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영作 ‘향수’

청춘(靑春). 푸른 봄이라는 어원이 무색하게 ‘젊음’의 속성은 따뜻한 봄보다는 뜨거운 여름을 떠올리게 한다. 때로는 사소해 보이는 일에 모든 것을 걸어보고, 일상에서 벗어나 훌쩍 여행을 떠나기도 하는 시기. 수많은 도전과 좌절, 사랑과 우정, 다툼과 화해까지. 이 모든 경험이 쌓여 만들어지는 시기. ‘청춘’이 이번 전시의 주제다. 무더운 여름, 청춘들의 가슴 뛰는 꿈들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가 마련됐다. 다음달 26일까지 광주신세계갤러리에서 진행되는 여름기획전 ‘여름의 청춘, 청춘의 여름’이다.

이번 전시는 ‘나에게 청춘이란’ 질문에 대한 6명 작가들의 답을 회화, 영상 등 총 47점 작품으로 선보이다.

작가들은 전시를 위해 제작한 신작을 비롯해 여름의 청춘이자 청춘의 여름을 담은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김은영 작가의 그림은 끊임없이 타인들에게 섞여 들고자 했지만, 그럴수록 밀려나고 겉돌았던 개인의 서사로 이뤄져 있다. 어딘가로 돌아가고 싶었지만, 어디로 돌아갈지 모르고 방황하고 서성이던 이들에게 작은 위로를 전한다.

그가 생각하는 청춘이란 한 가지가 아닌 여러 색을 띤 ‘컬러풀’이다.

싸비노作 ‘창가’

만화·애니메이션을 전공한 정승준 작가는 일러스트레이터 ‘싸비노’로 활동 중이다. 네이버, 쉐이크쉑, 쏘카, GMC, 한국전력, 한국에너지기술원, 서울디자인재단 등 다양한 기업, 단체와 협업을 통해 창작영역을 확장해 온 그는 여행과 일상에서 만나는 풍경 속 낯익은 대상에 새로운 색을 입혀 새로운 영감의 원천을 만들어낸다. 그에게 청춘이란 ‘모든 것이 어렵고 서툴고 두렵지만, 그럼에도 가장 빛나는 시기’다.

오타作 ‘Breath’

오타 작가에게 청춘이란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상태이자 늘 불안과 설렘이 교차하는 양면성을 지닌 시기다.

그의 캔버스에 담긴 다채로운 색은 청춘의 찬란하지만 불안한 모습을 나타낸다. 어둠 속에서 밝은 색을 찾아내며 고단한 삶 속에서도 언제나 희망을 잃지 않으려는 의지를 표현한다.

‘생활과 미술’을 주제로 다양한 매체의 그리기를 시도하는 이우성 작가는 삶의 주변에 자리했을 대상을 발견하는 데서부터 그림을 시작한다. 자신의 사적인 순간이 그림을 통해 다른 누군가에게 닿기를 기대한다. 그에게 있어 청춘은 ‘지금, 사랑하는 마음, 멋진 일이 있다고 믿는 것, 휴가를 위한 비행기 티켓을 사는 순간’이다.

사회 전반에 걸쳐 디지털화되는 개인의 사회관계 변화를 작업 주제로 삼는 정고요나 작가는 사회적 네트워크에 자신을 노출하며 온라인상에서 관계 맺는 현대인들의 소통방식을 회화를 통해 담아낸다.

그는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등 나를 알아가고 정체성을 찾아가는 시간을 ‘청춘’이라 정의한다.

함주해 작가는 ‘선잠에 꾼 꿈처럼 선명하면서 피곤한 날들, 다시 잠에 빠지고 싶게 만들다가 결국 일어나게 만드는 하품 같은 시간’을 청춘이라 이야기한다.

그는 자신의 작업을 ‘아름답고도 지루한 날들을 그린다’고 설명한다. 작가는 다수의 출판물에 그림으로 참여하며 미술·영화·문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창작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백지홍 광주신세계갤러리 큐레이터는 “다가올 청춘의 여름을 기다리는, 지난 여름을 추억하는, 그리고 지금이 여름임을 미처 깨닫지도 못할 정도로 뜨거운 청춘을 보내고 있을 모든 이들을 이번 전시에 초대한다”고 밝혔다./최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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