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성노진(왼쪽)과 연출가 김미란

“현대사회와 아버지 사이의 속도가 어느 순간 급격히 차이 나는 걸 목격했어요. 이번 공연은 열심히 살아왔던, 그리고 최선을 다해 살고 있는, 앞으로도 잘 살아갈 모든 이들의 삶을 응원합니다.”

지난달 25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예술극장 로비에서 만난 김미란 연출가는 공연 ‘파인 다이닝’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파인 다이닝’은 고급 레스토랑의 코스요리를 뜻한다. 공연 제목에서도 드러나듯이 관객들에게 마치 잘 차려진 연극 한 상을 대접하고 싶다는 게 연출가의 바람이다.

김 연출가는 “‘식탁과 기억’이라는 주제를 처음 접했을 때, 30년 가까이 곁에서 지켜본 아버지 그리고 아버지가 만들던 돈가스가 자연스레 떠올랐다”며 “제 식탁은 아버지의 화려했던 시절과 씁쓸함, 삶과 기억들이 한데 어우러진 개념으로 치환된다. 이것들은 공연에서 중요한 소재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시범공연에 이어 본 공연에도 참여하는 아버지 역 배우 성노진 씨는 ‘한 가족’을 중심으로 펼쳐질 욕망과 화해에 대한 이야기가 관객들에게 많은 공감을 일으킬 것이라고 전했다.

성 씨는 “시범공연에선 아버지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됐다면, 이번에는 어머니와 딸의 서사가 함께 다뤄진다. 세 가족이 처한 상황과 갈등, 그리고 행복에 관한 이야기가 풍성하게 펼쳐질 예정”이라며 “관객들과 함께 소통하며 시간 가는 줄 모르는 매력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연출가는 “남성을 상징하는 아버지, 여성인 어머니와 딸의 노동과 삶이 어떻게 지속될 것인지 질문을 던지면서 관객들 스스로 ‘지금 나는 어디에 있는지’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며 “이 세상의 모든 노동이 존중 받았으면 좋겠고,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인지 각자 떠올려보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최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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