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군 운남면에 위치한 농지 불법 성토 의혹과 관련, 지역 행정 기관이 ‘혐의없음’ 결정을 내려 지역사회에 파장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지역 행정기관의 해석과 달리 상급기관인 전남도는 해당 행위를 인·허가가 필요한 개발 행위로 판단, 사실상 불법 여부를 따질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그동안 무안군과 무안경찰서가 무성의한 조사를 진행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2일 무안군 등에 따르면 무안군은 최근 운남면에 폐기물을 매립한 농지에 대해 전남도 사전 컨설팅 감사를 신청한 결과, ‘제외’ 대상임을 통보받았다.

사전 컨설팅 제외 대상으로 결정된 것은 관련 법령 등에 인·허가 등의 요구 및 처리 절차가 구체적으로 명확하게 규정돼 있어서다.

전남도는 토지의 어느 한 곳이라도 2m 이상으로 성토 또는 절토를 하는 경우 개발행위 허가가 필요하다고 명시했다.

농지 불법 성토 사건은 2020년 무안군 운남면에 위치한 농지를 투기 목적으로 불법 성토하고 폐기물을 매립한 고발 사건에서 비롯됐다.

당시 신고를 접수한 무안경찰서는 ‘피의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 불충분으로 인한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이러한 수사 결과에 대해 확실한 현장과 군민과 공무원 등 증인들이 있었음에도 불송치가 결정돼 현장조사 없이 수사를 종료한 것이라는 의혹이 일었다.

무안군은 농지 불법 성토 사건 현장 조사에 착수했다. 매립된 폐기물을 찾기 위해 평균 3m 깊이를 굴착했고 굳어서 사용할 수 없는 비료, 건설폐기물, 비닐 등을 확인했다. 군에서 추정한 폐기물 물량은 7.5t 이상이다.

조사 이후 농지소유자 A씨는 폐기물 대부분을 집으로 이동시키고 간이영수증을 근거로 폐기물을 합법적으로 처분했다고 주장했다.

환경법에 따르면 폐기물 처리 시 건설폐기물을 확인하고 배출신고를 해야 한다. 또 5t 이상 폐기물은 ‘올바로시스템’에 등록 후 폐기물 공장으로 바로 처리해야 한다. 이처럼 해당 행위는 불법 투기와 성토 농지라는 확실한 증거로 볼 수 있다.

무안경찰서에는 해당 사건과 관련 1건의 수사 의뢰, 1건의 고발이 접수됐다. 수사의뢰는 군 환경과에서 의뢰한 것으로 불법을 주도한 농지소유자 A씨, 흙을 담아 운반한 덤프 기사 B씨, 이를 매립한 포크레인 기사 C씨를 조사하는 것이다.

경찰은 C씨를 찾지 못해 조사가 난항을 겪고 있어 불법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워 사건을 검찰로 이관했다. 이 건은 검찰로 송치됐지만 증거 부족으로 보완수사 요구로 이어졌다.

또 다른 고발은 군 농정과에서 접수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건이다. 경찰은 약 1천평 정도의 땅 중에 절반 정도가 불법 매립돼 불법 여부를 판별하기 어렵다고 판단,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이러한 논란을 잠식시키기 위해 무안군은 지난해 12월 상위 기관인 전남도에 사전 컨설팅 감사를 신청했지만 ‘제외’ 대상임을 통보 받게 됐다.

전남도 관계자는 “관련 법령 등에 해당 인가·허가 등의 요건과 처리 절차가 구체적으로 명확하게 규정돼 사전 컨설팅 감사 결과 ‘제외’ 대상임을 통지했다”며 “토지의 어느 한 곳이라도 2m 이상으로 성토 또는 절토를 하는 경우에는 개발행위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무안=김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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