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자치경찰은 지난 7월 전면시행 기념행사를 현장 중심으로 꾸려 나가겠다는 의지를 담아 광산구 운남초에서 어린이 등굣길 교통안전 캠페인으로 실시했다.

광주 자치경찰이 전면시행 100일(10월8일)을 맞으면서 변화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자치경찰제란 그동안의 국가독점 경찰행정을 국가와 자치로 나눈 다음 지방자치단체로 하여금 자치경찰 사무를 담당하게 하는 제도다.

범죄예방을 위한 순찰, 안전사고나 재난지원, 여성·청소년 보호, 교통법규 위반 단속 및 사고처리, 학교폭력 등 주민 삶과 직결되는 현장이 자치경찰 사무다.

이에 광주시 자치경찰위원회는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각 유관기관과의 실무협의를 통한 협업으로 효율적이고 품질 좋은 치안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

◇1호시책 ‘어린이보호구역 교통대책’

7월 자치경찰제 전면 시행에 맞춰 광주 자치경찰위원회(이하 위원회)는 제1호 시책으로 어린이 보호구역 내 교통안전대책을 수립했다.

지난해 11월 운암동에서 어린이 보호 구역내에서 사망사고가 발생, 지역민의 안타까움과 대책마련의 절실함이 요구된 상황이었다.

종합대책 시행으로 통학로 교통안전시설 점검 및 시설 개선이 이뤄졌다.

특히 광주 13세 미만의 어린이는 11.3%로 특·광역시 중 울산에 이어 2번째로 많은 비중이다.

157개교에서 보행공간 확보를 위한 표지이설, 91개소에 대한 보호구역 범위 조정, 403개소의 보호구역 시종점 불일치 개선을 실시, 진행중이다.

광산구 운남초 등 5개교에서는 도로에 보호구역의 시·종점을 표시해 운전자의 주의를 높였다. 오는 21일부터 시행되는 보호구역 내 주정차 전면금지(개정 도로교통법)에 따른 준비도 마쳤다.

◇실무협의회 구성 제도 정착 ‘한발짝’

자치경찰위원회는 자치경찰사무를 지휘 감독하며 인사권을 가진다.

자치단체 내의 합의제 행정기관으로 모든 사무를 위원회의 의결로 처리하도록 돼있다. 법률로 보장된 임기와 더불어, 단체장의 간섭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법적, 제도적으로 보장된 것.

위원회는 제도 취지에 따라 주민과 시민사회의 의견을 들어 자치경찰 활동 목표를 수립하고 치안 행정에 관한 시책을 발굴, 지휘 감독함으로써 지역 주민의 눈 높이와 지역 특성에 맞는 치안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체계적인 조정으로 시청이나 경찰청, 교육청에 분산돼 있는 치안 관련 업무들에 관해, 협조와 협업을 통한 시너지 효과의 창출이 가능하고 고품질의 민원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이를 위한 실무협의회 구성으로 광주시·경찰청·교육청 소속 실무부서장 17명이 모였다.

9건의 안건을 테이블에 올려 즉시 수용가능한 5건을 처리했고, 추가협의가 필요한 사항은 후속 논의 중이다.

위원회는 올해 5월10일 출범일 제1차 정기회의를 시작으로 총 9차에 걸쳐 33건의 안건(심의의결 24건, 보고안건 9건)을 처리했다.

이 같은 실무협의회 구성 등 제도 정착기반을 닦은 노력으로 자치경찰제 도입 후 우려됐던 치안 공백이나 업무 혼선의 우려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자평했다.

◇지역 주민·현장 중심 소통 강화

광주 자치경찰위원회는 지역민이 원하는 치안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소통에 중점을 두고 현장 방문 활동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위원회 출범 이래 동구(7월23일)·서구(7월27일)·남구(9월27일) 주민대표 간담회를 가졌고, 전남대(8월19일)와 조선대(8월26일)에서 학생·청년층의 의견도 수렴했다.

각 동에서 활동하고 있는 자율방범연합회 및 학교폭력전담경찰관, 모범운전자회, 녹색어머니회와의 간담회를 통해 치안 활동에서 함께 참여하고 있는 현장속 주민의 목소리를 청취했다.

직접 1천명의 시민에게 전화를 걸어 자치경찰에 대해 묻기도 했다. 86.6%가 1호 시책에 긍정평가를, 90.2%가 시민안전에 자치경찰이 도움된다고 응답했다. 이어 생활안전시설의 확충과 학교폭력 등 청소년 대책, 오토바이 등의 교통법규 위반 단속 등을 요청했다.

또한 위원회는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시 경찰청에 학교전담경찰관(SPO)의 활동 강화 등을 내용으로 하는 학교폭력 예방대책 수립 시행 지휘했다. 고위험군 학교를 선정, 선제적 예방에 중점을 두고 머무르는 상담활동(stay-talk)에 나섰다. 소년범 저연령화에 따른 시범 선정된 초등학교에 사랑의 양심우산을 비치, 117 학교폭력 신고센터를 알리고 있다.

배달문화 확산으로 소음을 유발하며, 인도 주행, 난폭 폭주행위 등 이륜차 교통법규 위반 단속을 시행했다.

3년간 예산 10억여원을 투자하는 임대주택에 대한 범죄예방 환경개선 업무협약 체결도 큰 성과다.

사회적 약자인 여성, 청년 층의 치안 정책 참여를 위한 광주자치경찰 청년 서포터즈 112를 모집해 112명의 서포터즈들이 정책 제안 및 홍보 등의 활발한 활동 중이다.

광주 자치경찰은 시민의 자치경찰에 대한 의견 접수를 위한 상시 통로로 홈페이지를 운영중이다. 8월 여론조사 결과 절반에 가까운 시민이 참여와 소통의 가장 효율적인 방안은 홈페이지라고 응답했다.

시민 누구나 언제든 정책 제안이 가능한 홈페이지도 개설됐다.

이처럼 광주 자치경찰은 기존 치안의 관점을 주민의 관점에서 챙기겠다는 원칙에 집중할 방침이다.

김태봉 광주 자치경찰위원장은 “지역맞춤형 치안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는 점, 지방행정과 치안행정의 협업과 협조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 등은 현행 자치경찰제의 커다란 장점”이라며 “향후 발전전략 수립과 함께 정책 자문단 구성, 경찰 협력단체 역량강화 등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인터뷰]김태봉 광주 자치경찰위원장 “지역 맞춤형 자치경찰제 정착·발전에 최선”

“현장 목소리를 반영하는 시책을 발굴해 지역 맞춤형 치안서비스를 제공, 사회안전망 구축 등에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광주 자치경찰위원회 출범과 함께 취임 100일을 맞은 김태봉 광주 자치경찰위원장도 남다른 사명감으로 제도 정착과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현장에서의 주민 의견 청취, 지방행정과 경찰행정의 협업을 통한 지역맞춤형 치안서비스 발굴로 자치경찰제의 정착과 발전을 이루는 자신감이 생겨나고 있다”고 밝혔다.

광주 자치경찰은 코로나19 위기상황에서의 재정부담의 최소화, 경찰조직의 이원화로 인한 직무 수행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한 전례없는 일원화 자치경찰제 모델로 시행되지만, 지난 7월 전면시행 후 안정적인 출발을 보였다고 평가 받는다.

광주 자치경찰은 지역 특성을 고려한 시책 수립, 시행과 제도 기반을 닦는데 매진했다.

주민 의견 수렴과 참여, 소통을 통한 주민 관점의 치안 시책을 역점적으로 수행 중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5월 위원회 시험 가동 후 자치경찰 사무 수행을 위한 회의운영·인사·감사 등 여러 규정을 제정했고, 협업을 위한 실무협의회 구성, 홈페이지 개설과 유관 단체들과의 간담회 개최 등 현장의 목소리와 시책 제안을 들을 수 있는 소통 창구를 개설했다”며 “향후 광주 자치경찰 발전전략 수립과 함께 정책자문단을 구성·운영하고 생활안전협의회, 녹색 어머니회 등 경찰 협력 단체 구성원의 역량 강화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보완이 필요한 과제에 대해서는 “자치경찰의 중심이 돼야 하는 지구대, 파출소 소속원에 대한 국가경찰로의 분류 문제와 자치경찰 사무 담당 경찰관에 대한 승진·전보에 관한 인사권 문제가 있다”며 “각 시·도 자치경찰위원회와 함께 행정안전부, 자치분권위원회, 경찰청 등에 법령 개정 건의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일원화 모델은 경찰행정 분야에서 지방 분권화가 시작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는 않지만, 장기적으로 자치경찰 사무를 담당하는 경찰조직과 국가경찰 사무를 담당하는 경찰조직으로 나누는 이원화 모델 시행이 가능하도록 법률이 개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김 위원장은 “생활 속에서 요청되는 치안서비스 발굴로 사회적 약자가 더욱 보호 받는 안전한 광주를 만드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시민 여러분들의 치안 행정의 개선에 대한 지대한 관심과 시책 제안 등 적극적인 참여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오승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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