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지역사회연구소 이영일 이사장이 지난해 여순사건 특별법 제정에 이르기까지 기틀을 마련하는 데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들불상을 수상했다.

㈔들불열사기념사업회는 26일 “들불상 심사위원회는 제17회 들불상 수상자로 여수지역사회연구소 이영일 이사장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 이사장은 여순항쟁 진실규명 운동과 여수지역의 시민운동을 개척하고 정착시켜 온 지역 대표 활동가다.

여순사건은 그간 5·18민주화운동과 제주4·3항쟁에 더불어 국가 폭력으로 인해 민간인이 집단 학살된 사건이다. 그럼에도 시대적 금기인 것처럼 여순사건을 항쟁이라 하지 못하고 ‘여순반란사건’이라고 불리웠다.

이로 인해 1990년대까지도 기념식은 고사하고 진실을 규명하는 일조차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이 이사장은 1995년 여수지역사회연구소를 설립해 전남 동부권 여순사건 실태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유해 발굴과 진실을 규명하는 적극적인 활동을 통해 여순사건의 진실을 전국으로 알리는데 기여했다.

이러한 활동은 여순사건유족회가 설립될 수 있도록 하는 계기가 됐다. 1998년 여순사건 50주기 위령제를 시작으로 매년 위령제를 개최하고 있으며 2000년 이후 각종 동아시아 인권평화대회, 학술대회, 토론회 등을 개최하며 진실을 알리는 활동을 활발히 추진했다. 그 결과 마침내 2021년 6월29일 여순사건특별법이 제정됐다.

㈔들불열사기념사업회는 ‘여순반란사건’이 아닌 ‘여순사건’으로 불릴 수 있는 특별법을 제정하는데 큰 역할을 한 점과 이제야 출발된 진실 규명과 명예 회복 운동에 5·18항쟁의 중심에서 역할을 다했던 ‘들불열사’들의 정신으로 격려하고 연대한 것이 부합하다고 판단, 제17회 들불상 수상자로 이 이사장을 선정했다.

들불상은 들불열사들의 삶과 정신에 부합하며 민주·인권·평등·평화 발전을 위해 헌신하고 공로가 큰 개인이나 단체를 선정해 수여하는 상이다.

올해 제17회 들불상 시상식은 오는 28일 오전 11시 5·18 국립묘역 역사의 문에서 들불열사 합동추모식과 함께 열릴 예정이다./여수=김진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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