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01(화)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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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 왜 민주당에 실망하고 있는가. 꼭 해야 할 개혁을 실행에 옮기지 않아서다. 국민에게 약속한 정치개혁 공약을 지키지 않아서다. 낮은 자세로 반대편 국민 목소리에 귀를 열지 않아서다.
얼마전에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선거패배의 원인을 점검하며 민주당 각성을 촉구하는 자리를 마련했었다. 시민들은 대통령 선거에서 지고도 광주·전남 지방선거에서 독점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한 민주당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며 변화와 각성을 촉구했다. 대선 패배를 남 탓만하며 성찰하지 않았다. 집행부와 의회마저 민주당이 일당 독점하면서 균형과 견제를 위한 모양새를 갖추지도 못했다. 시민사회가 최소한의 견제 장치를 위해 소수정당에 일부 의석을 배분하자고 요구했지만 민주당은 철저히 외면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광주가 전국 최저의 투표율을 기록한 원인은 민주당 독점과 민주당 변화에 대한 절망감에 따른 외면이었다. 특히 일당 독식으로 인한 광주와전남 지방의회의 비리와 폐해를 개선하려는 의지가 전혀 없었다.
최근 다른 곳도 아닌 광주와 전남 지방의회에서 벌어지는 감투싸움은 가관이다. 의장단을 선출하고 각 상임위원회를 꾸리는 과정에서 일당 독주체제에서도 볼썽사나운 장면을 반복 재생했다. 민주당 광주시당이 광주시의회 차기 원구성에 개입한 것으로 드러나 공당이 지방자치 정신을 정면으로 위배했다는 비판까지 제기되고 있다. 내부 지침과 사전 조율은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훼손이다. 광주시당의 차기 원구성 개입은 의원들 자율성과 참정권 박탈한 자리 나누기에 불과하다.
지방의회의 오래된 민주당 일당독재체제는 지역민에게 생활정치에 대한 피로도를 높이고 그곳이 곧 민주당에 대한 불판으로 이어지고 있다. 언제까지 이런 정치적 유치함과 퇴행을 참고 보아야 하는가.
최근 광주 광산구의회가 ‘뽑기’로 의장을 선출해 웃음거리가 됐다. 두 의원이 세 번이나 동점이 나오자 광산구의회는 민주당 광주시당에 중재에 나설 것을 요청했고, 시당은 입장차가 팽팽하다는 점을 토대로 ‘뽑기’로 후보를 선출하자고 제안했다. 시당은 광산구갑을 칭하는 1번, 광산구을을 칭하는 2번 종이를 뽑기함에 각각 넣었고, 이 과정에서 2번이 잇따라 뽑혀 광산구을 후보를 의장후보로 선출했다고 한다.
광주전남의 광역의원 기초의원 등 지방의원은 정당의 공천을 받아 당선됐으므로 소속 정당에 당인으로서의 책임과 의무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당선되는 순간부터 소속 정당이나 공천자보다는 주민의 대표라는 정치적 책무를 부여받게 된다. 따라서 지방의원들은 집행부를 감시하고 견제해야 하는 지방의회 역할의 중심에 있게 되는 것이며, 민의 수렴과 의회 운영에 주체성을 가져야 한다. 지방의원들이 의회 위상을 강화하고 예산 심의, 조례 제정과 같은 의회 본연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는 등 주민의 기대에 부응키 위해서는 지방의원 개개인이 주민의 대표라는 철저한 인식과 사명감을 갖고 의회 활동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러나 원구성 과정을 지켜보면, 정당을 떠나서 지역 발전과 주민들의 공동이익을 위해 자신들의 역할을 숙지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지역사회의 문제를 의제화해 쟁점화시킬수 있는 의지가 있는지 우려스럽다.
지방의회에서 절대다수당이 된 민주당 의원들은 겸허하게 지방정치의 본뜻을 새겨야 한다. 다수 의석 확보는 지방자치 정신에 맞춰 지방의회를 잘 운영하기로 마음먹는다면 못 할 일이 없는 숫자다. 반대로 다수의 힘만 믿고 안하무인식 행보를 보인다면 위험하다.
일선 구·군의회는 주민 생활 곳곳의 불편 해소와 편의 증진은 물론 시대 화두인 복지 분야를 현장 밀착형으로 다룰 기초단체 역할을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줄 것을 당부한다. 광역의회보다 지역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인 기초의회는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선출직 공무원으로서 지역 밀착형 정책 개발과 구·군 행정의 감시와 견제 기능이 지닌 의미를 항상 되새겨야 할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한 기초의원들의 축적된 역량은 훗날 더 큰 미래 지도자로 뻗어나갈 정치적 자산이란 점에서 민주당의 또다른 얼굴이다.
1991년 3월30년 만에 광역 및 기초의원 선거가 실시된 이후 9번째 지방의회를 이끄는 지방의원들의 위상은 날로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지방자치제가 부활한 지 벌써 30여 년이 지났다. 지방의원들이 한층 강화된 권리와 의무를 바탕으로 지방정치를 제대로 하지 못할 경우 그 불만은 고스란히 민주당의 공천 잘못과 관리 미흡, 자질이나 전문역량 부족으로 화살이 날아간다는 점 잘 알아야 한다.
민주당은 풀뿌리 민주주의가 시작된 30여년동안 지방 정부·의회·교육의 방향과 정책·정치의 주도권을 결정짓는 지방정치인들을 공천해왔다. 지자체와 의회를 통해 지역의 삶과 동네에 변화를 주고, 삶의 질을 결정하는 책무가 민주당이 선택한 지방정치인들에게 맡겨졌다. 그 결과, 지역의 정치문화는 피폐할대로 피폐해졌다는 것이 지배적인 여론이다.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의회는 지방자치를 이끌어 가는 두 개의 축이다. 이 두 축을 30여년동안 지배해온 민주당의 성적표를 이제 지역민들이 꼼꼼히 따져볼 때가 되었다. 호남 정치의 바닥, 출발이 지방권력을 쥔 지방정치인에게서 시작된다고 볼 때, 이제는 그 합리성과 효용성을 깊게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
호남정치 내부의 반성과 함께 민주당의 대수술을 시작할 때다. 민주당은 텃밭 호남이 지지하고 응원하는 만큼 기대에 부응했는가? 이젠 답을 해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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