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 결제 수단으로 현금 대신 카드 결제를 노골적으로 요구하고 있어 불편한 점이 너무 많네요.”

최근 광주지역 커피숍 등 일부 식품접객업 매장에서는 현금 사용을 거절하는 업소들이 속출하면서 이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 등이 큰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더욱이 현금 사용률이 높은 고령층과 카드를 사용하지 않는 청소년들의 경우 원활한 결제 수단을 위해 카드 발급까지 심각하게 고민하는 웃지 못할 광경까지 연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지난 2일 광주 북구에 위치한 A프랜차이즈 카페.

이 카페는 고객에게 신용·체크카드 및 모바일 결제를 권하는 일명 ‘현금 없는 매장’이다.

카페에서 공부하는 대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중년층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음료를 마시고 있었다. 점심시간을 넘기자 더 많은 사람이 몰렸고 주문을 위한 사람들로 줄이 늘어서기도 했다.

카드로 결제하는 고객은 별다른 어려움 없이 음료 주문을 마친 데 반면, 간혹 몇몇은 계산 과정에서 직원과 긴 대화가 여러 차례 오가며 시간이 지체되는 모습을 쉽게 목격할 수 있었다.

커피 두 잔을 주문하고 현금을 내밀던 이모(66·여)씨는 카드 결제를 부탁하는 직원의 말에 당황한 기색을 숨기지 못한 채 못내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씨는 “평소에 카드를 사용해서 현금 없는 매장인 줄 몰랐다”면서 “현금 말고 카드 없으시냐 묻는 직원의 질문이 당황스러웠다”고 귀띔했다.

이어 “그동안 일부 매장에서 현금 결제를 꺼려한다는 소문만 들었는데 막상 겪고 보니 너무 불편하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현금 사용이 아예 안되도록 결제 방식이 변화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이에 해당 카페 관계자는 “손님께 현금 없는 매장이라고 말씀드리며 카드 결제 또는 자사 카드에 충전하는 방식도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동구에 위치한 B 무인스터디카페.

이곳 카페를 찾은 고교생 박모(18)군이 비용 결제를 위해 카드를 꺼내들면서 불만스러운 모습이 목격됐다.

박군은 “부모님 카드를 사용해오다가 최근에 제 명의로 된 체크카드를 발급받아서 사용하고 있다”며 “무인가게가 많아서 현금 사용에 한계를 느꼈고 키오스크가 있는 매장에서 직원에게 현금결제를 하는 것도 눈치가 보인다”고 불만을 내비쳤다.

그는 이어 “카드가 없는 친구들은 불편한 상황이 계속 생기니까 카드 발급을 고민하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현금 결제 과정에서 불편을 겪은 청소년들의 카드 필요성을 대변하기라도 하듯 일부 은행에서는 편의점, 카페, 도서 할인 등이 담긴 체크카드 이용객이 늘고 있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현금 사용률이 높은 고령층과 청소년들의 원활한 결제를 위해서라도 다양한 결제방식이 보장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회사원 박모(50)씨는 “중학생 아들이 신용카드를 요구하자 이해 하지 못했는데 그 현실을 직시하면서 무척 당황했다”면서 “청소년들이 주로 애용하는 곳에서는 현금결제도 가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소비자의 지급수단 선호도와 지급수단별 보유 현황 및 이용 행태를 파악하기 위해 2년 단위로 ‘지급수단 이용 행태’자료를 발간하고 있다.

가장 최근 자료인 ‘2019년 지급수단 및 모바일금융서비스 이용 행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70대 이상 고령층이 68.8%로 현금 및 대면거래에 대한 의존도가 타 연령층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

/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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