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캐치프레이즈로 출범한 지방시대위원회가 10일 출범 1주년을 맞는다. 우동기 지방시대위원장으로부터 그동안의 추진 성과와 향후 과제 등을 들어본다./편집자 주

▲윤석열 정부의 지방시대위원회가 출범 1년을 맞았다. 소감은?

-지방시대위원회 출범으로 어디서나 살기 좋은 대한민국 실현을 위한 구심점을 마련했다. 무엇보다 지방정부 주도의 지방시대 종합계획 및 시행계획 수립으로 중앙 권력의 지방 분권을 통한 권력의 기회 공정성, 그리고 수도권에 집중됐던 국토 공간 이용 공정성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앞으로도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열기 위해 혁신성장 기반 강화를 통해 지역의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 스스로 고유한 특성을 살릴 수 있도록 지원해 진정한 지역 주도 균형발전 시대를 열겠다.

▲지역소멸 문제의 원인은 무엇이고 어떻게 대처해야 한다고 보나?

-한국산업연구원(KIET)이 2022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총 228개 시·군·구 중 106개 지역이 지방소멸 위험지역, 59곳이 소멸 위기에 직면한 지역으로 나타났다. 행정안전부 역시 226개 기초지방정부 중 89개를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한 상태다.

산업화 이후 대학, R&D 기능, IT 및 벤처기업 등 지식·정보와 대기업의 수도권 집중 등 여러 요인으로 고임금 양질의 일자리가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지방 소멸위기가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반대로 수도권 인구 집중은 높은 부동산 가격과 물가 상승으로 이어졌으며 이로 인한 기초생활의 불안정성은 결혼 기피 현상, 저출생 문제 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

수도권 쏠림 현상과 지방소멸을 극복하기 위해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관계 재설정을 통한 분권형 국가 경영 시스템 구축, 지방 주도의 기회발전특구를 통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함께 지역 인재 양성과 정주를 위한 지방 중심의 교육개혁 정책이 필요하다.

▲지방 소멸과 저출산 문제를 풀어가기 위해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정책은?

-위원회는 현재 지방 경쟁력 제고를 위해 ‘4+3 초광역권’ 발전 시행 계획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4+3 초광역권’은 충청권, 광주·전남권, 대구·경북권, 부울경 등 4대 초광역권과 전북권, 강원권, 제주권 등 3대 특별자치권을 의미한다.

구체적으로는 진정한 지방시대를 열고 지방의 새로운 기회를 창출을 위한 4대 특구(기회발전, 교육발전, 도심융합, 문화)를 도입, ‘분권형·지방 주도형’ 특구로 기획·운영할 예정이다.

전남을 비롯해 전국 8개 시·도를 ‘기회발전특구’로 지정해 기업의 지방투자 활성화를 위한 세제 감면, 재정과 금융 지원, 규제 특례 뿐만 아니라, 근로자를 위한 주택 특별공급 등 정주여건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기존 특구 이상의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통해 청년층의 지방 이탈 방지와 인구 유입을 기대하고 있다.

교육발전특구는 지방정부, 교육청, 대학, 지역 기업·공공기관 등이 협력해 지역 공교육 혁신과 지역 인재 양성 및 정주를 종합 지원하는 체제다. 현재 1차 공모 결과, 31건을 시범지역으로 지정했으며 2차 공모 결과는 7월말 발표할 예정이다.

이 밖에 인구감소지역 부활 3종 세트와 생활인구 늘리기 정책 등도 역점 추진 중이다.

▲지방시대위원회의 ‘4+3 초광역권 발전계획’은 행정구역 개편을 예고한 것인가?

-윤석열 정부 균형발전 정책의 핵심은 지방이 주도하고 중앙이 지원하는 것이다.

그동안 수도권 비대화, 인구 감소 등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지방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초광역권 발전을 본격적으로 추진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따라서 지방시대위원회는 초광역 지자체간 협력 사업을 통한 지방경쟁력 제고를 위한 초석 마련을 위해 지난해 11월 지방분권균형발전법을 개정, 4+3 초광역권 발전 계획을 최초로 수립했다.

올해는 초광역권 발전 계획의 실행력 제고를 위해 지난 4월 초광역권 발전 시행 계획을 확정했고 이에 따른 초광역권 산업·문화·SOC 분야 협력 사업, 초광역권별 거버넌스 구축·확산, 초광역권 활성화 제도 개선 등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도 지방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방시대위원회는 기존 행정구역을 넘어선 초광역권 협력 사업의 원활한 추진과 초광역 협력 모델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최근 지방을 중심으로 의대 정원이 증원됐다. 우 위원장이 지역 경제 활성화 방안의 출발점으로 ‘지방 의대’를 꼽은 이유는 무엇인가?

-지방의 경우 전국 약 36%가 2천명 미만의 면 단위로 병·의원과 식당, 초·중·고 학교 감소로 필수 정주 여건이 취약한 것이 사실이다. 주민의 지역 정주를 위해서는 분만, 모성 보호, 건강권이 기본적으로 보장돼야 한다.

현재 정부는 모든 국민이 대한민국 어디서나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의대 정원 증원과 의료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의대 정원은 기존 40개 학교 3천58명에서 27년 만에 2천명이 증원된 5천58명으로 확대된다. 증원된 2천명 중 1천639명은 지방의대에 배정됐고 361명은 경기·인천 지역 의대에 배정됐다.

의료취약지 대부분이 지방에 있고 그동안 지방의대에 진학한 지역 인재들이 지방 의료 인력으로 정주하는 비율이 높다고 분석되고 있다. 결국 의료취약지 문제 해결, 지역완결형 필수 의료체계 구축을 위해 지방의대 중심으로 정원이 증원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교육발전특구를 통한 지역 인재 양성·정주 생태계의 구축을 위해 지방의대들이 지역 인재 선발을 법정 비율(20-40%)보다 높은 60-80%까지 자율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지방의대 정원 증원과 연계한 지역 인재 선발 확대는 필수 의료인력 확보와 학생·청년의 지역 내 양성·정주 생태계 형성에 기여해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 구현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한다.

▲중앙정부의 지역 예산 지원이 인구 수에 따라 달라진다. 인구 감소로 인구 수를 늘리기 어려운 상황인데 지원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할 필요도 있지 않나?

-예산도 지방분권형 국가로의 전환 방향에서 국민 생활의 중심에 있는 정책 영역별로 주어진 목표를 보다 효과·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중앙과 지방의 기능을 재설정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과거의 중앙집권적 행정·재정 체계가 대부분 그대로 남아 있다. 중앙은 지방을 중앙정부의 정책을 집행하는 기관으로, 지방은 중앙을 지역 사업 추진을 위한 자금 조달 창구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는 것이다.

중앙-지방 간 기능 조정,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균특회계) 확대를 통한 지자체 재정 확충, 또한 지방의 자율성을 제고하는 동시에 사업 성과에 대한 사후적 관리 강화할 수 있도록 재정 제도 개편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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