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는 2019년 3월19일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작동되는 사회시스템 구축과 나눔과 연대의 광주정신을 바탕으로 하는 ‘자원봉사 선도도시 선언·비전 선포식’을 갖고 중장기 로드맵을 제시했다. 사진은 이용섭 광주시장을 비롯해 광주시의회, 시교육청, 광주시자원봉사센터, 5개 자치구 등 총 9개 기관 관계자들과 자원봉사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광주시민들은 자신보다 나의 가족과 이웃, 공동체를 먼저 생각하고 행동하는 나눔과 연대의 특별한 DNA를 가지고 있다. 1980년 5월 독재정권 앞 극한 고통과 어려움 속에서도 지켜냈던 나눔과 연대가 바로 ‘광주정신’이고, ‘광주다움’으로 귀결된다.
민주·인권·평화의 도시이자 의향인 광주만의 공동체정신은 현재 전국을 넘어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정의롭고 따뜻한 광주정신은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위기의 순간 자기만의 안위를 위해 경계하고 밀어내기보다 더욱 긴밀한 나눔과 연대로 함께 어려움을 극복해야 한다’는 광주정신은 개인의 삶을 넘어 세계 곳곳으로 스며들고 있다.

◇코로나 위기 속 대구 ‘병상 나눔’

“대구지역 코로나19 확진자를 광주에서 치료하겠습니다. 이제는 광주가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힘을 더 보태겠습니다.”

광주공동체가 지난해 3월1일 코로나19와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는 ‘달빛동맹’ 형제 도시 대구를 돕기 위해 대구지역 코로나19 경증 확진자들을 받아들여 치료하기로 결정했다는 특별담화문 내용이다.

광주시·의회·교육청·오월단체·상공인·종교·의료계·시민단체 등 광주지역 각급 기관·단체들이 총망라해 참여한 ‘광주공동체’는 지난해 코로나19 창궐로 확진자 치료 어려움을 겪고 있던 대구에 먼저 손을 내밀었다.

코로나 사태 초기 대구시는 신천지 교회 발 집단 감염으로 확진자 치료와 확산 차단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용섭 시장은 지난해 3·1절 광주공동체 특별담화를 통해 “대구시민들이 코로나 확진을 받고도 병상이 없어 방치되고, 사망자까지 발생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1980년 5월 수많은 연대의 손길들이 광주와 함께 했던 것처럼 지금은 우리가 빚을 갚아야 할 때이다”며 당위성을 강조했다.

이용섭 광주시장이 지난해 3월3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대구와의 병상연대에 따른 대시민 발표문을 낭독하고 있다.

이 같은 광주공동체의 특별담화는 지역사회 감염을 우려해 대구 확진자 수용을 망설이던 다른 지자체의 동참을 이끌어내는 결정적 계기가 됐고 한국 사회에 감동을 남겼다.

재난 상황에서 자자체간 새로운 협력 모델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 받게 된 이유다.

이 시장은 “코로나 사태가 국가적 재난 수준이기 때문에 지역간 경계를 떠나 국가의 모든 역량을 쏟아 대처하는 데 광주공동체가 힘을 보태기 위한 것”이라며 “국민들이 극한적 어려움에 처해 있는 지금 광주가 대의를 쫓아 나서는 것이 역사적 소임을 다하는 것이고 나눔과 연대의 광주정신을 실천하는 길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병상 나눔’은 단순한 병상 지원을 넘어서 광주의 이미지 개선은 물론 해묵은 지역감정을 완화해 영호남간에 화합과 연대의 초석을 놓는 계기를 마련했다.

광주-대구간의 달빛동맹을 더욱 공고히 하는 성과로 활발한 교류와 단단한 협력 관계를 구축한 결과 ‘달빛내륙철도’ 제4차 국가 철도망 구축계획 반영이라는 쾌거를 달성하기도 했다.

◇미얀마에서 피어 나는 ‘오월광주’

“80년 5월 광주가 어둠 속에서도 빛을 향해 한 발 한 발 전진해 민주주의를 쟁취한 것처럼, 미얀마 국민들도 용기를 잃지 말고 희망의 빛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광주가 함께 하겠습니다.”

1980년 5월 민주주의를 쟁취하기 위해 피를 흘렸던 광주와 2021년의 미얀마는 매우 닮아 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 2월1일 쿠데타를 일으켜 국가고문인 아웅산 수치와 대통령 및 여당 지도자들을 축출한 뒤 가택에 연금, 1년 간의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모든 권력이 참모총장에게 쏠린 상황에서 미얀마 시민들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어 저항을 이어가고 있다.

동일한 아픔을 겪었던 광주는 불의에 맞서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저항하는 미얀마를 보면서 공감하고 연대하기 위해 많은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미얀마 민주화를 돕기 위해 출범한 ‘미얀마 광주연대’는 지난 6월 기준 2억6천여만원의 성금을 모금하고, 현지 시위단체와 언론인·의료진에도 전달했다.

광주시 역시 적극적으로 미얀마 연대에 동참했다.

지난 5월23일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는 재한 미얀마단체 연석회의를 개최했다.

전국의 미얀마단체 대표들이 한 자리에 모인 ‘미얀마를 위한 오월행동’ 행사에 제41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행사와 연계해 미얀마 민주화운동 공동행동 목표를 논의하고 광주시민들과 주먹밥 나눔, 공동 집회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용섭 시장은 80년 5월 광주와 같은 아픔을 겪고 있는 미얀마 민주화를 돕기 위해 지난 5월23일 전일빌딩245에서 열린 ‘재한 미얀마단체 연석회의’에 참석해 공동 행동 목표를 논의 했다.

이용섭 시장은 국제 네트워크를 통한 국제사회의 관심·연대를 강력히 촉구했다.

이 시장은 “광주시민들은 나눔과 연대의 광주정신으로 미얀마 국민들을 적극 지원하고 있으며, 광주시는 그동안 구축한 국제 인권 네트워크를 통해 국제사회에 미얀마 사태에 대한 관심과 연대를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시장은 “10월 광주에서 열리는 제11회 세계인권도시포럼은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와 유네스코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세계의 많은 인권도시들이 참여하는 국제적 영향력이 큰 행사다”며 “포럼에 참가하는 유엔기구와 도시들이 미얀마의 민주주의를 위해 한 목소리를 내고 행동에 나설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 시장은 공동의장을 맡고 있는 ‘세계지방정부연합 인권위원회’가 미얀마 민주화운동지지 공동성명서를 발표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지난 5월3일 발표된 공동성명서에는 국내 17개 시·도와 스페인, 프랑스, 네덜란드, 포르투갈, 튀니지 등 14개 인권도시가 함께 했으며, 참여도시는 점차 확대되고 있다. 또 미첼 바첼렛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미얀마 사태 해결을 위한 지방정부 차원의 공동성명서에 지지를 표명하기도 했다.

◇자원봉사 선도도시 선포…로드맵 제시

“150만 광주시민은 자랑스럽고 위대한 광주정신을 계승·발전시켜 ‘정의롭고 풍요로운 광주’를 실현하기 위해 자원봉사 선도도시 광주를 선언합니다.”

광주시민들은 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시대 정신과 대의를 쫓아 자기희생을 통해 역사의 비틀림을 바로 잡았고 나보다 ‘우리’를 먼저 생각하는 광주공동체를 지켜냈다.

이렇게 지켜냈던 나눔과 연대가 ‘자원봉사 선도도시’로 실현되고 있다.

광주시는 지난 2019년 3월19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1천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을 비롯해 시의회, 교육청, 자원봉사센터, 5개 자치구 등 총 8개 기관과 ‘자원봉사 선도도시 광주!’ 선언과 민선 7기 동안의 발전 전략을 제시하는 비전 선포식을 개최했다.

시는 자원봉사 중장기 비전과 전략을 통해 생활 속에서 자원봉사가 이뤄지도록 자원봉사 선도도시 종합발전 로드맵을 수립했으며 ▲자원봉사 네트워크 및 기반강화 ▲자원봉사 문화 및 참여 확대 ▲자원봉사 관리혁신 및 협력강화 등 3개 영역에서 16개의 세부 추진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광주 자원봉자자들은 앞서 2015하계U대회와 2019세계수영선수권대회 등 메가 스포츠 대회를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지역 곳곳에서 방역 소독, 백신접종센터 봉사활동, 소외계층 돌봄 등 더 어려운 주위의 이웃들을 돌보고 있다.

이용섭 시장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과 도움을 주고 싶은 사람을 인공지능으로 연결하는 ‘광주형 자원봉사 온라인 플랫폼’ 구축, 자원봉사 활동 안전망 구축, 자원봉사 전문활동가 양성 등을 통해 자원봉사가 광주 문화로 자리매김 되도록 하겠다”면서 “미래 세대들이 일상 속에서 나눔과 연대의 가치를 배우며 건강한 공동체 일원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오승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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