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점기에 JX금속(옛 일본광업)의 광산에서 강제노역에 시달린 피해자들의 유족이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했다.

광주지법 민사8단독 김정철 부장판사는 25일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2명의 유족 2명이 JX금속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원고들은 옛 일본광업에서 강제노역을 한 가족 A·B씨를 각각 대신해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1945년 2월 30세의 나이에 일본 도치기현 기도사와 광산에 끌려가 6개월간 강제노역했다. 광복 후 겨우 고향으로 돌아왔으나 진폐증 등 후유증을 겪다 1980년 사망했다.

또 다른 피해자 B씨는 35세였던 1942년 강제동원 된 아바라키현 히타치 광산에서 10개월간 맨몸으로 광물을 날랐다. B씨는 일본인에게 맞아 허리를 다쳐 일할 수 없는 상황이 되고 나서야 강제 노역으로부터 해방됐으나 이후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다 1992년 세상을 떠났다.

JX금속 측 변호인은 재판에서 “대한민국 법원은 일본에서 일어난 일에 대한 국제재판관할권이 없다”며 “원고들의 손해배상채권은 과거 청구권 협정을 통해 이미 소멸했다”고 주장했다.

피해자 중 일부의 강제 동원 증거 자료와 일본식으로 바꾼 이름 및 생년월일이 달라 피해 당사자인지 불분명하다고도 했다.

원고 측 변호인과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은 불복 의사를 밝혔다.

한편 이번 소송은 2019년 5월 제기됐지만, 법원이 보낸 서류가 송달됐는지 확인해주지 않는 등 일본기업 측의 비협조적인 자세로 장기간 공전하다가 5년 만인 이날 1심 판결이 나왔다./안재영 기자

▶ 디지털 뉴스 콘텐츠 이용규칙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