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사이 많은 눈이 내리는 등 광주·전남 곳곳에 대설 특보가 발효된 21일 오전 서구 무진대로에서 출근길 차량들이 엉금엉금 거북이 운행을 하고 있다./김애리 기자

“겨울만 되면 스키장이나 다를 바가 없어요. 큰 도로처럼 골목길에도 조금 더 신경을 써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21일 오전 11시께 광주 남구 주월동 백운교차로. 하루 사이 광주지역에 눈이 최대 15㎝ 넘게 내렸으나, 전날부터 이어진 행정 당국의 발 빠른 제설 작업 덕에 대부분 치워진 상태였다.

이에 앞선 출근 시간대와 달리 ‘엉금엉금’ 또는 ‘지그재그’ 운행을 하는 차량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러나 철제 복공판이 깔린 지하철 2호선 공사현장 인근을 지나는 차량들은 매우 천천히 주행하며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영하권의 날씨에 햇볕에 녹은 잔설이 다시 얼어붙어 복공판을 매우 미끄럽게 만들어서다.

시민 김모(42)씨는 “최근 수년째 비나 눈이 오면 복공판이 상대적으로 미끄러워 지하철 공사장 주변은 피하고 있다”며 “제설 작업 후 야자 매트 등을 깔아 차량들이 미끄러지 않도록 예방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광주 서구 내방동의 한 경사로는 눈이 치워진 곳보다 여전히 쌓여 있는 곳이 많아 ‘스키장’이나 다름 없었다. 도로 양 옆은 주차된 차량들 탓에 제설이 안되다시피 한 상태였고, 그늘진 곳에 쌓인 눈이 꽝꽝 얼어붙어 있었다. 때문에 언덕을 오르는 시민들은 발목에 힘을 꽉 준 채 ‘한 발 한 발’ 조심히 내딛었지만, 중심을 잃고 휘청거리기 일쑤였다. 경사가 높고 미끄러워 차량 중 일부는 후진하기도 했으며, 바퀴가 눈에 빠져 헛돌아 뒤로 밀리는 등 위험천만한 광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같은 광경은 폭설과 한파가 겹치면 매년 반복된다는 게 인근 주민들의 전언이다.

인근 주민 오모(58)씨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눈을 무슨 수로 막겠냐”면서도 “내린 뒤에 치우는 것은 할 수 있는 일인데, 골목길 등의 제설은 상대적으로 뒷전인 듯 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오씨는 “바로 앞에 큰 도로만 나가도 눈이 다 치워진 것과는 너무나 딴판”이라며 “이면도로나 골목길도 제설차 등으로 정비해 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서구 관계자는 “이면도로의 경우 길이 좁아 어려움이 있고, 이번 제설은 대부분 수작업으로 이뤄져 일부 구간에 대해선 미흡함이 있었던 것 같다”며 “주민들의 불편이 계속되지 않도록 장비 투입 확대 등 겨울철 제설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주성학 기자

▶ 디지털 뉴스 콘텐츠 이용규칙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