 않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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