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북구의회가 의원들과의 오찬에 불참한 직원들을 징계하려다 ‘갑질’ 신고를 당하자 해당 직원들에게 사과하며 사태 수습에 나서는 ‘촌극’을 벌여 빈축을 사고 있다.

20일 북구의회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의회 사무국 직원 6명 공동 명의로 ‘갑질 피해 신고 조사 신청서’가 접수됐다.

앞서 김형수 북구의장 등은 신청서 접수자들을 대상으로 징계를 하려 했는데, 사유는 ‘오찬 불참’이었다.

지난 9일 북구의회 의원 전원은 6급 이상 간부 직원들과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한 후 오찬 행사를 가졌는데 신청서 접수자들은 같은 사무국 직원 조문 일정으로 불참했다.

이에 김 의장 등은 조문 후 의회에 복귀한 직원들을 불러모아 “참배 행사의 공식 일정은 오찬까지 함께하는 것인데, 개인 행동을 한 것은 다른 저의가 있는 것 같다”며 의회 사무국장에게 의장 권한으로 할 수 있는 최대 징계가 무엇인지 검토해서 보고할 것을 지시했다.

의회 사무국장은 불참 직원들에게 “(불참에 대해) 관련 보고를 받지 못했다”며 징계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하지만 오찬 불참 조율 및 보고는 사전에 이뤄졌으나, 의회 사무국장이 김 의장에게 누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때문에 의회 사무국장은 ‘오찬 불참 직원 징계’ 사안을 조용히 무마하려 했으나, 자신과 김 의장이 징계를 지시했을 때 동석·동조했던 최무송 북구의회 부의장, 정달성 운영위원장 등 4명에 대한 갑질 피해 신고 조사 신청서가 접수되자 사과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해당 보고를 받은 나머지 3명 의원들도 불참 직원들에게 사과하겠다는 뜻을 내비쳐 지난 17일 ‘화해의 자리’가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 김 의장 등 갑질 가해자로 지목된 4명 모두 사과하면서 갑질 피해 신고는 화해 성사에 따라 종결 처리됐다.

일련의 사태에 대해 익명의 한 공직자는 “인사권자로부터 징계하겠다는 말을 들으면 어느 누가 무서워 하지 않을 수 있겠냐”며 “독립된 인사권을 악용해 직원들의 목에 줄을 채우려 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고 꼬집었다./안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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