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연합뉴스

#광주 북구 신안동의 한 오피스텔에 사는 이모(32)씨는 최근 출근을 앞두고 진땀을 뺐다. 전날 차를 주차할 때까지 멀쩡했던 기계식 주차장이 하룻밤새 먹통이 됐기 때문이다. 오피스텔 관리원도 어찌할지 몰라 설치 업체에 연락을 취했지만, 담당자가 출근 전이라서 조치가 어렵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때문에 이씨를 비롯한 주민 십수명은 내리는 비를 뚫고 나가 다른 교통편으로 출근해야 했다.

#시민 유모(31)씨도 최근 비가 내리던 날 광주 서구의 한 영화관을 찾았다가 차를 두고 귀가했다. 관람 후 기계식 주차장에 세워 둔 차량이 내려오다 멈춰서다. 갑작스런 고장에 주차장 관리인은 ‘비가 오는 날을 종종 이렇다’며 기다리는 것 말곤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최근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광주에서 ‘기계식 주차장’ 오작동으로 불편을 겪은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26일 광주시에 따르면 광주지역 기계식 주차장은 ▲동구 92개소 ▲서구 180개소 ▲남구 78개소 ▲북구 126개소 ▲광산구 140개소 등 총 616개소다.

차를 ‘쌓아서’ 보관하는 기계식 주차장은 노지 주차장보다 공간 활용성이 뛰어나 주로 도심지역에 조성된다.

또 일단 차를 넣기만 하면 운반과 보관은 전적으로 기계가 하다 보니 사람이 직접 차를 움직이다 낼 수 있는 사고 위험이 적다는 장점도 뛰어나다.

그러나 여름 장마철이 되면 장점은 단점으로 변한다.

물에 잠기는 등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 기후의 영향을 받지 않는 노지와 달리, 전기로 작동하는 기계식 주차장은 ‘습기’에 취약하다는 게 시설 관계자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특히 주차장이 지하에 존재하는 경우 침수 위험에서도 자유롭지 못해 한국교통안전공단은 장마철 기계식 주차장 사고 발생 예방을 위한 안전관리 대책을 안내하고 있다.

한국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장마로 인한 침수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선 기계식 주차장 내부 배수 시설의 작동 상태를 점검하고 침수가 우려될 때는 ‘비상정지 버튼’을 눌러 운행을 중지시킨 뒤 전원을 차단해야 한다”며 “침수가 됐을 경우 건조 후 상태를 확인하고 충분한 시운전을 통해 안전성을 확인한 뒤 재가동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관계자는 “장마가 끝나가고 있지만 향후 태풍 발생 또는 예보 시에는 출입문을 통한 와류에 의해 운반기 및 주차된 차량의 추락사고 발생이 우려된다”며 “반드시 주차장 출입문을 닫아야 하며 가급적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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