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한 예술의거리 10여년 전만 해도 미대를 준비하는 학생과 미술품 구입을 하려는 시민들로 북적거렸던 광주 동구 궁동 예술의거리가 한산해 보인다. /김영근 기자

광주 예술의거리는 1987년 조성된 이후 부흥과 쇠퇴를 반복하고 있다. 관할 지자체 등이 활성화를 위해 예산을 투입하고 있지만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지속발전 가능한 프로그램의 필요성 역시 대두되는 상황이다. 예술의거리가 처한 현재 상황과 문제점, 개선 방향 등을 3차례에 걸쳐 보도한다. /편집자 주

광주시 동구 궁동 예술의거리는 광주시민의 특색있는 문화공간 조성을 위해 광주시 조례 제정을 통해 1987년 탄생했다.

1990년대에 이어 2000년대 초까지 광주를 대표하는 문화 거리로 각광받은 예술의거리는 2005년 전남도청 이전으로 직격탄을 맞고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예술의거리 활성화에 나선 동구는 예술인과 예술 관련 업체에 대한 지원과 함께 구간 확대를 건의했고 광주시가 2010년 이를 승인했다. 기존 중앙초등학교 입구에서 동부경찰서 300m 구간(112개 업소)에서 가톨릭센터에서 중앙초등학교 후문까지 303m 구간이 추가됐다. 업소도 68개가 늘었다. 606m로 확장된 현재 예술의거리에는 180개 업체가 입주해 있다.

예술의거리에 입주해 있는 업체는 화랑, 필방, 화실, 서예원, 공방 등이며 갤러리, 예술극장, 야외무대도 마련돼 있다.

또한 ‘자립기반 조성 프로그램’과 ‘무등갤러리’, ‘미로센터’ 등도 거리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광주시민과 관광객이 예술의거리를 찾지 않으면서 거리는 생기를 잃어가고 있다. 현재 예술의거리에 투입되는 비용은 1년 공모사업 4억원(시비 2억5천만원·국비 1억5천만원)이 전부다. 이마저도 공모 선정자가 바뀌어 사업이 지속되지 못하는 데다, 화랑, 화실 등이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여기에 코로나19와 물가 상승 등이 겹치면서 시민·관광객이 등을 돌이고 있고 입주 작가들도 많이 떠난 상태다.

국토교통부 건축물 생애 이력 관리시스템에 따르면 궁동 내 상업 건물은 모두 88개다. 이 중 30년 이상 된 노후 건물이 48개로 절반이 넘는다. 추기 투자 비용 부담으로 인해 리모델링도 쉽지 않아 입주를 기피하는 등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김병택 예술의거리 작가회장은 예술의거리 자체에 고질적인 문제가 많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회장은 “노후 건물로 인해 젊은 작가들이 입주할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다”며 “상인들도 공모사업 선정자들이 갖고 오는 체험 프로그램들에만 너무 의존한다”고 아쉬워 했다.

이어 김 회장은 “반복되는 프로그램이 식상해 거리를 찾지 않는 것”이라며 “예술의거리 상인들도 대부분 고령으로 새로운 것들을 받아들이지 않아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동구 역시 마땅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동구 관계자는 “광주시에서 공모사업 등을 직접 진행하고 있어 동일 사업을 진행하긴 어려운 상황”이라며 “작가, 화가 등과 계속 연계해 작품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프로그램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미로센터에 사람들이 많이 찾기 시작하면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현재까지는 미로센터 외엔 실질적인 다른 대안은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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